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신시가지 한복판에 위치한 "금싸라기땅"은 과연 어느 기업의
손에 넘어갈 것인가.

서울시가 17일 이 지역 50개 필지 3만2천여평의 체비지에 대해 예정가격을
확정하고 오는 30일 서울시청에서 공개경쟁입찰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관련업계의 눈길이 이곳으로 쏠리고 있다.

입찰대상은 일반상업용지 45필지 3만7백42평과 은행용지 2필지 4백77평,
유치원용지 2필지 5백21평, 근린생활시설용지 3백74평이며 평당 예정가격은
평균 8백53만원으로 1천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가운데 유난히 관심을 끄는 곳은 나산그룹이 백화점과 호텔을 짓기
위해 지난해 1천5백50억원에 사들였다가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서울시에
1백55억원의 위약금을 물고 포기해야 했던 제14필지와 제15필지.

서울방송국과 기독교방송국에 인접한 이 곳은 목동 신시가지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어 기업들이 남모르게 군침을 들여왔던 땅이다.

특히 제14필지는 길건너편에 2천1백대 규모의 복개주차장이 있어 백화점
용지로 적합하다는 평을 받는다.

양천구 목동 916번지에 위치한 제14필지(2만4천3백여평방m)의 예정가격은
7백만원(평당 9백49만원)이며 호텔용지인 목동 922의 제15필지(1만3천
6백여평방m) 예정가는 3백82만원(평당 9백27만원)이다.

입찰공고일을 하루 앞둔 17일 현재 백화점용지에 대해서는 H그룹과
N백화점, D건설 등이 관심을 표명,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호텔용지에 대해서도 이미 한 기업이 적극적인 매입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서울시측이 "영문이니셜도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해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

제15필지에 이어 두번째로 넓은 목동 919-7번지의 제47필지 1만9천여
평방m도 관심지역이다.

도매센터를 짓도록 되어 있는 이 지역은 지난해 중반께 열린 제8차
입찰에서는 "예가가 너무 높다"는 평을 받아 한 업체도 응찰하지 않았던
곳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미 서너개 중소기업들이 입찰참여의사를 내비쳤다.

예정가격은 4백88만원(평당 8백39만원)이다.

매각대상 50필지 가운데 예가가 가장 높은 곳은 주상복합건물을 지을수
있는 제44필지(신정동 324-7)와 제45필지(신정동 324-8).

넓이가 똑같이 2천6백70평방m인 이 두 필지는 평당 예가가 1천1백44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서울시관계자는 "서울에서 평당 1천만원을 약간 웃도는 땅값에
이렇다할 높이제한을 받지 않고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수 있는 곳이
몇군데나 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낙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유치원용지 2개 필지도 낙찰이 확실시되고 있다.

제49필지(신정동 311-3)와 제50필지(신정동 328-3)가 바로 그곳이다.

현재 이곳에 대해서는 강력히 매수의사를 밝힌 원매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각대상인 50개 필지 가운데 예정가격이 가장 싼
필지가 유치원용지(평당 300백만-3백22만원)"라면서 "목동 신시가지에
유치원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업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번 입찰에서는 예정가격 이상의 최고금액 입찰자가 낙찰자가 되며
입찰종료와 동시에 공개개찰돼 현장에서 낙찰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입찰전일까지 입찰금액의 10% 이상을 보증금으로
예치해야 한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