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에 항생제를 먹이지않고 계란을 뽑아내기 위해 산란촉진제를 주사하지
않는다.

밤새도록 불을 켜논채 고문에 가까운 학대하는 모습도 찾아볼수 없다.

그뿐아니라 암수를 함께키워 생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닭똥도 별도로
치우지 않는다.

경기도 강화군에서 양계업을 하는 최부순(39세)씨의 독특한 농법이다.

그런데도 그가 운영하는 계사에서는 악취가 전혀 나지 않는다.

바닥은 고운 모래를 깐듯 깨끗하고 부드럽다.

산란율은 일반농법의 70%선이지만 수명이 두배가까이 늘고 폐사하는 닭이
없어 마리당 생산성은 두배를 웃돈다.

모두가 "자연농법"을 적용한 덕분에 거둔 성과이다.

UR파고가 덮치면서 무공해 환경농업인 자연농법이 빠르고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양계뿐아니라 양돈 과수 채소 벼농사에까지 동일한 원리가 적용되는 자연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선도농가는 이미 3백여가구를 웃돈다.

기존의 유기농법이 감수라는 치명적약점을 갖고 있는데 반해 자연농법은
10~20%선의 증수까지 가능하다.

기적의 농법라고 평가할만한 이농사법을 개발보급하고 있는 사람은 스스로
농사를 지으며 30년의 시행착오를 거듭해온 한국자연농업중앙회의 조한규
회장.

일본농민들까지 이 농법을 배우기 위해 30명단위로 연수를 오고 "한국의
자연농법을 배우는 모임"이 동경에 사무실을 차렸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천에 널린 닭똥, 돼지오줌, 마른풀, 생선내장, 토착미생물, 부식토
그리고 천혜녹즙이 자연농법에 의한 농사를 가능케하지요"

개발자인 조회장의 설명이다.

자연의 순환을 돕고 그과정에 편승해 들어가야 농사도 살고 사람도
산다는게 자연농법의 원리이다.

굳이 비방을 꼽는다면 조회장이 발명한 "천혜녹즙"이라는 이름의 비료.

과채류의 잎을따 흑설탕에 재워두면 1주일만에 진한 녹즙으로 발효되고
이것을 희석해 축사에 뿌리고 논,밭,과수에도 시비한다.

물론 "과수밭의 풀을 뽑지 않는다"는등 몇가지 자연농법특유의 기본원칙들
이 병행된다.

"오이는 수확기간이 두배로 늘어나고 포도 사과등은 당도가 2도이상
높아질뿐 아니라 생산량이 10-20% 늘어났습니다"

3년째 자연농업을 하는 채대홍남순천농협 조합장의 자랑이다.

지난해부턴 소비자들도 눈을떠 서울강남지역등에서 1천여가구가 이미
자연농업중앙회에 소비자택배회원으로 가입, 자연농법으로 생산된 농산물을
공급받고 있다.

그동안 화학비료를 동원한 대량생산체제에 익숙해있던 정부의 눈길도
달라졌다.

농림수산부는 내년부터 토착미생물과 천혜녹즙생산공장을 1백개를 지어
자연농법을 도입하는 농가를 뒷받침해줄 계획이다.

또 농진청은 이농법의 과학화를 위해 관련연구에 착수했다.

UR파고를 극복하는 조용한 농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정규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