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공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강민 검사장)는 2일
새벽까지 계속된 노전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에서 비자금의 조성경위등에
대해 별다른 진술을 얻어내지 못함에 따라 노씨에게 돈을 건네 준 기업인
조사에본격 착수했다.

검찰은 6공시절 대형국책사업에 선정된 기업과 노씨의 인척 기업인등
10여개의 기업의 총수를 금명간 소환, 노씨에게 제공한 자금이 뇌물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자금제공 시기등을 집중 추궁키로 했다.

검찰은 조사대상기업 선정과 관련, "노전대통령의 진술에서 힌트를 얻은
부분과 과거 수사자료등을 참고하고 있으며 수표추적 작업에서도 1~2개
기업의 혐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검찰의 우선 조사대상에 올라 있는 기업인은 노씨의 비자금관리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을 비롯, 6공당시 급부상한
C,W그룹, 노씨의 사돈기업인 S,D그룹등 10여개 기업 총수들로 알려졌다.

검찰관계자는 "6공 당시 거의 대부분의 대기업이 노씨에게 돈을 건네줬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는 만큼 전체 조사대상은 이보다 훨씬 많은 50~1백여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해 조사범위가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검찰관계자는 이와 관련, "돈을 준 기업인들로부터 현금의 대가로 "반대
급부"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는냐에 따라 노씨에 대한 2차소환시기와
사법처리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관계자는 그러나 기업인 소환과 관련, "기업가의 명예나 기업의 신용과
관련된 경우나 수사기밀을 유지해야할 경우에는 기업인 조사 사실을 공개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관련 기업들을 모두 소환조사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검찰청사외의 제3의 장소에서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노씨가 검찰조사에서 "재임당시 이현우전경호실장이 기업인
만남을 주선했으며 회동 시기및 장소도 그가 결정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씨가 비자금 조성 경위에 깊이 개입한 혐의를 포착, 이씨를 이날 오후
재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이씨가 이번 수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그를 상대로 <>노씨의 비자금 조성 개입 정도 <>이씨가 주선한 기업인
명단및 제공자금 액수등을 중점조사했다.

이씨는 그간 검찰조사에서 "비자금 조성경위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며
단지 노씨가 수표로 돈을 주면 이를 입금.관리했을 뿐"이라며 노씨와 엇갈린
진술을 했다.

검찰은 또 노씨가 정당 총재를 겸임한 만큼 정치자금법의 적용도 가능하다
고 보고 이 법률을 적용하기 위한 다각적인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노씨가 2일 새벽 2시께 까지 계속된 검찰조사에서 "주로
대기업들로부터 성금형식으로 돈을 받았고 그 장소는 청와대 별실"이라고만
진술할 뿐 구체적인 조성경위및 사용처등에 대해선 "모르겠다" "기억이 잘
안난다" "말할 수 없다"등으로 답변을 회피했다고 밝혔다.

<윤성민.한은구.송진흡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3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