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기술지도사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이 영세한 중소기업에 대해
경영전반에 걸쳐 무료로 진단.지도를 해줌으로써 자생력을 키워주고
있어 화제가 되고있다.

국내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유일한 봉사단체인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회장 박양호)부설 한국경영기술지도연구소 자원봉사단(단장 연제은)이
바로 그 주인공.

이단체는 지난 94년 1천2백여명의 각종 지도사들로 조직됐다.

이단체의 큰 장점은 정관용 전 총무처장관 김덕영 전 충북도지사
함기창 전 한일은행 연수원장 등 조직경영과 현장경험이 풍부한
고급전문인력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것.

이 봉사단은 최근 단원중에서도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만을 뽑아
"원로전문가봉사클럽"을 별도로 마련했다.

영세중소기업이 원로전문가들을 고문으로 모셔 개인주치의 처럼 옆에
두고 활용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연단장은 "경영.기술지도사란 바로 비즈니스 닥터"라며 "기업이 병이
나기전에 진단하고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즉시 처방을 내린다"고 봉사단의
활동을 설명했다.

자문요청이 있으면 재무.회계.기술 등 각 방면의 지도사들로 팀을 구성,
현장에 직접 가서 활동을 벌인다는 것.

그동안 유료로 지도를 받을 수 없을만큼 영세한 1백50개 중소기업들에
경영.기술에 대한 진단지도를 실시,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도록 한 실적을
거두었다.

직원들간의 불협화음으로 골치를 앓던 성남의 모제조회사는 최근
봉사단의 도움으로 활기찬 생산분위기를 되찾았다.

봉사단원들은 우선 이회사의 문제점을 찾아내기 위해 현장활동을
벌였다.

봉사단원들이 이회사의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회사직원들
끼리 뼈있는 농담을 하는것이 귀에 들어왔다.

"모차르트가 안 보이는데 어디 갔어" 모차르트란 목을 자를수 없는
직원을 지칭하는 말.

부사장이 인맥으로 데려와 무능하지만 어쩔수 없다는 비아냥거리는
말투였다.

봉사단은 이 한사람으로 인해 직원들간의 화합이 저해돼 회사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장한테 이 사실을 전했다.

봉사단의 조언은 그대로 받아들여졌고 작업장은 전처럼 근로자들의
단합된 분위기속에서 활기를 찾을수 있었다.

또 자문자의 답답한 사정을 들어주는 상담을 하는 가운데서 해결책이
모색되기도 한다.

지난 3월초 조그마한 건설회사의 강모사장이 봉사단 사무실을 직접
찾았다.

강원도에 콘도를 건설했는데 분양이 제대로 안돼 가슴이 답답해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연단장은 "남자보다는 여자를 고객으로 마케팅을 해야한다.

현장에서 콘도의 장점을 설명하고 할인방법등을 설명하는 이벤트행사를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이같은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던 강사장은 연단장의 처방을
받은후 그대로 실행, 상당량을 분양하는 성과를 올렸다.

정낙연 사무국장은 상담문의중 자금지원에 대한 것이 가장 많으며
의외로 좋은 대출조건이 있는것을 잘 모르는 중소기업사장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자금대출은 전은행지점장 출신 단원들이 맡고있는데 신이 나서
밤 늦도록 상담에 응하고 있다.

정사무국장은 이들이 현직에 있을때보다 더 열심히 상담에 응하고
있다고 웃었다.

< 정용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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