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을 한 직종에서 근무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서울 르네상스 호텔의 김병설상무(55).

그는 한국호텔업의 태동기인 지난 65년 뉴코리아호텔에 입사한뒤
호텔인으로 외길을 걸어온만 30년째인 금년 관광의 날(27일)에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매일 매일 수많은 사람들을 대하다보니 30년이 저도 모르게
흘러갔습니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날수 있다는 것이 호텔업의
매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상무는 호텔업이 천직이 된 이유를 "다른 업종에서 찾기 어려운
묘한 재미"라고 표현했다.

김상무는 뉴코리아호텔이 폐업하고 경영주가 한.일합작의 하얏트호텔
건립에 참여하면서 지난 78년 하얏트호텔 객실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 88년 서울르네상스호텔의 개관준비팀에 합류했다.

이같이 외국체인호텔에서 주로 근무해온 김상무는 수상이유에 대해
"합작호텔에서 매니지먼트를 맡은 외국경영진과 한국직원들간의 문화와
정서에 따른 불화요소를 원만하게 해소, 한국관광발전에 기여한 것을
나름대로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겸손해한다.

그는 하얏트호텔에서 인사총무부장을 맡았던 지난 78년부터 10여년간
이 호텔을 무분규호텔로 운영해 관리능력을 인정받았다.

그가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의 관광학과에서 특강을 하거나
관광종사원자격시험면접위원, 관광호텔등급조정조사위원, 문교부 고등학교
및 관광학과 교과용 도서편찬심의위원등을 역임하며 관광학계와 업계의
발전에 헌신적으로 공헌한 것도 공적사항이다.

"30년전을 지금과 비교하면 호텔산업은 규모면에서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무엇보다 변한것은 호텔업종사자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입니다. 그러나
아직 바람직한 수준까지는 오지 못했다고 봐요"

김상무는 호텔종사원들의 외국어구사능력이 충분하지 못한데 이는
우수한 인재가 호텔업에 투신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영원한 호텔맨임을 자임하는 김상무, 그는 관광업에 대한 사회적인식이
더욱 높아져야 선진국형태의 관광산업발전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