간염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고 있는 질병중 하나다.

간염바이러스의 발견으로 지난 76년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후 89년에는
B형간염백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전염성 질환연구의 세계적인 대가
B S 블럼버그박사 (71.펜실베니아대학 교수)가 지난 12일 방한했다.

건국대 개교 50주년 기념 초청 심포지엄에 참가한 블럼버그 박사는
"생명과학의 최근 연구동향과 21세기 방향예측"이라는 제목으로 14일
1,000여명의 학계 종사자와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건국대 학생회관에서
강연회를 개최했다.

-현재까지는 간염예방백신만 발명된 상태인데 치료제개발은 언제쯤
가능한지.

"현재는 인터페론을 이용한 치료만 이루어지고 있지만 보다 효과적인
치료제로 현재 임상실험중인 라미비딘이 6개월~1년사이에 곧 보급될
것이다.

라미비딘은 인터페론보다 부작용이 적고 간염바이러스증식 억제효과가
뛰어나다"

-한국이 미국에 비해 간염보균율이 높은 이유는.

"예방백신 프로그램의 차이다.

미국의 경우 주마다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 예방접종이 의무화 돼있다.

만약 어린이에게 예방주사를 맞히지 않아 간염에 걸릴 경우 부모가
법적소송에 걸릴 수도 있다.

일본의 경우 예방백신을 통해 감염률이 10배이상 낮아졌다.

간염이 한국에서는 AIDS보다 더 무서운 질병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직까지 유일한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지금은 여러번에 걸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단 한번의 접종으로 영구적으로 간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곧 생길
것이다"

-현재 진행중인 게놈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 달라.

"질병유발에 관여하는 유전인자에 대한 정보와 이들 유전인자들이
인체에서 병을 일으킬때 이들을 무력화시키는 유전인자에 대한 생물학적
정보들을 데이터 베이스화해 인간이 앞으로 걸릴 수 있는 질병을 예측해
병에 걸리지 않도록 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질병관리의 획기적인 길이
곧 열리게 될 것이다.

게놈프로젝트는 2003년쯤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60~70% 진척된 상태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