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라운드 개방파고를 타고 한미간 무차별적인 육류전이 일어날
조짐이다.

쇠고기 분야에선 이미 포성이 들리고있다. 돼지고기와 닭고기분야에서도
벌써 전운이 감돈다. 아무리 늦어도 2년후인 97년엔 미국의 대한공격명령
이 떨어질게 분명하다.

여기에 대미방어전의 선봉으로 나선 회사가 있다.

이름은 (주)하림.하림의 주전장은 닭고기분야다. 이회사는 하루에 24만
마리의 닭을 생산해 공급한다.

동양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이며 국내총소비의 20%선을 점하고있다.

켄터키프라이드 치킨이 하림의 닭을 쓰고 롯데리아 멕시칸등이 모두
하림의 닭을 공급받는다.

연간 매출액도 올해는 지난해의 7백50억원에서 1천50억원으로 껑충
뛰어오를 전망이다. 단순한 생산실적뿐만 아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최초,최대,최고수준을 자랑한다. 닭생산의 완전한
계열화를 이루었고 유통에 관한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전북 익산에 있는 하림의 닭공장은 하루 24만마리 닭의 털을 깍고 내장을
발라내고 부분육으로 절단하고 등급에 따라 포장하는 이모든 공정을
완전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루어내고있다.

부산물들은 모두 사료공장으로 옮겨져 최고급 사료로 재생된다.

생산 가공 유통 사료등 닭군단을 끌어가고있는 총책은 김홍국사장.

그는 올해 38세다. 국민학교때 10마리의 닭을 키우던 농고출신의
영농후계자였다.

그는 지난 80년 황동농장이라는 이름으로 닭사업에 뛰어들어 고향인
전북 익산에서 닭왕국을 이루었다.

전국 5백여농가가 하림으로부터 병아리와 사료를 공급받아 닭을 키우고
익산공장에 납품한다.

될것같지도 않던 닭사육으로 이들 농가는 1년에 2천3백만원씩의 부수입을
올리고있다.

하림은 철저한 시장분석과 관리노하우를 이미 구축해 미국과의 일전
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김사장은 특히 97년을 겨냥해 이런 출사표를 던져놓고있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아시아시장에 뛰어들기전에 일본과 홍콩 대만시장을
장악해 버리겠다"는 것. 실제 그는 이미 일본공략전을 실행에 옮겨 지난
8월엔 삼계탕용 닭을 일본에 처녀수출하는데 성공했다.

"홍콩과 대만으로부터도 신용장을 받아놓고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고
그는 귀뜸한다.

그러나 수출가격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

국내가격이 좋아 별재미는 없지만 시장의 선점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수출길을 나선 것이다.

김사장은 수출을 본격화하기위해 군산에 사료공장을 세우고 남원에서
닭을 생산해 진주에서 가공한 다음 부산에서 실어낸다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워두고있다.

말하자면 대물류작전 계획이다.

김사장은 또 사료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기위해 전국의 대형음식점
쓰레기를 모조리 쓸어오겠다는 야심도 한껏 부풀리고있다.

이같은 일관생산 체제나 물류작전등이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는데
포인트를 추고있음은 물론이다.

현재 우리나라 일반농가의 닭생산단가는 kg당 9백91원.태국과 중국이
7백20원선이며 하림이 7백61원이다.

경쟁상대인 미국은 5백66원으로 아직 거리가있다.

하림은 이것을 내년말 5백80원대로 끌어내릴 계획이다.

6천만달러를 투입해 부산물처리공장 사육환경개선사업을 마무리지으면
미국과도 싸워볼만하다는 것이 하림의 시장분석결과다.

그러나 하림의 김사장은 지금 긴장의 도를 더해가고있다.

미국과의 일전은 통닭보다는 닭다리에서 승부가 날 가능성이 가능성이
높기때문이다.

잘알려져있는 것처럼 미국사람들은 닭다리를 먹지않는다. 그걸 한국사람
들은 최고로 친다. 그래서 닭다리가격만큼은 미국에선 "물값"이반면
한국에선 "금값"이다.

현재 닭다리는 t당 미국것이 1천2백달러선,우리것이 3천달러선이다.

10마리의 닭을 키우던 시골소년이 닭다리를 무기로 덤비는 골리앗
미국을 어떻게 맞받아칠지 두고 볼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