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의 반란 및 내란혐의를 규명하는데 열쇠를 쥔 최규하전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직접조사가 난항을 겪고있다.

지난 3일 전두환전대통령을 반란수괴등 6개혐의로 구속한 이후 12.12및
5.18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종찬서울지검3차장검사)는 여러 경로를 통해
최전대통령의 "역사적 진술"을 요청했지만 여지없이 거부당했다.

최전대통령이 자발적으로 12.12및 5.18사건 당시 정황을 진술해주면
검찰의 수사가 수월해질텐데 최전대통령이 요지부동으로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검찰은 속이 탈 정도다.

지난 5일간 거듭된 협조요청에도 아무런 성과가 없자 8일 오후 검찰의
태도는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듯 강경쪽으로 틀어졌다.

최씨측에 정식소환장을발부키로 한 것이다.

검찰은 최씨가 계속 출석요구에 불응할 경우 법원에 공판전 증인신문을
신청, 강제구인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역사적 사건을 둘러싼 검찰과 최씨측의 이같은 핑퐁대응을 보는 국민은
짜증스럽다.

그러면서도 질책은 확실하게 최씨측을 겨냥하고 있다.

12.12사건의 한복판에 있었던 당시 대통령으로서 검찰의 거듭된 출두요청
에 꼼짝도 않고 있는 최전대통령의 태도에 대한 반응은 "답답하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12.12와 5.18에 대한 진술을 못하게 하는 정치적 외압도 없는
상황에서 최씨가 사법기관의 조사에 불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는 아마도 대통령에서 쫓겨난 수치스러운 전직대통령이 이제와서 무슨
할말이 있겠느냐말로, 혹은 시끄러운 사건을 이제와서 다시얘기하면
뭘하느냐는 말로 자위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자위행위외에아무 것도 아니다.

이런 와중에서 시중엔 최씨가 검찰조사를 한사코 불응하는 것은 최씨가
대통령직에서 쫓겨난 이후 전씨로부터 거액의 "위로자금"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해괴한 소문도 나돌고 있다.

여론은 이번 기회에 실체적 진실을 가려 사건을 종결지어야한다는 데
모아져있다.

여기에는 최씨의 속시원한 진술이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전씨를 구속했으면서도 온국민이 찜찜해하는 것도 직접적인 피해자인
최씨의 생생한 진술이 없기때문이다.

이제 입을 열때가 아닙니까하는 질문을 최전대통령에게 던져본다.

< 고기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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