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은 20일 오전부터 민주당 박계동의원이 제기한 노태우 전대통령의
4천억원 비자금예치설에 대한 수사와 관련,잇따라 수뇌부 및 실무회의를
갖는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대검중수부간부들은 이날 예정된 추계체육대회참석을 취소하고 수사에
대비하는 기민한 모습.

검찰관계자는 "국민들의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마당에 한가하게 체육대
회에 참석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 "4천억원설이 나오면 왜 중수부가
맡아야 하느냐"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지난 93년2월 당시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장 이우근씨(67)와
하종욱씨(41)부자등 3명을 출국금지하면서 예상밖으로 사문서 위조 혐의를
적용.

검찰 관계자는 "왜 하필 사문서위조냐"는 질문에 대해 "출국금지를 하려
면 마땅한 죄명이 있어야 하는데 사문서 위조외에는 금방 떠오르는 죄명이
없었다"며 "아무리 당시에는 차명계좌 개설이 보편화돼 있다 하더라도 다
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1백억이나 되는 거액을 예치했다면 일단은 문서위
조 혐의가 있는 것 아니냐"고 대답.

<>.검찰 주변에서는 신한은행에 3백억원을 예치한 실소유자(전주)가 누구
인지에 대해 설왕설래.

일부에서는 박계동의원의 주장대로 노태우전대통령이나 그 주변인사일 가
능성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시중의 단순한 사
채업자일 가능성도 대두.

노전대통령측이나 사채업자 모두 돈의 주인으로 밝혀질 경우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일국의 대통령을 한 사람이 1백억원씩
이나 되는 거액을 관계도 없는 중소기업인에게 맡겨 결국은 들통날 일을
했겠느냐는 것.

이에따라 3백억원의 전주는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모았거나 거액을 탈세해
온 사채업자일 가능성이 높으며 그가 신분노출을 꺼려 차일피일 미루다 아
직까지 설명전환을 하지 못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

<>.검찰은 박의원이 제시한 신한은행 3백억원에 대해서는 신빙성을 두면서
도 그가 주장한 4천억원설에 대해서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

3백억원에 대해서는 은행관계자등의 인터뷰등 통해 볼때 사실일 가능성이
높지만 <>동화은행등 시중은행<>최초 상업은행 효자동지점 4천억원<>은행
영업상무 소집을 통한 차명계좌 마련등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던 기존의
4천억원설 주장에 꿰맞춘 흔적이 역력하다는 것.

특히 상업은행 효자동지점 4천억원설 부분에 대해서는 조그만 은행지점에
4천억원이라는 거액이 예치되면 바로 들통날 수 있고 박의원 주장대로 이원
조씨가 자금관리를 했다하더라도 은행가에서 잔뼈가 굵어 은행감독원장까지
지낸 그가 금방 탄로날 수 있는 어설픈 방법을 동원했겠느냐는 점에서 신빙
성이 떨어진다는 분석.

<>.검찰은 "가능한한 빨리 이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면서도 이날 출국금지
된 이우근씨등 3명의 소환조사 시기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회피.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범죄혐의를 포착한 것이 아니라 본격수사에 나설
경우 가장 먼저 소환해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소환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출국을 규제한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조사시기는 재정경제원및
국세청등 관련 기관들의 조사진척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대답.

< 한은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1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