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측정은 교통안전과 위험방지의 필요성이 있을때에 한해 운전자에게
요구하는 예방적 행정행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미 일어난 사고 수사를
위한 음주측정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운전자에게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12부(재판장 신명균부장판사)는 3일 음주측정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정모씨(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가 서울
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정씨는 지난 1월2일 오전 1시50분께 자신의 개인택시를 몰고가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1동 소방파출소 앞 사거리에서 김모씨의 승용차와 충돌,
사고택시를 길옆에 세워둔채 귀가했다가 이날 오전 8시30분께 부천경찰서
상동파출소에 사고신고를 하던중 "술냄새가 많이 나므로 음주측정을
해보자"는 경찰관의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면허가 취소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음주측정은 "교통안전과 위험방지의 필요성이
있을때"에 한해 음주운전 혐의가 있는 운전자에게 요구하는 예방적인 행정
행위일 뿐"이라며 "운전종료 6시간 뒤 음주측정에 불응한 원고의 행위를
도로교통법 제41조및 제78조에 규정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거나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데도 불응한 것"
으로 판단, 운전면허를 취소한 것은 위법"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운전자가 운전을 종료해 더이상 자동차를 음주상태로 운전
하지 않은 것이 명백한 경우 교통안전과 위험방지의 필요성은 소멸된 것"
이라며 "이미 발생한 도로교통법상의 범법행위에 대한 수사를 위해 음주
측정을 할 권한까지 경찰관에게 부여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고기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4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