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는 풀베기작업,봄 가을에는 경지정리작업을 나가다보면 1년내내
막일에 시달립니다"

충북 B면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 박모씨(34)의푸념이다.

박씨가 이처럼 허드렛일에 시달리는 이유는 이들 작업이 국고보조사업이기
때문이다.

즉 전체사업비의 일정액을 국고에서 지원받아 지방정부가 의무적으로
해내야하는 사업인 것이다.

그러나 민간인도 아닌 박씨가 공무원의 신분에 어울리지않는(?)일을
해야하는 진짜 이유는 농촌의 공동화현상때문이라고 한다.

전북도의 한관계자는 "대다수 군지역,특히 농촌지역의 경우 일할만한
젊은인력도 없고 인건비도 비싸 결국 면.읍공무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며 "이때문에 지방공무원이 자신의 소관업무를 등한시할수밖에 없어
업무에 애로가 많다"고 설명했다.

경남 K군의 경우도 야산내 칡덩굴제거사업으로 중앙에서 올해 3백만원의
국고지원을 받았으나 인력부족으로 사업추진에 막대한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농촌지역의 경우 최근 휴한지가 급격히 늘어가고있어 지방공무원
의 이같은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일부 지방정부관계자들은 지역개발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지원되고있는 국고보조비가 오히려 지방행정의 효율적인 운영에 방해가
된다고 주장하고있다.

특히 중앙정부가 일률적으로 결정하는 지방정부의 사업비분담비율이
지방재정운용의 경직성을 초래,지역현실과 동떨어지게 집행되고있다는
지적이다.

경제기획원과 내무부및 각시도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예산중 이같은
국고보조비는 모두 3백여개사업에 3조6천억여원규모로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고보조사업의 대부분은 재정이 빈약한 지방정부의 입장을 감안,
각종지역개발사업을 국비로 지원해주는 것으로서 주로 농림립수산부
건설부 보사부등의 국책사업에 집중돼있다.

그러나 재정자립도가 낮은 군지역의 경우 지방재원의 대부분이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분담몫으로 투입되고있어 가뜩이나 열악한
재정여건이 더욱 악화되고있는실정이다.

이는 현행 국고보조사업의 결정방식이 비록 지방정부의 자발적인 요청에
따라 시행되는 "신청주의"를 채택하고는 있지만 국고와 지방비분담비율이
지역실정을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단위사업별로 이미 획일적으로 결정돼
있는 기준을 따르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향은 특히 농림수산부가 국고보조사업으로 지정하고있는
조림사업과 농지정리사업드에서 두드러지고있다.

또 지역실정에 관계없이 전국적으로 일률적인 배분비율이 적용되고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있다.

산간지역이 많은 강원도의 경우 경지정리사업과 방충사업에 상대적으로
많은비용부담요인을 안고있음에도 불구,국고지원은 타시도와 같은 비율로
이뤄지고있어 지방예산운용에 적잖은 걸림돌이 되고있는 형편이다.

이에따라 대다수의 지방예산관계자는 "중앙정부가 국고보조사업을 결정
할때 지방행정의 우선순위를 고려하는 작업이 선행돼야하며 분담비율도
현행 "보조금의 예산및 관리에 관한 시행령"에 따라 획일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지역실정과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차별화돼야할 것"이라고
주장하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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