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안강민 검사장)는
27일 노씨에게 1백억원의 뇌물을 건넨 한보그룹 정태수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노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업인 총수가 기소되기는 검찰이 비자금
사건 수사에 착수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정회장이 1백억원의 뇌물을 공여하고 이번에 불구속 기소됨으로써
뇌물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대기업 총수 대다수가 불구속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회장만 별도로 기소하게 된 것은 내일(28일)로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때문이다"며 "수사결과를 발표하기전 시효가 만료되는 기업인
은 별도로 기소할 방침이다"고 밝혀 기업인에 대한 사법처리가 잇따를 것
임을 시사했다.

검찰은 "정회장이 노씨에게 뇌물로 공여한 금액은 총 1백50억원이다"며
"이중 50억원은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해 1백억원만 뇌물공여혐의로 기소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정회장이 수서택지분양특혜과 관련 지난 90년 11월28일 자신
의 계좌에서 1백억원을 인출해 4~5일뒤 노씨에게 건넸다는 사실을 계좌추
적을 통해 밝혀내고,서울구치소에 있는 노씨를 방문해 수뢰사실을 시인받
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그러나 정회장이 지난 89년부터 90년 여름까지 10억,10억,30억
원씩 3차례에 걸쳐 노씨에게 전달한 50억원은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해 이
를 뇌물액수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검찰이 현재까지 밝혀낸 노씨의 뇌물액수는 2천5백8억원으로 늘
어났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