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종찬 서울지검 3차장검사)는
8일 이 사건의 반란 및 내란혐의를 규명하는 핵심적인 열쇠를 쥔 최규하
전대통령에 대해 이날 정식으로 첫 소환장을 전달했다.

지난 93년 12.12사건및 5.18사건 수사가 착수된 이래 참고인인 최씨에게
정식 소환장이 전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이날 낮12시30분께 수사본부 이정모 수사관 등 2명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최씨의 자택에 보내 김상희 주임검사 명의로 ''9일 오후 3시까지
서울지검 청사에 출두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소환장을 최흥순 비서관에게
전달했다.

검찰은 또 소환장을 통해 9일 오후3시까지 검찰출석을 요구하고 여의치
않으면 11일 오전10시까지 출두해 달라고 통보했다.

최비서관은 "오전11시30분께 이종찬 특별수사본부장으로부터 ''정식으로
소환장을 전달할테니 협조해 달라''는 전화연락을 받았다"며 "대통령이 허리
와 무릎등의 통증이 심해 병석에 누워 있는데 일단 소환장은 전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전화연락 등 구두 통보형식을 취해 왔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어 정식으로 법절차를 밟아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아래 소환을
서면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참고인인 최씨에 대한 강제구인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며 "만일 최씨가 월요일까지도 자진출두하지 않으면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방문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12.12사건을 기획.실행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허화평,
허삼수의원 및 권정달, 이학봉 전의원등 일명 "보안사 4인방"과 장세동
전안기부장등 5공 핵심세력들을 금명간 소환키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접촉중이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12.12당시 "경복궁 모임"에 참가했던 12명의 핵심 주모자 중
한사람인 차규헌 당시 수도군단장(전교통부장관)과 김진영 수경사 33경비
단장(전육참총장)을 소환.조사하는 한편 노태우 9사단장의 지시를 받아
병력을 무단 출동시켜 중앙청을 점령한 구창회 9사단 참모장(전3군사령관)
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이날 또 헌병대 병력을 이끌고 수경사령관실에 진입, 하소곤 육본 참모
부장에게 총상을 입히고 육군 주요 지휘관을 연행한 신윤희 헌병단 부단장
과 진압군 측의 이건영 당시 3군사령관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한편 검찰은 전두환 전대통령이 재임기간중 조성한 비자금의 규모와
경위등을 파악키 위해 지난주부터 대기업 총수 및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이와관련, "전씨에게 성금을 건낸 기업총수에 대한
조사를 이미 시작했다"며 "검찰청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