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사고는 사고전 작업과정에서 위험을 느낀 현장
작업자들이 작업중지를 건의했음에도 가스공사측이 이를 묵살한채 작업강행
을 지시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사고당일인 지난 7일 낮 12시20분쯤 가스배관점검을 마치고
회사에 보고하기위해 1시간동안 현장에 들렀던 한국가스공사 수도권사업소
관로부직원 김선철씨(34)가 경찰에서 진술함으로써 드러났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 들른 김씨는 지하계기실에는 청원경찰 박범규씨
와 가스기공직원 박상수씨등 4명이 한국가스공사 서울분소와 전화를 하는 것
을 들었는데 박범규씨는 "작업을 하려면 밸브를 잠그고 배관에 가스를 빼야
하나 기지의 환풍기가 낮아 동네에 냄새가 나서 주민들에게 문제가 된다"며
공사하기 힘든 상황을 설명했다는 것이다.

박상수씨도 이어 가스공사 서울분소에 두차례나 전화를 걸어 "위험하니까
작업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등 작업중지를 건의하는 내용의 전
화를 5분여동안 했다는 것이다.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황성진서울지검 형사3부장)는 이에따라 가스공사
측이 현장 위험을 인지했으나 이를 묵살하고 공사를 강행토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가스공사 서울분소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해 혐의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면
사법 처리키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