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조사자의 동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임의동행은 불법인 만큼 배상해야 한다
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김재진부장판사)는 19일 경기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수사기관에 임의동행된 김종경씨등 일가족 5명이 국가를 상
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가는 김씨등에게 3천8백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수사기관이 피조사자의 동의를 얻은 상태에서 행하는 임의동행을 정당한 관
행으로 여기고 남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번 판결은 "임의동행은 근거 법
규정이 없는 불법행위"임을 인정한 것으로 수사기관의 관행에 제동을 건 것
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경기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자
신의 동의아래 수사기관에 연행돼 조사를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그러나
임의동행은 관련 법규정이 없는 수사기관의 자의적 관행인 만큼 "48시간내에
김씨를 석방했으므로 정당하다"는 수사기관의 주장은 받아들일수 없는데다
수사과정중 김씨가 유치장에 구금되는등 강압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밝혔다.

< 이심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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