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문권기자]= 부산 영도구 동삼동 도개공아파트 부실시공 사건을
수사중인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인호)는 24일 지하암반층에 대해서까지
실시케 돼 있는 기초공사 설계를 무시,암반층 위의 풍화토에 공사를 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90년 10월과 92년 4월 동아지질과 세창지질이 각각
이 아파트 108동 부지에 대한 지질조사를 한 결과 지표면으로부터 2.3-2.7m
깊이에 암반층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설계회사인 도감설계사무소(대표 이길우)는 이같은 지질조사 결과를 토대로
아파트 기초가 암반에 얹히도록 깊이 2.3-2.7m로 설계했으나 시공회사인
남도개발은 설계와 달리 깊이 2.1m까지에 대해서만 공사를 실시,암반층에
0.2-0.6m 못미치게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지지력이 훨씬 높은 암반 위에 시행돼야 할 기초공사가 지지력이
낮은 풍화토 위에서 이뤄져 아파트의 기초가 약화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아파트의 기초공사가 설계도와는 달리 얕게 시공된 경위와 풍화토
위에 기초공사를 할 때 필요한 잡석 다짐이나 버팀 콘크리트 등 보강공사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아파트 지하주차장 공사에서 공사 우선순위와 설계도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아파트 기초를 굴착한 것과 관련,빠르면 24일 오후
도개공 공사감독 박영철(37),남도개발 현장소장 김재환(41),신도시설계감리
대표 박찬실씨(49) 등 4명에 대해 건설업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남도개발사장 우원호씨(42)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인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끝)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