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종찬 서울지검 3차장검사)는
10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 운용에 깊이 개입한 안현태
전 청와대 경호실장(58)과 성용욱 전 국세청장(59)을 특가법상
뇌물수수 및 방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성전국세청장과 함께 87년 대선자금을 모으기로 하고
성씨에게 기업체로부터 받은 뇌물을 전씨에게 전달한 안무혁 전 안기부장을
뇌물수수 공범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전경호실장은 지난 86년9월~87년10월 사이에 미원그룹
등 8개 기업체대표들에게 대통령 면담을 주선해 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해 모두 2백80억원을 받아 이를 전씨에게 건네준 혐의다.

안전경호실장을 통해 전씨에게 뇌물을 전달한 기업체는 70억원을
제공한 미원그룹을 비롯, 대농 진흥 한화 쌍용 동아 금호 대림 등 8개
업체로 이들의 뇌물액수는 10억~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경호실장은 또 86년 미원그룹 임창욱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선처를 위해 대통령을 만나게 해주는 대가로 사례금 5천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있다.

성전국세청장은 87년10월께 롯데그룹 신격호회장에게 "탈세혐의로
롯데그룹을 내사하고 있다"며 금품을 요구해 50억원을 받는등 세무조사
선처명목으로 13개 기업체 대표들로부터 모두 1백14억5천만원을 조성,
안전안기부장을 통해 전씨에게 대선자금으로 상납한 혐의다.

성씨를 통해 전씨에게 금품을 상납한 기업체에는 롯데그룹외에도
한일시멘트 동아제약 (주)삼천리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관계자는 "성씨의 경우 개인적으로 뇌물을 착복한 혐의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국세청장이라는 직위를 보전하기 위해 중견기업들로부터 계획적
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전씨에게 상납하는등 죄질이 나빠 구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 윤성민.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