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및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관급공사가 불법하도급에 따른 부실시공으로
사고가 났다면 시공업자는 물론 불법하도급 사실을 적발하지 못한 공무원
에게도 형사책임을 물려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그동간 부실공사로 인한 대형참사가 발생해도 사고원인과
공무원의 직무 소홀을 연관짓기 힘들다는 이유로 감독공무원을 처벌하지
않았던 관행을 깬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형선대법관)는 25일 고독 빗물펌프장 신축공사장
붕괴사고와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상혐의로 기소된 서울 강동구청 하수과
직원 지성복피고인(40.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지법 합의부로 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번 사고는 건축공사가 무자격자에게 불법하도급돼
발생한 경우"라며 "지피고인은 감독공무원으로서 불법 사실을 사전에 적발해
이를 시정했어야 하나 직무 태만으로 부실시공이 자행된만큼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만일 자격을 갖춘 업자가 시공했다면 사고의 발생위험이
상당히 줄어들었을 것이 분명한만큼 공사감독관의 이같은 직무소홀과 붕괴
사고간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 윤성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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