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김일성승용차가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여의도 안보전시장에 전시돼있는 1대의 리무진은 김일성주석이 6.25당시
경북왜관까지 직접 타고 내려왔던 전용승용차로 현재 남한에 남아있는
유일한 유품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스(ZIS)란 이름의 7인승 8기통 승용차인 이 리무진은 1948년 소련이
3대를 제작, 현재 전세계에 남아있는 2대중 1대로 국군제6사단이 1950년
10월 북진중 평북청천강변에서 노획한 것이다.

김일성이 만약 죽지않고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서울에 왔다면 그는 45년
만에 추억이 서린 이 차를 탈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차소유주인 유엔한국참전국협회(회장 지갑종)는 서울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경우 김일성이 시승할수 있는 방안을 마련중이었다고 한다.

이 리무진은 김일성 전력만큼이나 많은 사연을 안고 있다.

김일성은 6.25때 남침하는 북한군을 독려하기 위해 이 차를 서울을 거쳐
왜관까지 타고 내려와 낙동강전투를 진두지휘했으나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이 성공하자 후퇴하면서 청천강변에 버리고 달아났다.

이승만대통령은 국군이 노획한 이 차를 한국전쟁에서 사망한 미국워커장군
미망인에게 51년 6월 기증, 미국으로 넘어가는 신세가 됐다.

워커미망인은 이 차를 몰고다니다 고장이 나자 50년대초쯤 자동차수집가
에게 당시 6백달러짜리 미국승용차를 교환하는 조건으로 넘겼다.

그후 15년이란 세월이 흘러 반공교육을 위해 이 차를 찾아와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유엔한국참전국협회는 69년부터 이 차를 수소문하기 시작한
것.

당시 승용차반입에 나섰던 지갑종씨는 "14년간에 걸친 각고의 노력끝에
소유주를 찾아내 지난82년 7만5천달러를 주고 되찾아오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 차는 결국 인연도 없는 2명의 이방인 손을 거쳐 우리 품에 안겨, 지난
82년부터 여의도 안보전시장에 김일성의 유일한 유품으로 전시돼 온것이다.

지난 6월초 이 승용차를 시승했다는 박형석서울시재무국장은 "요즘차에
못지않게 잘 나가는데다 시승감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 승용차는 여의도 안보전시장 이전계획에 따라 올 연말쯤에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질 처지가 됐다.

<이성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