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노태우전대통령의 구속수감은 국민들의 가슴속에 지우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대통령이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됐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엄청난 수치심과 자괴감을 느껴야만했다.

국민들은 한결같이 노전대통령구속이 지극히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부정축재가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바램을 나타냈다.

국민들은 노전대통령외에도 친인척과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사법처리가 필요함을 역설하는 한편 대선자금등 노전대통령과 정치권에
얽힌 비리도 철저하게 파헤칠 것을 요구했다.

기업인과 회사원들은 이번 일로 인한 국가적 위신의 추락을 가장 걱정
했으며 학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에게 "대통령 할아버지"의 구속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을 거듭해야 했던 하루였다.

<>백창은씨(40.변호사)=이같은 일이 결코 일과성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검은 돈의 정치권 유입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완전한 독립성을 가질수 있는 검찰의 탄생을
기대한다.

불행은 이번으로 끝나야하며 이를 국민 특히 정치권과 검찰이 거듭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희망이다.

<>최효순씨(39.은행원.서울 노원구 상계동)=전직대통령이 수천억원의
뇌물을 받고 구속된 사태를 보니 나라가 망신스럽고 한편 허탈한 심정이다.

노씨의 구속에 그치지 말고 진상을 샅샅이 밝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야야 할 것이다.

<>이영순씨(61.요식업.서울 종로구 도렴동)=노씨 구속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부정축재가 재발되지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해야한다.

그래서 노씨와 같은 불행한 전직대통령이 나오지않도록해야하며 정치인도
부정한 돈으로 정치를 하는 악습을 뿌리 뽑아야 한다.

<>우호정(30.회계사)=노씨의 비리는 용서할수 없는 죄악이다.

법이 허용하는 최고형으로 응징해야 국민들의 분노한 감정을 달랠수
있으며 향후 노씨와 같은 권력형 비리의 재발을 막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검찰과법원은 이러한 국민감정을 새겨 사정기관의 준엄함을 보여야 할
것이다.

<>양명자(25.주부.서울 강동구 천호동)=국민에게 모범을 보여야할 전직
대통령이 비리로 구속됐다는 것은 후진국에서나 볼수 있는 수치스런
사건이다.

노씨의 경우 수천억원의 불법비자금을 조성,사채놀이와 부동산투기를
일삼으면서도 "보통사람"을 자처해 국민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더욱 크다.

검찰은 이 기회에 정치자금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벌여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을 풀어주기 바란다.

<>김덕수씨(47.동부화재 인천보상센터 지점장)=노전대통령의 구속으로
앞으로 대통령이란 자리가 국민에게 주는 의미가 상당히 격하될 것으로
본다.

이제 초법적인 존재는 이땅에 없다는 뜻이다.

특히 거물급들의 경우 수감된 후 적당한 시기를 보아 건강상태등을 이유로
병원에서 호화스럽게 수감생활을 보내는 불미스런 일을 여러차례 보았는데
사안이 사안인 만큼 법의 심판을 흐지부지하는 사례가 이번엔 없기를
바란다.

<>안희정씨(32.지방자치실무연구소 연구원)=대한민국은 법치국가로서
전직 대통령이라도 통치기간중 범법을 저지르면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는다는 역사적 사실을 극명히 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또 현정부는 물론 야당지도자들이 노씨로부터 대선자금등의 명목으로
얼마를 주고받았는지 여부를 백일하에 공개, 정치권력의 구조적인 부패를
일소하는 계기를 삼아야겠다.


<>최영재씨(26.고려대국문과4년)=노씨 구속에 그칠 것이 아니라 주변
친인척들에 대한 재산은닉등 부정축재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법집행이 뒤따라야 한다.

노씨의 구속으로 비자금문제가 정치적 흥정에 의해 은폐되거나 축소돼서는
안되며 이를 계기로 정치권의 비리와 부정 부패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 사회부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