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서울시장은 27일 오후 호주 시드니대학의 허만블랙( Herman Bl
ack )경 강연회에서 "아시아의 민주주의 전통"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시드니대학이 지난 91년부터 개최해오고 있는 허만블랙경 강연회는
그동안 게릿 에번스 호주 외무장관,미국의 저명한 일본학자 찰머 존슨
등 세계적인 저명인사들이 초청연사로 참석했으며 동양인으로는 조시장
이 처음이다.

다음은 조시장의 강연문 요지. 아시아 국가들의 권위주의적인 정치및
행정체제에 의해 추진돼온 현대화가 각국 국내 정치,경제적 욕구의 변
화와 국제환경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 대한 무력 점령에 대해 전쟁이 끝난 후 가끔
그들의 잘못된 행동에 유감을 표명했으나 각료들은 차례로 이에 반대
되는 발언을 거의 정기적으로 함으로써 마치 "사과"는 본심이 아니라
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전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 아직도 아시아에 대한 잘못된 견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역사에 대한 솔직함,명확함,공평함을 중
시하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일본에서는 요원하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한국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에도 권위주의 시대의 법규와 규제및
행정관행은 그대로 남아있으며 지방정부의 권한과 자율성은 제한받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뿌리내리려면 지방정부를 통제하는 법률과 규정을 정비
해야 한다.

한국은 현재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에 휘말려 있으나 이를 계
기로 정당들이 완전한 자기 정화를 해야한다.

또한 학자,법조인,언론인,금융인등 각계 지도층이 자유,공평및 정의의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민주주의 전통을 확립하는데 성공할 것이다.

< 송진흡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