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대통령이 2일 오전 검찰의 소환에 불응한다는 성명을
발표하자 검찰은 긴급수뇌부회의 공안팀 실무진회의를 잇달아 열면서
하루종일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 전씨의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수사관을 경남
합천에 급파, 전광석화 같은 전씨 신병을 확보작전을 펼쳤다.

<>.검찰은 2일 밤11시20분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3개조
9명의 검찰수사관으로 구성된 체포전담조를 구성해 합천으로 급파.

검찰수사관들은 검정색 일색의 캐피탈 르망 프린스 승용차에 나눠
타고 2대의 경찰순찰차 호위를 받으며 3일 0시20분 서울지검을 출발.

합천에서 있을지도 모르는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서인지 이들 검찰수사관
들은 약간의 긴장감을 표시.

<>.최환 서울지검장은 이종찬 특별수사본부장의 브리핑이 끝난뒤
이례적으로 기자실로 내려와 "전씨가 2일 오후3시 검찰에 출두했다면
조사를 마치고 귀가, 특별법이 통과된 직후 사법처리를 받는 최선의
선택이 됐을 것"이라며 자의적 해석.

최지검장은 또 전씨가 김영삼대통령의 성향을 좌익이라고 매도한데
대해 "김대통령의 경우 모친이 북에서 남파된 공비들에 의해 살해됐다"며
"김대통령이 좌익이라는 매도는 옳지 않다"고 애써 항변하는등 이날
오전 전씨의 성명서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눈치.

<>.이날밤 11시20분께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지법 형사
항소3부 신흥철판사(31)는 "당직 판사로서 영장처리 기준에 따라 영장을
발부했다"며 "수사자료를 충분히 검토한 결과 영장에 첨부된 반란수괴등
6개 혐의가 충분히 인정됐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

법원은 이날 신판사가 기록을 검토하는 순간부터 발부때까지 철저히
보도진들의 접근을 막는등 매우 예민한 반응.

법원은 또 신판사가 영장 발부후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가질 것에 대비해
답변까지 코치하는등 신판사의 일거수 일투족에 간섭, 신판사가
신경질적인 반응.

<>.특별수사본부 주임검사인 서울지검 김상희형사3부장은 이날 오후
5시께 기자실에 전화를 걸어와 "10분뒤 전두환 전대통령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짧게 통보.

김부장은 "정확하게 오후 5시10분 전씨에 대한 사전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고만 한뒤 더이상의 질문을 받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검찰은 오후 6시7분께 서울지법 당직실에 전두환씨의 사전 구속영장을
접수.

검찰은 전씨의 혐의내용을 요약한 10쪽 분량의 구속영장부본과 함께
노란색과 파란색, 초록색, 남색, 흰색 등 5개 보자기에 싼 각각 약
30cm 높이의 수사기록을 첨부.

<>.전씨의 구금장소가 통상 미결수가 수감되는 서울구치소가 아닌
안양교도소로 정해져 눈길.

검찰 주변에서는 노태우씨가 지난달 16일 구속수감된 이후 16일만에
또다시 전직대통령인 전씨를 같은 장소에 구금할 경우 경호상의 문제가
있고 더구나 노씨와 전씨가 한지붕아래 있는 것은 아무래도 모양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한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

전두환 전대통령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2일 전씨가 구금될
안양교도소는 미결수 사동중 독거실을 선정하는등 전씨의 수감에 대비.

안양교도소는 2일 33년 교도소 역사 이래 최고의 거물급 인사인 전씨가
수감될 것에 대비, 우선 급수상태등 소내 시설을 긴급 점검.

교도소측은 "감방은 1평에서 4평까지 다양하나 방의 크기가 정확한
등급으로 나눠지지는 않는다"고 밝히고 "전씨의 경우 3평 가량의 독거실이
준비됐다"고 설명.

안양교도소는 서울구치소와 달리 난방시설이 전혀 돼있지 않아 체온으로
실내 온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매트리스외에 수감자가 요청할 경우 담요와
이불이 3장까지 지급되고 노인이나 환자 등의 특별한 경우 보온물통이
지급된다.

< 윤성민.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