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참사 발생 11일째인 9일 서울시 사고대책본부 합동
구조반은 최명석씨가 기적적으로 구조됨에 따라 아직도 생존자들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사체발굴작업과 함께 인명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합동구조반은 지난 2일이후 7일만에 생존자를 구조하자 기존의 중장비를
이용한 건물잔해 작업과 사체발굴작업은 지속하되 수작업 인력을 대폭
보강, 지상에서 지하층으로 통로를 뚫어 나가는 방식으로 인명구조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조반은 특히 지난 1일 환경미화원 24명이 구조된 지점과 최군이
구조된 지점이 모두 A동 엘리베이터 타워에서 남쪽으로 15m 이내인
점을 중시, 이 부근의 지하에 생존자들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집중적인 굴착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서울 사고대책본부는 오후 4시 현재 사망 1백58명, 실종 2백62명,
부상 9백20명(귀가자 3백78명 포함)으로 공식집계했다.

<>최씨는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강남성모병원 3층 중환자실에서 의료진
들의 치료를 받으며 가끔 웃기도 하는등 시종 여유있는 표정.

아버지 최봉열씨(51)가 최씨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괜찮냐, 특별히
아픈데는 없고"하며 묻고는 "정말 고맙구나"라고 말하는 등 고맙다는
말을 연발하자 최씨는 "괜찮습니다. 걱정마세요"라고 응답.

또 어머니 전인자씨(49)도 "그동안 힘들었지. 너무 흥분하지 말고 마음을
진정시켜"라며 걱정스러운 말을 하자 최씨는 싱글벙글 웃으며 "외삼촌도
오셨어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등 아주 건강한 모습.

최씨는 이어 아직도 콘크리트 더미에 묻혀있을 희생자들을 걱정하고는
"정부 당국이 비록 시신일지라도 최후의 한명까지 찾아낸다는 각오로
구조활동을 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명석씨의 가족들은 사고가 난 다음날부터 삼풍주유소에서 먹고 자며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아버지 최봉열씨(52.웅진코웨이 종로2가 지부장)등 4형제와 형 태석씨,
외삼촌등이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로 구조작업에 직접 참여하며 명석씨의
생사를 수소문.

최씨는 "아들을 찾기위해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들어가 볼수있는
곳은 다 찾아보았다"면서 "구조대원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명석씨는 수원전문대 건축설계학과 1학년을 마친뒤 군입대를 앞두고
지난 2월 휴학, 4월부터 삼풍백화점 지하1층 수입신발코너에서 아르바이트
를 해왔다.

최씨의 어머니 전인자씨(50)는 "포크레인 작업이 시작되고 폭우가
내려 포기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끝까지 살아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아직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 사고대책본부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인한 사망자수가
9일 자정 현재 1백64명이라고 밝혔다.

이들 사망자중 남자는 37명, 여자는 1백26명이며 나머지 1명은 성별을
확인할수 없는 상태라고 대책본부측은 말했다.

또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5백38명이며 부상후 귀가한 사람은 3백84명,
실종자 2백59명이라고 덧붙였다.

추가로 확인된 사망자명단은 다음과 같다.

<>이재숙(31.여.서울기독병원) <>정동숙(28.여.서울기독병원)
<>장경숙(24.여.서울기독병원) <>정선경(24.여.서울기독병원)
<>신원미상 여자 2명(삼성서울병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