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안강민 검사장)는
14일 노전대통령의 스위스은행 비밀계좌 보유의혹과 관련, 지난 89년
유럽순방 당시 노전대통령을 수행한 이태진전청와대경호실경리과장(49)을
이날 오후 3차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이씨가 단순 경리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노전대통령을
수행한 점을 중시, 정확한 수행경위와 체류일정등을 중점 조사했다.

검찰은 특히 노전대통령이 89년 말 유럽 공식순방중 같은 해 11월24일부터
3박4일간 스위스를 비공식 방문했을 때 비밀계좌를 개설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씨를 상대로 이 기간동안의 일정에 대해 집중추궁했다.

검찰은 또 노전대통령의 딸 소영씨부부가 연루된 "미화 19만2천달러
미국내 밀반입 사건"의 발생 시점이(90년1월)이 노전대통령이 귀국길에
미국 시애틀에서 딸 부부를 만난 직후라는 점에 주목, 이 돈이 스위스은행
에서 세탁된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일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함께 노전대통령이 차세대전투기 기종을 F18에서 F16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김종휘전청와대외교안보수석을 통해 수억달러의
커미션을 받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과 관련, 관련계좌 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차세대전투기사업외에도 노전대통령이 김전수석에게 대외 로비를
맡게해 또다른 외국무기도입 과정에서 거액의 커미션을 챙겨 해외은행에
예치.관리해 왔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검찰은 노전대통령의 은닉 부동산과 관련, 상업은행등 8개 시중은행
16개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노전대통령의 동생 재우씨부자가
소유하고 있는 서울 반포동 동호빌딩과 경기도 용인군 미락냉장(주)의
부지매입및 건물신축 대금중 1백25억여원이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써 부동산 매입에 유입된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액수는 서울센터빌딩
및 동남타워빌딩 3백70억원을 포함, 모두 5백억여원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한편 선경그룹이 석유개발공사가 발주한 석유비축기지 건설공사를
수주한 뒤 협력업체로 참여한 다른 대형 건설회사와 함께 유개공측에 거액
의 뇌물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에따라 유개공측이 이같이 조성한 자금을 노전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유각종석유개발공사사장을 금명간 소환, 뇌물 수수경위등을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노전대통령의 손아래 동서인 금진호민자당의원에 대한 2차 조사결과
금의원이 6공 당시 무역협회 상임고문으로 재직하면서 대형국책사업자선정
과정등에 개입, 사례비등 명목으로 기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노전대통령에게
전달했으며 이중 일부를 개인적으로 착복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금의원이 은행장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주고 거액의 사례비를
받은 혐의도 포착, 현재 구속수감중인 이형구전노동부장관을 서울구치소에서
재소환조사를 했다.

검찰은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으로부터 대우그룹이 율곡사업중 대잠수함
초계기(PC3) 도입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 등에서 노전대통령에게
뇌물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벽산그룹 김희철회장, 풍산그룹 유영우부회장(유찬우회장동생)
등 대기업 총수 2명을 소환조사하는 한편 15일도 삼미그룹 김현철회장,
우성건설 최승진부회장등 2명을 소환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이현우전청와대경호실경리과장도 같은날 5차 소환, 대기업
총수들이 노전대통령에게 준 돈의 정확한 액수를 재확인하는 한편 대기업
총수외에도 국영기업체 사장이나 은행장들도 노전대통령에게 돈을 줬는지
여부도 조사키로 했다.

< 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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