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학년도 전기대 입시원서 접수결과 일부 대학의 대규모 미달사태 등
상위권 대학의 지원율 저조, 복수지원 가능 대학의 사상 유례없는 높은
경쟁률 기록, 수험생들의 눈치지원 등으로 극심한 혼란과 문제점이 드러
나 새 대입제도의 보완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일부 대학들이 벌써부터 내년도 입시 방식을 바꿀 뜻을 내비치
고 있어 대학입시의 큰 변동이 예상된다.
서울여대를 제외한 1백11개 전기대학의 원서접수 결과 서울대 1.9대1,
연세대 1.8대1, 이화여대 1.3대1 등 주요대학의 지원율이 극히 낮게 나타
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복수지원이 가능한 대학들은 대부분 유례없는 높은 경쟁률
을 나타내 세종대 42대1, 동서공대 20대1, 동국대 19.1대1을 기록했다.
특히 동국대의 경우 마감일 하루 동안 5만5천여명의 수험생이 몰려 극
심한 혼란을 빚었다.
복수지원이 가능해 경쟁률이 높은 이들 대학은 면접시험, 합격자발표
이후 나타날 미등록 사태와 추가 충원 등 입시관리에 홍역을 치르게 됐다.
또 다양해지고 복잡해진 대입제도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는 진학지도에
큰 혼선을 빚었으며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중상위권 대학에 원서를 써주지
않고 하향안전지원을 강요하기도 해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반발하기도 했
다.
입시전문기관들은 이화여대나 한양대 등에서 이례적으로 미달사태가 빚
어진 것도 이런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른 여파로 지나치게 하향안전지원한 수험생 가운데 대학진학 뒤
중도포기하고 재수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새 대입제도 시행 첫해의 혼선과 부작용으로 95학년도 입시에서는
입시일자, 본고사 실시여부, 특차지원의 자격기준과 모집 대학.학과 등
입시방식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전국 1백12개 전기대 중 80% 이상인 87개
대학이 면접 등 입시일자를 1월6일로 담합해 결정함으로써 중상위권 대학
의 지원율이 크게 낮아짐에 따라 95학년도에는 복수지원이 가능하도록 입
시일자를 다른 대학과 달리 정하는 대학들이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본고사 채택 움직임을 보이던 국립대를 비롯한 상당수
중상위권 사립대학들도 이번 입시에서 수험생들의 본고사 기피경향이 뚜
렷이 나타남에 따라 대학별 본고사를 채택하는 대학이 늘어나지 않을 것
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특차지원에서 인기학과에 대한 소신지원이 뚜렷한 반면 비인
기학과는 미달사태가 빚어짐에 따라 특차선발 학과가 크게 줄어들거나 대
학.학과에 따라 특차선발 자격기준에 차등을 두는 등 지원자격이 다양해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