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후기 못믿어"…직접 나서

앱 다운…화장품 성분 분석
비타민 천연·합성 여부 따져
육아 카페 '물티슈 정보' 인기
'옥시 파동' 에 놀란 소비자들 "알아야 산다"…씁쓸한 화학 공부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계기로 유해(有害)성분을 일일이 따져보고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가급적 화학제품을 피하고 천연 제품으로 갈아타기 위해서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을 별 의심 없이 집어 들던 소비 행태와는 다른 풍경이다. 생활용품뿐 아니라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등에서 젊은 여성의 ‘안전한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옥시 사태 이후 2030세대 여성의 화장품을 대하는 태도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화장품 성분 조회 앱(응용프로그램)인 ‘화해’의 인기가 이를 뒷받침한다. ‘화장품을 해석하다’라는 뜻의 앱인 화해에서 화장품 이름을 검색하면 전체 성분과 그 성분의 기능(점도 감소, 기포 방지, 계면 활성 등)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국내 전문가들과 미국 환경단체 EWG가 피부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 성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다고 고시한 성분 등의 함유 여부로 알 수 있다.

2013년 하반기 출시된 이 앱 다운로드 건수는 200만건이 넘는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97만건이었는데 옥시 사태가 다시 불거진 뒤 급증했다.

직장인 A씨(33)는 “예전에는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추천받으면 현장에서 바로 구입했지만 요즘은 품명을 적어놨다가 화해 앱에 검색해 성분을 확인하고 나서 산다”며 “판매직원이나 주변인의 ‘써보니 좋더라’는 말을 더 이상 그대로 듣지 않는다”고 했다.

종합비타민제 홍삼 등 건강보조식품에 대해서도 깐깐해졌다. 비타민이 합성비타민인지 천연비타민인지를 따져보는 소비자가 늘어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비타민은 원재료 및 함량에 ‘아세로라 추출물(비타민C 25%)’과 같이 천연원료 이름과 비타민 성분이 함께 표기돼 있다. 하지만 천연비타민과 분자 구조만 같게 제조한 합성비타민은 ‘비타민C’처럼 성분명만 적혀 있다.

서울 창천동의 한 백화점에서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김모씨(50)는 “몇 종류의 비타민을 포함하고 있는지와 브랜드 인지도, 가격 등을 위주로 제품을 비교하던 소비자들이 이젠 라벨 속 성분명을 읽고 물어본다”고 전했다.

아이 엄마들이 주로 활동하는 네이버 카페 맘스홀릭베이비(회원 250만명)에서는 옥시 사태 이후 유아용 제품의 유해성분 등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주부 최모씨(41)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도 제품 앞면에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했다’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며 “‘안전한 성분’이라는 광고문구를 믿을 수 없으니 아기 물티슈 등도 직접 공부하고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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