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평화시장 중고서적가에 때아닌 70년대 참고서 구득난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해 9개대학에서 치러졌던 본고사가 올해에는 47개대로 크게 확산되자
본고사가 실시됐던 70년대 참고서를 구하려는 수험생들이 부쩍 늘어난것.

가장 많이 찾는 과목은 국어와 수학참고서.

논술형으로 출제되는 국어나 풀이과정이 득점의 열쇠로 작용하는
수학과목은 본고사 출제경향이 70년대와 맞아 떨어져 구본고사시대
참고서를 찾는 수험생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워낙 오래된 책이라 공급자체가 거의 끊겨 서점주인들도 구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이때문에 10~20년전 책이 보통 2,000~3,000원이면 살 수
있는 반면 이들 구본고사시대 참고서는 5,000원을 훨씬 넘어서는 고가(?)로
팔리기도 한다.

이에비해 영어는 본고사 과목이긴 하지만 별로 인기가 없다. 70년대식
본고사가 난해한 번역,영작위주로 출제됐던반면 지난해 부활된 본고사는
빈칸에 단어나 간단한 문장을 메워넣는 식으로 출제경향이 많이 바뀐
탓이다.

민중서림을 운영하고 있는 정결씨는 "70년대 필독서로 꼽히던 최용준씨의
"해법공통수학"이나 "수학연습"을 찾는 수험생들이 특히 많지만 워낙
구하기가 힘들다"며 "2~3달전부터 백방으로 알아본 끝에 겨우 1권을
구해 놓았다"고 빛바랜 참고서를 보여줬다.

신흥서점의 이민우씨는 "지난해부터 일부 수험생이나 과학고등학교 학생
들이 70년대 수학 물리 화학 참고서를 찾기 시작해 올들어서는 꽤 많은
수험생들이 찾아오고 있다"며"그러나 대입시험이 객관식 문제로 출제되던
학력고사시대를 거치면서 이들 참고서가 거의 사라져 이제는 서점주인들도
만져보기 힘든 형편"이라고 말했다.

"수학연습"을 사러왔다는 최원종군(20.재수생)은 "풀이과정이 자세히
실려있어 본고사를 준비하는데 좋다는 소문이 돌아 구하려는 친구들이
많다"며 "5곳을 들러봤지만 아직 구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노혜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