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금품비리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2일 방송출연을
조건으로 금품거래를 한 혐의가 짙은 여가수 C양의 매니저 P모씨 등 13명에
대한 출국금지조치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경찰은 이날부터 연예계 비리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자금추적이 시작되는
등 수사망이 압축되면서 1차 소환대상자들인 매니저와 엑스트라 동원책
등이 해외로 도피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출국금지 대상자는 여가수 C양의 출연을 조건으로 연예담당 PD들에게
로비자금 4억여원을 건네줬다고 주장한 백모씨(42.여의도 라이프 오피스텔)
등 매니저 11명과백씨로부터 2천만원을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모방송사 전 PD 장모씨, 엑스트라공급책 1명 등 모두 13명이다.

경찰은 또 이날 은행감독원 직원 5명과 수사관 36명으로 합동수사반을
편성, 시중은행과 농.축협, 지방은행 등 28개 금융기관 본점에 분산 배치해
본격적인 예금계좌 추적에 나섰다.

이에 따라 경찰은 우선 예금계좌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PD와 매니저 등
비리관련 대상자 39명중 금품거래 가능성이 가장 높은 10명의 인적사항을
금융기관 본점전산망에 입력, 최근 3년간 거래실적을 조사키로 했다.

경찰은 1차 소환대상자 10명의 계좌추적이 완료되려면 적어도 2주이상
걸릴 것으로 보이나 추적과정에서 최근 돈거래사실이 발각될 경우 사법처리
시기는 훨씬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특히 연예계 비리 보도가 나간후 방송국 조연출(AD)로부터 PD들의
구체적인 비위사실을 알리는 제보가 쇄도하고 있어 수사상황이 의외로
급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찰은 제보내용 대부분이 PD들과 술자리 등에 동행한 AD들이
매니저와 PD간 금품거래현장을 직접 목격한 것이기 때문에 수사에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소환대상자인 매니저들이 대부분 사무실이나 집을 떠나 잠적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들이 평소 잘 다니는 강남 소재 술집에 수사진들을
상시 배치, 발견될 경우 전원 연행키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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