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문 발표하고 있다는데 어떻게 된거요" "지금 담화문을 복사하고
있습니다. 곧 올려보내겠으니 기다려 주십시요"

정부가 4부장관 공동명의로 철도와 지하철관련 파업취소촉구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던 20일 오전10시께 이번 사태의 주요당사자인 교통부에서
담당인 수송정책실과 기자실간에 실랑이가 오갔다.

교통부간부는 기자들이 담화문발표와 관련해 교통부가 사전 알리지 않은
점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자 그때서야 담화문을 복사, 기자실에 보낸뒤 한발
늦게 올라와 과정을 설명했다.

이처럼 뒤늦게 부산을 떨었지만 담화문발표관련 배경이나 보완사항등에
대해선 별다른 것을 밝히지 못했다.

다만 기자들이 교통부의 대책을 다그치자 마지못해 긴급수송대책을 준비중
이며 21일 대책위원회를 열어 확정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교통부가 이처럼 발표시점에 와서 허둥대는 모습을 보인데 비해 다른부처는
이미 하루전 출입기자에게 담화문발표예정을 통보하는등 홍보에 만전을 기해
극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발표책임을 맡은 노동부의 경우 이미 19일 저녁9시에 출입기자들에게
발표예정을 알리고 협조까지 당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비해 교통부는 별다른 준비없이 발표에 임했던 것이다. 특히 교통부
공보관조차 이같은 내용을 전혀 통보받지 못했을 정도로 주요부서간 정보
교환마저 전무한 실정이었다.

이같은 교통부의 자세는 이번 철도및 지하철파업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한 대응태세가 전혀 돼있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볼수
있다.

철도와 지하철파업은 철도청과 서울시 부산시등 당사자가 풀어야할 문제
이지 교통부가 맡아야 할 일이 아니라고 "강건너 불구경"하듯 내팽개쳐두고
있는 듯한 인상이 없지 않다.

교통부관계자가 이번 사태와 관련, 기자실에 들러 심각성에 대해 공식설명
한 일이 없었다는 점에서도 무책임하게 관련당사자에게만 미루는 교통부의
무사안일한 처신을 엿볼수 있다.

<노삼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