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거의 모든 정당이 당내 의사결정위원회에서 여성수가
3분의1 이상 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젊은여성을 대상으로 한 정치연수프로그램을 마련, 정치감각과
기법을 익히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죠"

최근 한국여성개발원에서 열린 "정당의 여성정치참여 지원정책"
국제세미나에 참석한 영국 자유민주당 국제문제담당관 키셔 칸씨(40)는
영국 등 유럽국가에서는 여성정치인들이 매우 좋은 평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남성보다 공정하고 부패스캔들에 연루되는 예가 적기 때문이라는 것.

"대처수상이 강력한 역할수행의 예를 보인 것이 큰 도움이 됐으며,
최근 노동당에서는 할당제를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국 대도시의회(우리의 광역의회)의원의 33%가 여성이며,
여성당직자 수가 많은 당이 유권자의 지지를 더 얻고 있다"고 밝혔다.

"개별국가보다 EU(유럽연합)에서 여성의 참여도가 높아요.

국가보다 실질적 권력이 작다는 이유로 남성들이 소홀히한 틈을
여성들이 잘 파고든 경우죠"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나 국제기구에서보다 중앙정부에서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 영국 여성정치인들의 현주소이며, 이를 극복하는
것이 최대과제라고 털어놓았다.

한편 그는 "여성 정치참여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법개정보다 경제력"
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