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6년에 창립된 백양(대표 황창익)은 내의 외길을 걸어온
섬유업체이다.

68년 캐나다와 유럽지역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수출을 시작으로
현재 전세계 70여개국에 내의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은 8천만불이었다.

96년에는 전세계에 자체상표 "BYC"로 1억달러 수출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섬유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몇안되는 업체중의
하나인 셈이다.

이 회사는 임건비비중이 높아 임금경쟁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는
섬유업종의 경기흐름을 노사가 공히 인식,회사측은 임금인상 보다는
종업원 복지에 만전을 기하고 노동조합도 단기적인 이익에 얽매이지
않는 노사협력을 이루어냈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 80년에 설립됐다.

한창 내의류가 호황물결을 타던 87년에는 전국적인 분위기에 휘말려
1주일간 파업도 했다.

그러나 생산과 수출차질을 빚으며 노사양측은 후발개도국의 추격이
빠르고 섬유경기전반이 어려운 현실에서 서로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결코 회사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데 공감을 나누었다.

경영환경변화를 제대로 종업원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회사는 노사협의
체제를 활성화해 정보의 공유 및 각종 제도개선에 노력을 기울이며
근로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특히 사원복지개선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92년부터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운영,현재까지 37억 2천만원을 적립했다.

이 기금을 통해 사원들의 주택마련 생활안정 재난구호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부식개선 도서실운영 학자금지원등 사업을 벌이고있다.

백양의 내실성장 밑바탕에는 성숙한 의식을 가진 노동조합이 있다.

노조집행부는 93년 자발적으로 새로운 노사관계구축을 위한 "새마음
갖기 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노조집행부는 자칫 "어용"으로 매도될 수 있는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도
노조가 변해야 회사가 변한다는 슬로건을 내걸로 노조혁신운동을
전개했다.

집행부는 우선 "먼저 인사하기" "청결한 작업장 만들기" "지정된 장소
에서만 흡연하기"등 금방 실천할 수 있는 기초질서운동을 전개했다.

조합원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노조의 이같은 혁신운동은 전사적인 호응을 얻어 지난해 계장급 25명
으로 기초질서확립추진위원회가 구성돼 회사차원의 기초질서확립운동
으로 이어졌다.

생산현장에서 시작된 운동이 전사적 의식개혁운동으로 확산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이 회사의 1인당 생산성은 15%향상됐고 불량률도
눈에 띄에 낮아졌다.

사원들의 부분적 경영참여기회확대를 위해 일반제안 및 메누얼제안등
두가지 제안제도를 정착시켰다.

지난해 일반제안과 메누얼제안은 각각 1천2백78건과 3천6백75건이
접수돼 사원들의 높은 참여도를 보여주었다.

백양은 굳건한 노사화합기반이 있는한 섬유반세기의 역사가 풍요로운
새로운 반세기를 약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