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당국이 중.소형 택시 요금을 크게 인상하고 요금체계를 바꾸면서
미터기 조정 설치 등 사전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요금시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당국이 미터기의 성능을 검사하는 데 필요한 검사기기조차 갖추지
않아 미터기 교체가 2개월 이상 더 늦어져 당분간 이런 마찰이 계속될 것
으로 보인다.
교통부와 택시업계에 따르면 새 요금체계에 맞춰 미터기 교체작업에 들
어갈 예정이었으나 검사기준과 기기가 마련돼 있지 않아 착수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통부는 지난해 신경제계획 교통부문 보고 때부터 완전 시간.거리병
산제 실시 방침을 밝혀왔으나 관련 부서인 공업진흥청과의 협조 미비 등
으로 지금까지 검사기기와 기준을 만들지 못했다.
또 앞으로 이 기기를 제작하는 데 2개월 가량이 걸리는 등 미터기의 교
체와 검사작업이 끝나고 실제 사용되기까지는 5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
인다.
이 때문에 20만여대에 이르는 택시 가운데 새 미터기를 설치한 차는 전
혀 없어 운전사들은 조정된 요금체계에 따른 요금표를 달아놓고 요금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일부 운전사들이 새 요금표의 산정요금이 새 요금체계
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웃돈을 요구하기도 해 승객들과 마찰
을 빚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김포공항에서 서울시청까지 택시를 탄 김성호(39.사
업)씨는 "운전사가 길이 막혀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요금표에 나온 요금
보다 5백원을 더 요구하는 바람에 5분 남짓 승강이를 벌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