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주민과 관청사이의 높은 벽을 허물어버립시다"

10일 오전 10시께 서울 영등포구청에서는 공무원과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구청의 담을 허무는 이색행사가 개최돼 관심을 끌었다.

이 행사는 본격적인 자치시대를 맞아 지난날의 권위주의를 일소하고
"민관불이"로 하나가 돼 지역발전에 이정표를 마련하자는 의미에서 이뤄진
것.

그러다보니 이날 행사엔 김두기구청장등 구청직원과 이 지역 장석화
국회의원, 시.구의원과 관내 22개 동대표 22명을 비롯, 많은 주민들이
참석하는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행사는 사물놀이패가 구청앞마당을 돌며 흥을 돋구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김구청장의 담장해체선포와 벽허물기등의 순으로 30여분간 진행됐으며 특히
벽허물기는 주민들의 힘찬 구령에 맞춰 김구청장과 장의원, 주민대표등
4명이 해머를 들고 벽을 내려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날 행사장탁자에는 테이프절단용 가위대신 해머 4개가 놓이는 진풍경이
연출됐으며 김구청장등이 10여차례 해머를 내리쳐도 20여 의 벽은 꼼짝하지
않아 민과 관을 가로막은(?) 두꺼운 벽을 실감케했다.

김구청장은 "벽허물기를 계기로 구청과 주민간 마음의 벽을 헐어내 진정한
자치시대를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 방형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