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공소장에 교통사고 가해자로 돼있는 바람에 민사소송에서 패소
했으나 형사재판 진행과정에서 피해자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하더라도
패소한 민사소송의 재심사유가 될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2부(재판장 박영무부장판사)는 17일 교통사고와 관련,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권혁진씨(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가족들이 숨진
정원철씨의 유족들(경남창원시 중앙동)을 상대로 낸 재심청구 소송에서
이같이 판시,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따라 권씨는 비록 형사재판에서 피해자로 밝혀졌더라도 숨진 정씨의
유족들에게 패소한 민사소송 판결에 따라 3천여만원을 배상 해줄 수 밖에
없게 돼 사법체계의 한계를 드러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교통사고의 가해자로 기재되어 있는 공소장의
공소사실에 기초해 민사소송에서 패소했으나 이후 형사재판에서 오히려
피해자인 사실이 밝혀진것이 인정한다"며 "그러나 민사소송법상 법원의
판결에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져야만 재심을 할수 있도록 규정돼 있는만큼
공소장을 기초해 판결한 민사소송에 대한 재심의 사유는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측이 1심 판결내용을 기초로 민사소송이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1심 판결이 민사재판의 증거로 채택됐다는 증거가 없는
만큼 이 부분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결과 관련 담당재판부는 "구체적인 사실로 볼 때 원고측에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법체계 전체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재판제도의
한계를 인정하고도 이같이 판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권씨의 가족들은 지난 91년 권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중앙선을 침범해
정원철씨가 운전하던 차량과 충돌,정씨가 사망했다는 이유로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에서 3천여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권씨는 이어 91년4월 서울형사지법에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위반 혐의로
금고 2년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에서 오히려 피해자라는 사실이 밝혀져
지난해 3월 서울형사지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되자
민사소송 판결이 잘못됐다며 재심청구 소송을 제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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