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감사보고서를 믿고 거래한 금융기관이 손해를 입었을 경우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내부감사인도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 (주심 박만호 대법관)는 19일 LG신용카드가 (주)흥양의
감사였던 김석동씨 (부천시 남구 괴안동)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김씨는 LG카드측에 1억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LG카드는 (주)흥양의 내부감사인 김씨의 허위
감사보고서를 믿고 흥양에 법인카드 한도액을 증액해주고 지급보증까지
섰으나 흥양의 부도로 채권을 변제받을 수 없게 됐다"며 "이런 손해는
김씨의 허위보고서 작성행위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흥양에 대한 법정관리 개시로 LG카드의 구상금 채권이
분할변제되는 정리담보권으로 분류된 점은 인정된다"며 "그러나 김씨에
대한 LG카드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흥양에 대한 상환채권과는 별개의 것"
이라고 덧붙였다.

LG신용카드는 91년 3월 부채 1백31억여원을 기재하지 않아 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처럼 허위로 작성된 (주)흥양의 90년도 대차대조표와
감사보고서를 믿고서 거래를 해오다가 부도로 15억여원의 손해를 입자
흥양에 대한 상환채권 청구와는 별도로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김씨에게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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