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시판되는 합성세제의 생분해율이 낮아 하천수질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민간 환경연구단체인 "환경과 공해연구회" (회장 김상종
서울대 미생물학과 교수)가 시판 합성세제 6종을 대상으로 한강물에서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 결과 드러났다.

이 연구회가 작년 8월부터 올 2월까지 LG화학의 한스푼그린과 수퍼타이,
애경산업의 스파크와 팍스, 제일제당의 비트, 태평양의 쾌백등 6개 세제를
5PPM의 농도로 한강물에 계절별로 풀어놓고 녹아 없어지는 생분해율을
조사한 결과 수온이 섭씨 5도인 겨울에는 5일이 되도 모든 제품이
10~20% 가량의 낮은 분해율을 보이는데 그쳤다.

이같은 수치는 생분해율이 1백%에 가깝다는 제조업체들의 선전과
상이한 것으로 하천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서울의 가정에서 배출된 세탁하수가 한강하류에 도달하는 데
1~2일밖에 걸리지 않는 등 하천이 그리 길지 않아 분해되지 않은
합성세제가 강물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수온이 높은 봄과 가을에는 5일째 분해율이 90% 이상인 한스푼그린을
제외하고는 <>비트 10%대 <>팍스, 쾌백 20% <>수퍼타이, 스파크 30%대로
여전히 낮았다.

다만 수온 25도인 여름에는 6개 제품이 모두 90% 이상의 분해율을
나타냈다.

한편 한국공업규격에 따른 생분해도 시험방식에 따르면 이들 제품이
모두 5일째가 되면 전량 분해되고 있어 시험방식의 적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공업규격은 30PPM농도의 세제를 1주일간 하수처리장에서 채취한
미생물 덩어리인 활성오니에 투여해 1주일간 분해율이 90%에 달하면
합격시키고 있다.

그러나 연구회측은 미생물 덩어리인 활성오니를 사용한 분해율 조사는
그 수치가 높을수 밖에 없으며 미생물 밀도가 활성오니의 1천분의 1수준
밖에 되지 않는 강물에서는 분해율이 낮아진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김교수는 특히 활성오니를 분해미생물원으로 사용하는 현행 시험규격은
세탁하수가 모두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되는 것을 전제로 하나 우리의
하수처리율이 5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실정에 맞지 않는 시험법이라고
지적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