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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 유승호 기자
    유승호 기자 경제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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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 피해 뻔한데…트럼프는 왜 '관세폭탄' 공약 내걸었나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외국산 제품에 10% 보편 관세.”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세운 공약이다.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 미국의 무역수지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관세는 기본적으로 무역 적자를 없애지 못한다”고 했고,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더 비싼 가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세 폭탄을 예고한 이유는 무엇일까. 관세는 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무역의 승자와 패자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선 무역의 효과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이 무역을 전혀 안 하다가 어느 날 소고기 시장을 개방했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한국산 소고기가 다른 나라 소고기보다 싸다면 한국은 소고기 수출국이 될 것이다. 우리 농민들이 외국에 소고기를 팔아 외화를 벌어오니 좋은 일이다.한국산 소고기가 다른 나라 소고기보다 비싸다면 한국은 소고기 수입국이 될 것이다. 수입국이 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한국 소비자들은 보다 싼 가격에 소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다. <그림1>과 <그림2>를 비교해 보면 수입국이 되더라도 나라 전체의 경제적 후생이 늘어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시장을 개방해 국내 소고기 가격이 내려가면 소비자 잉여와 생산자 잉여를 합친 총잉여가 <그림2>의 삼각형 D만큼 증가한다.단, 주의할 점이 있다. 무역의 혜택이 모두에게 고르게 분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저렴한 외국산 소고기가 들어오면 한우 농가는 손해를 본다. 무역은 경제 전체의 파이를 키우지만, 누군가는 손해를 입을

    2024.03.25 19:12
  • [경제야 놀자] 논란의 공매도…"폭락장 주범" vs "투자과열 제동"

    살다 보면 남을 헐뜯고 비방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주식시장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공매도 세력이다. 이들은 남이 투자한 주식에 대해 ‘고평가’됐다며 험담을 하고 다닌다. 말로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해당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우기까지 한다. 팔아치운 주식은 값이 폭락한다. 그러다 보니 공매도 세력은 주식투자자, 특히 개인투자자에게 미움을 받는다. 하지만 증오와 혐오만큼 오해와 편견도 적지 않다. 정말 공매도는 개미들의 계좌를 털어가는 악마일까. 공매도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주식이 없어도 가능한 주식투자공매도는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거래 방식이다. 갖고 있지도 않은 주식을 어떻게 팔까. 빌려서 판다.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 팔고,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것이다.일반적인 주식투자와 반대로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가야 이득을 본다. 삼성전자 주식 1주를 7만 원에 공매도했다고 하자. 다음 날 삼성전자 주가가 6만 원으로 떨어지면 6만 원에 매수해 빌린 주식을 갚는다. 1만 원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본다. 7만 원에 공매도한 삼성전자 주식이 8만 원으로 오르면 8만 원에 사서 주식을 갚아야 한다. 1만 원 손해를 보는 것이다.‘무차입 공매도’도 있다. 주식을 빌리지 않고 파는 것이다. 빌리지도 않고 파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주식은 매매한 후 2영업일이 지나 대금 결제가 이뤄진다. 매도 주문부터 해놓고 2영업일 안에 주식을 빌리면 된다. 그런데 이 기한 내에 주식을 빌리지 못하면 심각한 일이 벌어진다. 공매도의 상대방, 즉 주식을 매수한 사람은 대금을 결제했는데도 주식을 받지 못하게 된

    2024.03.25 10:00
  • [주니어 생글 기자가 간다] 침대는 왜 과학인지 직접 체험하고 왔어요

     하루 24시간 중 7~8시간을 보내는 곳, 바로 침대다. 집에 있는 가구 중 가장 긴 시간을 이용하는 가구, 침대를 생산하는 에이스침대 중부공장에 3월 15일 주니어 생글생글 기자들이 다녀왔다. 충북 음성에 있는 이 공장은 1년에 침대 30만 개를 생산할수 있는 세계 최대 침대 공장이다. 에이스침대는 1993년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광고 문구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금도 ‘침대는 과학’이라는 문구를 쓴다. 주니어 생글 기자들은 에이스침대 공장과 침대공학연구소를 취재하면서 침대가 왜 과학인지, 침대엔 어떤 첨단 기술이 적용되는지를 보고 배웠다. 에이스침대는 26종류의 침대를 생산한다. 침대마다 탄력과 강도가 각각 다른데, 소비자 개개인의 신체적 특징과 취향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에이스침대 침대공학연구소 이현자 책임연구원은 “모든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최고의 침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by 유승호 기자  대한민국 1등 침대의 비밀권아윤 주니어 생글 기자시흥가온초 4학년 대한민국 1등 침대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에이스 침대가 생각납니다. 주니어 생글생글 기자단은 지난 3월 15일 충청북도 음성군에 있는 에이스침대 공장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것을 보았지만, 그중에서도 침대 품질을 검사하는 과정이 가장 신기했습니다. 새로운 침대를 개발하면 ‘매트리스 내구성 실험’을 합니다. 기계에 매달린 무게 100㎏의 추가 서서히 내려와 침대를 두드리는 데, 8만 번 두드려서 매트리스가 4㎝ 이하로 들어가야 합격이라고 합니다. 분당 160회 두

    2024.03.24 06:58
  • [꿈을 이룬 사람들] 한국인을 배고픔에서 구한 세계적인 농업 과학자 우장춘

     1895년 10월 8일, 일본 군인과 낭인 들이 경복궁에 침입해 명성황후를 살해합니다. 이 사건엔 조선인도 가담했는데요, 조선군 훈련대 대대장 우범선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사건 후 일본으로 도피한 그에게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역적 또는 매국노로 지탄받았 지만, 그 아들은 훗날 조국을 배고픔에서 구한 큰 업적을 남겼습니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뒤엉킨 세계적인 농업 과학자 우장춘 박사 이야기입니다.  매국노의 아들, 조선인의 자식 우 박사는 1898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사카이 나카라고 하는 일본인이었습니다. 아버지 우범선은 우 박사가 불과 다섯 살이었을 때 살해당했습니다. 한때 우범선의 동료였던 고영근이 역적을 처단하겠다며 일본으로 건너가 우범선을 죽인 거예요. 어린 우장춘은 홀어머니와 힘들게 살아가야 했어요. 가난만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일본 아이들은 그를 ‘조센징’이라고 놀리며 따돌렸어요. 아버지가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했다는 사실은 평생 마음의 짐이 됐죠. 우 박사는 1916년 도쿄 제국대학 농과대학 실과에 진학해 농업 과학자의 길을 걷게 됩니다. 원래 우 박사는 공과 대학에 가려고 했어요. 형편이 어려웠던 탓에 조선총독부에 장학금을 신청했는데, 총독부가 장학금을 주는 대신 농업을 전공하라는 조건을 제시합니다. 당시 농대 실과는 지금으로 치면 전문 대학에 해당하는 3년제 대학이었어요.  세계를 놀라게 한 연구 대학을 졸업한 우 박사는 일본 농무성 농사시험장에 취직해 원예 육종을 연구했습니다. 채소와 과일 품종을 개발하는 일이었어요. 다양한 작물을 연구하던 우 박사는 ‘배추

    2024.03.24 06:49
  • [경제야 놀자] 다수결의 함정…왜 자꾸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당선될까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의사결정 방식이다.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도 다수결 원칙에 따라 한 표라도 더 많이 받은 후보자를 국회의원으로 선출한다. 다수결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방식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에 썩 만족하지 못하는 유권자가 많다. 정치인만의 잘못도 유권자의 잘못도 아니다. 사실은 다수결이라는 제도 자체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선거와 메이저리그 MVP 투표한국의 주요 공직 선거는 단순 다수결을 택한다. 유권자가 한 사람에게 표를 던져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당선되는 방식이다. 유권자가 21명이고 후보자는 A, B, C 세 명인 가상의 선거를 살펴보자. 투표 결과 A가 8표, B가 7표, C가 6표를 얻었다. 승자는 8표를 얻은 A다.그런데 이 투표 결과를 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전체 유권자 중 A를 지지한 사람은 40%도 안 된다. 과반수 유권자가 부적격이라고 생각하는 후보자도 일부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면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런 허점을 발견하고 이론화한 사람이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과학자인 장 샤를 드 보르다다.보르다가 발견한 허점은 단순 다수결 투표가 개별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선호도 차이를 반영하지 않는 데서 비롯한다. 이에 보르다는 모든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 선호도를 반영한 투표법을 제안했다. 후보가 세 명이라면 1순위는 A, 2순위는 B, 3순위는 C 하는 식으로 투표하고, 1순위 표에는 3점, 2순위 표에는 2점, 3순위 표에는 1점을 부여해 합산하는 것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이렇게 뽑는다. 이런 투표 방법을 ‘보르다 투표법’이라고 한다.보르다 투표법에도 맹점은 있다. 2위 후

    2024.03.18 10:00
  • [커버 스토리] 은행에 예금한 내 돈 기업이 투자해 일자리도 만들죠

     2009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여성이 어머니에게 새 매트리스를 사 주고 원래 쓰던 매트리스는 버렸어요. 그런데 이 여성이 내다 버린 낡은 매트리스엔 어머니가 평생 모은 100만 달러(약 13억 원)가 숨겨져 있었대요. 텔아비브에 있는 쓰레기장을 세 곳이나 뒤졌지만, 매트리스를 찾을 수는 없었어요. 혹시 여러분도 비슷한 경험이 있나요? 100만 달러나 되는 큰돈은 아니지만, 돈을 주머니나 책갈피에 넣어 뒀다가 잃어버린 경험 말이죠.  은행이 책상 서랍보다 좋은 이유 은행을 이용하면 가장 좋은 점은 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은행이 없다면 우리는 돈을 책상 서랍에 넣어 두거나 저금통에 보관해야겠죠. 하지만 썩 안전한 방법은 아니에요. 서랍에 있는 돈을 동생이 몰래 가져갈 수도 있고, 돈을 어디에 뒀는지 깜빡 잊어버리는 바람에 정작 필요할때 못 쓸 수도 있어요. 어머니의 매트리스를 버린 이스라엘 여성처럼 바지 주머니나 책갈피에 돈이 들어 있는 줄도 모르고 그냥 내다 버릴지도 몰라요. 은행에 예금하면 이런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은행 금고는 책상 서랍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보안 장치가 잘돼 있고, 내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을 다른 사람이 함부로 가져갈 수 없으니까요. 은행에 예금하면 이자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만 원을 금리가연 3%인 정기예금에 넣어 두면 1년 후세금을 빼고도 2538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어요. 저금통에 있는 돈에는 이자가 붙지 않아요.  내 돈으로 공장을 짓는다고? 예금은 나라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가 은행에 예금한 돈이 기업들의 투자금으로 활용되기 때문입

    2024.03.16 12:01
  • [커버 스토리] 은행은 무슨 일을 할까?

     여러분은 은행과 얼마나 친한가요? 은행이 친구도 아닌데 얼마나 친한 지를 묻는 게 좀 이상한가요? 그런데 은행과 친해지면 좋은 점이 꽤 많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주머니엔 얼마쯤의 돈이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책상 서랍이나 저금통에 약간의 돈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아주 조금이라도 돈이 있다면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돈을 도둑맞거나 잃어버리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관해야 합니다. 돈을 잘 활용해 수익을 낼 방법도 생각해 봐야죠. 어른이 된 다음엔 돈을 빌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 은행과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돈을 잘 관리하고 불려 나가려면 무엇보다 은행을잘 활용해야 합니다. 그럼 은행에선 무슨 일을 하느냐고요? 그것이 바로 이번 주 커버 스토리에서 살펴볼 내용입니다. 은행은 뭘 하는 곳인지, 은행을 이용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by 유승호 기자  여행 가기 전 필수! 환전외국에 여행 갔을 때 그 나라에선 우리나라 돈을 쓸 수 없어요. 달러, 유로, 엔 등 그 나라에서 사용하는 돈을 가져가야 하죠. 이렇게 우리나라 돈을 외국 돈으로, 외국 돈을 우리나라 돈으로 바꾸는 것을 ‘환전’이라고 해요. 외국 돈이 필요할 때 은행에서 환전할 수 있습니다.  은행 업무를 빠르게! ATM은행에 있는 ATM을 이용하면 창구에 가지 않고도 간단한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요. 현금이 필요할 때 ATM으로 계좌에 있는 돈을 찾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의 계좌로 돈을 보낼 수도 있죠.ATM Automated Teller Machine : 현금 자동 입출금기  VIP 전문 상담, 자산 관리은행은 재산이 많은 고객에게는 프라이빗 뱅킹(

    2024.03.16 11:53
  • [경제야 놀자] 경제 살리려 통화주권 포기…'양날의 검' 달러라이제이션

    “페소는 배설물만 한 가치도 없다. 그런 쓰레기는 비료로도 못 쓴다.”지난해 12월 10일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한 말이다. 그는 자국 통화 페소를 배설물과 쓰레기에 비유하며 미국 달러를 아르헨티나 공식 통화로 채택하겠다고 공약했다. 자기 나랏돈을 없애고 남의 나랏돈을 쓰겠다니 정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나라가 미국 달러를 공식 통화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얻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에 공짜는 없다. 달러라이제이션 역시 효과만큼이나 치러야 할 대가가 따른다.아르헨도 달러, 북한도 달러달러라이제이션은 어느 나라가 자국 통화 대신 미국 달러를 공식 통화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파나마,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국가 중 달러를 법정통화로 채택한 나라가 많다. 달러가 공식 통화는 아니지만 자국 통화의 가치를 미국 달러에 일정 비율로 고정해놓는 나라도 있다. 홍콩이 대표적이다. 현재 60여 개국이 달러를 법정통화로 쓰거나 페그제(특정 국가의 통화에 자국 통화의 환율을 고정하는 제도)를 시행한다.정부 정책과 상관없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달러라이제이션이 일어나기도 한다. 경제주체들이 자국 통화를 믿지 못해 달러를 사용하는 것이다. 북한도 그런 사례다. 한국은행은 작년 8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탈북자 289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 주민의 23.7%가 달러를 사용해봤을 것으로 추정했다. 위안화를 써본 북한 주민 비율도 15.7%로 추산됐다. 북한에선 달러라이제이션과 위아나이제이션(중국 위안화를 공식 통화로 사용하는 현상)이 함께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아르헨

    2024.03.11 10:00
  • [꿈을 이룬 사람들] 어린 시절의 상처를 이겨 낸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흑인 여성 최초의 세계 500대 부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미국의 방송 진행자이자 사업가인 오프라 윈프리를 설명하는 말입니다. 윈프리는 열 권이 넘는 책을 쓴 작가이자 여러 편의 영화에도 출연한 배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윈프리는 좋은 조건을 타고났거나 처음부터 성공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가 어떤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내고 오늘의 성공에 이르렀는지 그의 삶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불행 속에 방황한 소녀 윈프리는 1954년 미국 남부 미시시 피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어요. 그가 태어났을 때 어머니는 겨우 18세로 윈프리를 제대로 돌볼 수 없었어요.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정식으로 결혼한 사이도 아니었죠. 윈프리는 세 살 때부터 책을 읽고 <성경> 구절도 잘 외우는 똑똑한 아이였어요. 그러나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보내지는 못했어요. 아홉 살 때부터 친척들에게 성폭력을 당해 열네 살 땐 임신까지 하고 맙니다. 공부를 잘해 명문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그 학교에 흑인은 윈프리 한 명뿐이었어요. 자신과 달리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백인 친구들을 보며 열등감과 좌절감을 느꼈지요. 사춘기를 맞은 윈프리는 점점 엇나가 마약에도 손을 댔고, 자살까지 생각했어요. 방황하던 윈프리의 손을 잡아준 사람은 아버지였습니다. 아버 지는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윈프리가 꾸준히 공부할 수 있도록 격려해 줬어요. 덕분에 윈프리는 새로운 고등학교에 들어갔고, 대학에도 갈 수 있었습니다.  최고의 토크쇼 진행자 어릴 때부터 말을 잘했던 윈프 리에게 재능을 살릴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지역의 한 라디오 방송국에서 고교생이던 윈프

    2024.03.10 17:39
  • 다수결의 함정…왜 자꾸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당선될까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의사 결정 방식이다.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도 다수결 원칙에 따라 한 표라도 더 많이 받은 후보자를 국회의원으로 선출한다. 다수결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의사 결정 방식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에 썩 만족하지 못하는 유권자가 많다. 정치인만의 잘못도 유권자의 잘못도 아니다. 사실은 다수결이라는 제도 자체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선거와 메이저리그 MVP 투표한국의 주요 공직 선거는 단순 다수결을 택한다. 유권자가 한 사람에게 표를 던져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당선되는 방식이다. 유권자가 21명이고 후보자는 A, B, C 세 명인 가상의 선거를 살펴보자. 투표 결과 A가 8표, B가 7표, C가 6표를 얻었다. 승자는 8표를 얻은 A다.그런데 이 투표 결과를 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전체 유권자 중 A를 지지한 사람은 40%도 안 된다. 과반수 유권자가 부적격이라고 생각하는 후보자도 일부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면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런 허점을 발견하고 이론화한 사람이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과학자인 장 샤를 드 보르다다.보르다가 발견한 허점은 단순 다수결 투표가 개별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선호도 차이를 반영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 이에 보르다는 모든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 선호도를 반영한 투표법을 제안했다. 후보가 세 명이라면 1순위는 A, 2순위는 B, 3순위는 C 하는 식으로 투표하고, 1순위 표에는 3점, 2순위 표에는 2점, 3순위 표에는 1점을 부여해 합산하는 것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이렇게 뽑는다. 이런 투표 방법을 ‘보르다 투표법’이라고 한다.보르다 투표법에도 맹점은 있다. 2위

    2024.03.04 17:47
  • [경제야 놀자] 재수의 경제학…스무 살에 4000만 원 쓰면 4억 더 번다?

    맘에 안 드는 대학, 맘에 안 드는 학과라도 그냥 다닐 것인가. 아니면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꽃다운 청춘 1년을 더 바칠 것인가. 올해도 많은 수험생이 이런 고민을 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라지만 그 선택이 쉽지는 않다. 한두 푼이 아닌 재수 비용, 1년이라는 시간, 수험생 본인은 물론 부모의 마음고생까지…. 재수는 과연 남는 장사일까. 징역 10개월, 벌금 4000만원자녀가 재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안다. 1년 재수하는 데 대학 4년 등록금보다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을. 서울에 있는 웬만한 학원의 재수종합반은 한 달 수강료가 200만원을 넘어간다. 교재비, 특강비, 모의고사 비용 등은 별도다. 다 합치면 월 300만원에 이른다. 2월부터 11월까지 열 달간 학원비만 3000만원이다.지방 학생이 서울에서 재수한다면 비용은 더 불어난다. 숙식까지 학원에서 해결하는 기숙학원의 월 비용은 400만원이 넘는다. 기숙학원이 아니라 일반 재수학원에 다니더라도 학원 근처 원룸이나 오피스텔 월세로 100만원은 내야 한다.재수하기로 결정한 자녀를 둔 학부모가 ‘징역 10개월에 벌금 4000만원 형을 받았다’고 말하는 것이 농담이 아니다. 사립대 4년 등록금이 평균 3000만원이니 재수만 안 해도 대학 4년 등록금을 버는 셈이다.그런데도 재수생은 늘어만 간다. 작년 11월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응시자 중 고등학교를 이미 졸업한 사람이 15만7368명으로 전체의 35.4%였다. ‘현역(고3 재학생)’ 대 재수생 비율이 대략 2 대 1이니 동년배 학생의 절반가량은 재수하는 것이다. 올해는 의대 정원 확대 등으로 재수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년

    2024.03.03 17:44
  • [커버 스토리]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 잠을 잘 자야 공부도 잘해요

     우리는 일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면서 보냅니다. 마치 죽은 듯이 눈을 감고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말이죠. 80년간 산다면 거의 30년의 세월을 그렇게 보냅니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나요? 잠자는 시간은 그저 누워서 낭비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잠은 우리에게 단순한 휴식 이상의 많은 혜택을 줍니다.  잠은 ‘야간 청소부’ 낮에 우리는 많은 일을 합니다. 학교에 가고, 학원에 가고, 친구들과 놀고, 게임도 하죠. 그러는 동안 우리 뇌에는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라는 물질이 쌓입니다. 이 물질은 뇌가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일종의 찌꺼기라고 할수 있어요. 이 찌꺼기가 너무 많이 쌓이면 뇌는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게 돼요.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에겐 잠이 있으니까요.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는 ‘글림프 시스템’이라고 하는 세포 활동이 일어나요. 이시스템은 한마디로 뇌를 청소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잠을 자는 사이 노폐물이 제거되고 뇌는 다시 깨끗한 상태로 돌아갑니다. 뇌는 우리가 잠을 잘 때도 계속 깨어 있습니다. 낮에 흡수한 정보 중 중요한 것을 뇌의 기억 창고에 보내 저장하는 일이 밤사이에 이뤄집니다. 낮에 공부한 내용을 오래 기억하려면 잠을 충분히 자야 하는 것이죠.  너무 적게 자는 한국인 그렇다면 우리는 하루에 몇 시간 자야 할까요? 미국 수면의학회는 18~60 세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 7시간 이상 자야 한다고 권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13세 어린이·청소년의 권장 수면 시간을 9~11시간으로 제시했습

    2024.03.02 01:33
  • [커버 스토리] 우리가 잠을 자야 하는 이유

     주니어 생글생글 독자 여러분, 어젯밤에 잘 잤나요? 혹시 밀린 숙제를 하느라 또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느라 밤을 지새우진 않았나요? 그렇다면 이번 주 커버 스토리를 꼭 읽어 봐야 합니다. 우리가 왜 자야 하는 지,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보려고 하거든요.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도 우리는 잠을 잘 자야 합니다. 만약 커버 스토리가 재미없고 지루해서 졸음이 온다면 이번만큼은 그냥 덮어 놓고 자도 좋습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의 취지는 여러분이 잠을 더 잘 자도록 하는 데 있으니까요.by 유승호 기자  수면과 운동 실력잠은 신체 활동과 운동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 프로 농구(NBA) 선수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하루 8시간 이상 잔 날은 그렇지 않은 날에 비해 분당 득점이 29% 많았고, 자유투 성공률이 9% 높았어요. 또 하루 8시간 이상 잔 선수는 부상을 당할 위험이 절반으로 낮아졌습니다.  음주운전보다 위험한 졸음운전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음주운전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이 졸음운전이에요. 음주운 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보다 졸음운전으로 일어나는 교통사고가 더 많아요. 하루에 5시간밖에 못 잔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면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3배 높아집니다. 수면 시간이 4시간 이하라면 사고 위험은 11.5배나 높아져요.  잠을 안 자고 공부한다면?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도 수면은 중요합니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뇌는 낮에 배운 것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해요. 잠이 부족하면 이런 과정이 이뤄지지 않아 공부한 내용을 오래 기억할 수

    2024.03.02 01:26
  • [경제야 놀자] 이민이 저출산 해결책?…노동시장 충격도 고려해야

    “만둣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 회회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 고려가요 ‘쌍화점’의 첫 소절이다. 여기서 회회아비는 아랍계 상인으로 추정된다. 벽란도에 외국 상인들이 드나들고 북방 민족의 유민들이 전란을 피해 넘어오던 다문화국가 고려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그로부터 1000년이 지나 이 땅에 다시 다인종·다문화 국가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내년이면 전체 인구 중 외국인 비중이 5%를 넘어설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근거한 ‘다인종·다문화 국가’다. 초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를 막으려면 이민을 더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기대 효과 못지않게 노동시장에 나타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높다.이민이 일자리·임금에 미치는 영향이민이 유입되는 만큼 노동시장에선 공급이 증가한다. 수요·공급 곡선을 놓고 보면 공급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총고용은 증가하고, 임금은 하락한다. 유의할 점은 총고용은 늘어나지만, 내국인 고용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국인 근로자 입장에서 보면 이민 유입은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다만 이런 분석은 한 가지 가정을 전제로 한다. 내국인과 이민자가 노동시장에서 완전 대체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즉 근로자로서 내국인과 이민자가 동일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같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한다면 이민은 내국인의 고용과 임금에 악영향을 미친다.그러나 실제 노동시장에서 내국인과 이민자는 완전 대체 관계가 아니다. 숙련도에 차이가 있고 모두 같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지도 않는다. 예를 들어 공장 생산 라인에 임금이

    2024.02.26 10:00
  • [주말에 뭐하지?] 글자의 역사 따라 시공간 여행 인천 국립 세계문자박물관

     인류 문명은 문자와 함께 발전했다.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이집트, 황하등 세계 4대 문명은 모두 저마다의 문자를 바탕으로 나타났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산 인류가 모양과 형태만 달랐을 뿐 문자를 만들어 썼다는 점이 놀랍다. 인류는 언제부터 문자를 사용했을까? 세계 각지에서 생겨난 문자는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신비로운 문자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인천 송도 국제신도시에 있는 국립 세계문자박물관이다.  진귀한 유물로 만나는 문자의 역사 문자박물관이지만 전시는 그림으로부터 시작한다. 문자가 없던 시절 인류는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생각과 감정을 그림으로 남겼다. 때로는 동굴에, 때로는 바위에 남긴 그림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의사소통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그림은 점점 간략해졌다. 점으로, 선으로 간소하게 표현한 그림은 점차 글자에 가까워졌다. 기원전 3500년경 지금의 이라크 일대인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점토 위에 갈대나 금속으로 글자를 새겼다. 인류 최초의 문자로 알려진 쐐기문자(설형문자)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유명한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이 쐐기문자로 남긴 문서다. 고대 이집트에도 문자가 있었다. 고대 이집트인은 사물의 모양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 2500여 개를 사용했다. 알파벳을 비롯해 현재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문자의 75%가 이집트 문자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기원전 1400년경 중국에선 거북이 등에 글자를 새긴 갑골문자가 등장했다. 이것이 발전해 한자가 됐다. 한자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문자에 영향을 미쳤다. 마야 문자, 아랍 문자, 인도 문자까지 세계 전역의 문자를

    2024.02.25 15:01
  • [꿈을 이룬 사람들] 절망을 이겨 낸 세계 일류 요리사 미쉐린 3스타 셰프 고든 램지

     음식이 덜 익었다며 바닥에 내팽개치고, 음식을 만든 사람에게 욕설까지 퍼붓습니다. 하지만 요리에 열정을 보이는 사람에겐 진심 어린 격려를 해 줍니다. 방송인으로도 유명한 세계적인 요리사 고든 램지 이야기입니다. 한 개에 10만 원이 넘는 ‘고든 램지 버거’가 한국에도 들어와 그의 이름이 더 많이 알려졌어요. 1년에 수백억 원을 벌어들이는 초일류 요리사지만, 램지 역시 꿈을 이루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절망으로 가득했던 어린 시절 램지는 1966년 영국 북부 지역인 스코틀랜드의 존스턴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은 불우했어요. 알코올 중독 자였던 아버지는 가족에게 폭력을 휘둘렀어요. 형은 약물에 빠져 살았고, 동생은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들어갔죠. 어려운 환경에서도 램지에겐 꿈이 있었어요.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었죠. 스코틀랜드 프로 축구팀인 레인저스의 유소년팀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큰 부상을 당해 꿈을 접어야 했죠. 램지에겐 또 다른 관심사가 있었어요. 바로 요리였습니다. 축구를 그만둔 램지는 요리를 본격적으로 배우기로 하고 노스 옥스퍼드셔 칼리지 호텔경영학과에 입학했어요. 요리 공부는 쉽지 않았어요. 램지는 유명한 요리사인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의 주방에서 하루 17시간씩 일하며 청소와 설거지부터 해야 했어요. 그리고 요리를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 유학도 다녀왔습니다.  일류 요리사로 발돋움하다 램지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1993년 유학을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와 ‘오베르진’이라는 레스토랑의 셰프로 일하면서부터입니다. 램지는 셰프로 일

    2024.02.25 13:59
  • 재수의 경제학…스무살에 4000만원 쓰면 4억 더 번다?

    맘에 안 드는 대학, 맘에 안 드는 학과라도 그냥 다닐 것인가. 아니면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꽃다운 청춘 1년을 더 바칠 것인가. 올해도 많은 수험생이 이런 고민을 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라지만 그 선택이 쉽지는 않다. 한두 푼이 아닌 재수 비용, 1년이라는 시간, 수험생 본인은 물론 부모의 마음고생까지…. 재수는 과연 남는 장사일까. 징역 10개월, 벌금 4000만원자녀가 재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안다. 1년 재수하는 데 대학 4년 등록금보다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을. 서울에 있는 웬만한 학원의 재수종합반은 한 달 수강료가 200만원을 넘어간다. 교재비, 특강비, 모의고사 비용 등은 별도다. 다 합치면 월 300만원에 이른다. 2월부터 11월까지 열 달간 학원비만 3000만원이다.지방 학생이 서울에서 재수한다면 비용은 더 불어난다. 숙식까지 학원에서 해결하는 기숙학원의 월 비용은 400만원이 넘는다. 기숙학원이 아니라 일반 재수학원에 다니더라도 학원 근처 원룸이나 오피스텔 월세로 100만원은 내야 한다.재수하기로 결정한 자녀를 둔 학부모가 ‘징역 10개월에 벌금 4000만원 형을 받았다’고 말하는 것이 농담이 아니다. 사립대 4년 등록금이 평균 3000만원이니 재수만 안 해도 대학 4년 등록금을 버는 셈이다.그런데도 재수생은 늘어만 간다. 작년 11월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응시자 중 고등학교를 이미 졸업한 사람이 15만7368명으로 전체의 35.4%였다. ‘현역(고3 재학생)’ 대 재수생 비율이 대략 2 대 1이니 동년배 학생의 절반가량은 재수하는 것이다. 올해는 의대 정원 확대 등으로 재수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년

    2024.02.19 19:00
  • [경제야 놀자] 위험한 착각…선진국보다 부채비율 낮으니 괜찮다?

    “국가채무 1100조 원 넘었다.” “국가부채 2300조 원으로 사상 최대.” 언론에 종종 나오는 기사 제목이다. 나랏빚이 언제는 1000조 원이라고 했다가 또 언제는 2000조 원이 넘었다고 한다. 사용하는 용어도 국가채무였다가, 국가부채였다가 오락가락한다. 어쨌거나 나랏빚 문제가 심각하기는 한가 본데, 그래서 그게 얼마나 된다는 것일까. 나랏빚을 가리키는 정확한 용어는 무엇일까.국가채무부터 국가 부채까지정부가 진 빚은 포함하는 범위에 따라 네 가지로 나뉜다. 영어로는 D(Debt)1~4라고 한다. D1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직접적인 상환 의무가 있는 돈을 말한다. 가장 좁은 의미의 나랏빚이다. 국가채무는 D1을 뜻하는 용어다. D2는 D1에 비영리 공공기관의 빚을 합친 것으로 ‘일반정부 부채’라고 한다. 국제 비교에 주로 사용하는 기준이 D2다.정부가 지급 보증하는 공기업 부채도 국가 부채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이를 반영한 ‘공공부문 부채’가 D3다. D3에 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충당 부채까지 합쳐 D4라고 하기도 한다. 정부 결산 재무제표에 부채로 잡히는 가장 넓은 의미의 나랏빚이다. “국가부채가 2000조 원이 넘었다”고 할 때 국가부채는 D4를 가리킨다. D3와 D4는 발표하는 나라가 많지 않아 국제 비교에는 잘 활용되지 않는다.2022년 기준 한국의 D1은 1067조4000억 원, D2는 1157조2000억 원, D3는 1588조7000억 원이었다. D4는 2326조2000억 원으로 같은 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2161조8000억 원보다 컸다.한국 국가부채가 더 위험한 이유한국의 국가부채 규모를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흔히 범하는 실수가 있다. 선진국 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024.02.19 10:00
  • [커버 스토리] 학생은 공부만 하면 된다? 돈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돈은 참 멋집니다. 돈이 있으면 갖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몸이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고, 남을 도울 수도 있죠. 돈은 골칫덩어리이기도 합니다. 어른들은 돈이 없다며 스트레스를 받고, 더 많은 돈을 가지려고 싸우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죠. “넌 학생이니까 공부만 해.” 하지만 어른이 된다고 해서 돈에 대해 저절로 알게 되지는 않아요. 학교 공부, 그림 그리기, 운동과 마찬가지로 돈과 관련된 일도 미리 알아보고 연습도 해야 잘할 수 있습니다.  돈은 우리 생활 그 자체 돈에 대해 알아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돈이 우리 생활 그 자체이기 때문 입니다. 우리가 먹고 입고 누리는 모든 것은 돈을 내고 구입한 것입니다. 산속에 움막을 짓고 홀로 살지 않는 한 돈을 주고받으며 상품을 사고파는 ‘화폐 경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어른들만의 얘기도 아닙니다.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는 것, 그 돈을 갖고 친구들과 분식집에 가는 것, 용돈의 일부를 저축하는 것 모두가 돈과 관련된 경제 활동입니다. 심지어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것도 경제 활동이에요. 여러분이 동영상을 시청한 대가로 유튜브 운영자가 돈을 버니까요. 더구나 돈은 희소합니다. 희소하다는 것은 욕구에 비해 부족하다는 뜻이에요. 돈을 무한정 쓸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원하는 것에 비해 가진 돈이 적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정된 돈으로 무엇부터 할지, 어디에 얼마나 쓸지 현명하게 선택할줄 알아야 합니다.  돈을 모르면 생기는 일 돈을 잘 관리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하면 나중에 아주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습니

    2024.02.17 12:53
  • [커버 스토리] 돈이란 무엇인가?

     돈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돈을 통해 기쁨과 만족감을 느낀 적도 있을 것이고, 돈이 부족해 슬프거나 아쉬웠던 일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우리는 이 돈이라는 것에 대해 잘 알아야할 것만 같습니다. 돈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을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지 말이죠. 이 세상에서 돈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부터 알 아보겠습니다. 돈이 없다면 우리에게 어떤 불편이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죠. 어떤 어른들은 돈을 목적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돈은 도구입니다. 도구에 불과한 돈이 우리를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되겠죠? 우리가 돈을 지배하기 위해 필요한 올바른 태도와 습관에 대해 서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by 유승호 기자  교환의 매개 수단아주 오랜 옛날에는 돈이란 것이 없었어요. 각자가 가진 물건을 상대방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물건을 얻었죠. 이런 것을 물물교환이라고 해요. 하지만 물물교환은 참 불편했어요. 내가 가진 물건을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나도 필요한 물건을 얻을 수 없었죠.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돈, 화폐예요. 돈이 있어 우리는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손쉽게 구할 수있죠. 물건을 들고 다니며 적당한 교환 상대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졌어요. 이렇게 돈은 ‘교환 수단’의 역할을 합니다. 교환 수단이란 말이 어렵다면 그냥 물건을 사고파는 수단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가치 저장 수단치킨과 돈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치킨은 먹을 수 있는데, 돈은 먹을 수 없다고요? 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무언가를 팔고 돈이 아닌 치킨을 받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자리에서 바로 치

    2024.02.17 12:46
  • [책마을] 세상 일에 점수 매기지 말라, 자꾸 불행해진다

    우리는 수(數)와 함께 살아간다. 수는 믿어도 되는 것일까. 미카엘 달렌 스톡홀름경제대 석좌교수와 헬게 토르비에른센 노르웨이경제대 전략·경영학과 교수는 <매일, 더, 많은 숫자의 지배>에서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는 수의 객관성과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2021년 겨울 스웨덴의 코로나19 감염자는 70만 명이었다. 스웨덴 인구의 7%였다. 70만 명과 7%는 같은 사실을 다르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자가 70만 명이라는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7%라는 얘기를 들은 사람보다 코로나19에 훨씬 더 큰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수는 편견을 조장하기도 한다. 수백 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새로 나온 초콜릿 바를 먹게 하는 실험이 있었다. 첫 번째 그룹에는 이 초콜릿이 다른 평가에서 10점 만점에 5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고 말해 줬고, 두 번째 그룹에는 5점 이상을 받았다고 말해 줬다. 직접 먹고 나서 점수를 매기라고 했더니 첫 번째 그룹은 두 번째 그룹보다 상당히 낮은 점수를 줬다.모든 것을 정량화하고 수치화하는 행위 자체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1000명에게 몇 주 동안 일, 여가, 건강, 인간관계 등에 대한 행복감을 매기라고 했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수가 낮아졌다고 한다. 저자들은 뭔가를 평가하고 점수를 매기다 보면 점점 까다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그렇다고 수를 배척하고 살 수는 없다. 수치로 제시된 목표는 개인과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해 주고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숫자로 나타난 성과는 성취감을 안겨준다. 수를 대신할 더 나은 지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수는 부정확할 수도 있고, 잘못 해석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저자들은

    2024.02.16 18:47
  • "남들 일에 점수 매기지 마라, 그럴수록 사람이 까다로워져" [서평]

    잠에서 깨면 머리맡에 있는 스마트폰을 집어 들어 몇 시간이나 잤는지 살펴본다.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가 체중계 위에 선다. 회사에 도착하면 출근길 걸음 수를 체크하고, 업무 시간 틈틈이 어젯밤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의 좋아요는 몇 개인지, 팔로어는 늘었는지 확인한다. 우리는 수와 함께 살아간다. 여름휴가 때 묵을 숙소와 점심 메뉴를 정할 때도 평점과 리뷰 개수가 의사결정의 근거가 된다. 그런데 수는 믿어도 되는 것일까. 미카엘 달렌 스톡홀름경제대 석좌교수와 헬게 토르비에른센 노르웨이경제대 전략·경영학과 교수는 <매일, 더, 많은 숫자의 지배>에서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는 수의 객관성과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물론 수 자체엔 아무런 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를 만들고 접하고 해석하는 우리 인간은 그렇게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이지 않다. 2021년 겨울 스웨덴의 코로나19 감염자는 70만명이었다. 스웨덴 인구의 7%였다. 70만명과 7%는 같은 사실을 다르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자가 70만명이라는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7%라는 얘기를 들은 사람들보다 코로나19에&

    2024.02.07 17:52
  • "10명 중 3명이 경제 공부"…軍에 부는 한경 테샛 바람

    “테샛에 응시하면 군 복무 중에는 포상 휴가를 얻을 수 있고 제대 후엔 경제 지식으로 무장해 취업과 투자에서 한발 앞서갈 수 있죠.”군 장병들 사이에 경제이해력시험 테샛 바람이 불고 있다. 자기 계발에 관심이 높은 MZ세대 군인들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경제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주관하는 테샛(사진)은 경제 이론, 시사 경제, 상황 판단 등 3개 영역에서 경제 지식과 경제 원리에 대한 이해력을 평가한다.지난 3일 치러진 제85회 테샛에서는 신청 인원의 16.3%가 군인이었다. 여섯 명 중 한 명꼴이다. 이날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에 마련된 각 시험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군복을 입은 응시자가 몰려들었다. 같은 부대에서 외출·외박 날짜를 맞춰 3~4명이 함께 시험을 보러 온 장병들도 눈에 띄었다.군 장병들이 테샛에 응시하는 첫 번째 이유는 포상 휴가다. 공군은 장병들의 자기 계발을 독려하기 위해 테샛에서 3급 이상의 점수를 받은 사람에게 포상 휴가를 준다.또 한 가지 이유는 테샛이 취업과 투자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서울 성사중에서 테샛에 응시한 공군 모 부대 이영인 상병은 “주요 기업과 금융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것이 경제 지식”이라며 “테샛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제학 기초 개념과 최신 시사 경제 상식을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같은 부대의 김동훈 상병은 “군 복무 기간을 공백기로 허비하지 않고 계속 공부하려고 테샛에 응시했다”며 “사회에 나가 주식 투자 등을 하는 데도 경제 지식은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상병은 “부대원 100여 명 중 테샛을 준비하는 사람이 30명

    2024.02.06 18:50
  • [경제야 놀자] 고소득자에 열등재 된 '아이'…돈 많이 벌수록 안 낳는다

    0~1세 아동을 키우는 부모에게 월 50만~100만 원, 8세 미만인 아동이 있는 가구에 월 10만원, 아이 한 명당 최대 수천만 원의 출산 지원금. 현재 시행 중인 출산·육아 지원 정책들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그래서 정부의 저출산 대책도 경제적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아이를 낳으리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돈과 출산율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저소득 고출산, 고소득 저출산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아이를 많이 낳을까.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도리어 아이를 덜 낳는 경향이 나타난다.2022년 11월 1일 기준 혼인 신고한 지 5년 이하인 부부의 소득 구간별 자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연소득 1000만 원 미만인 부부의 유자녀 비율이 60.1%로 가장 높았다. 연소득 7000만~1억 원 미만 부부는 46.2%만 아이가 있었다. 연소득 1억 원 이상 부부도 유자녀 비율이 48.4%로 아이가 없는 집이 더 많았다. 자녀가 둘 이상인 부부의 비율도 연소득 1000만 원 미만 부부가 15.1%로 가장 높았고, 연소득 1억 원 이상 부부는 7.9%만 둘째가 있었다.국민소득과 출산율도 일반적으로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5명에 불과하다. 한국도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출산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자녀를 열등재로 보기도 한다. 열등재란 소득이 늘면 수요가 감소하는 재화를 말한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은 자가용에 비해 열등재다. 돈을 많이 벌면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타듯이 잘 먹고

    2024.02.05 10:00
  • [내 꿈은 기업가] 쇼핑을 보물찾기처럼 돈키호테 창업자 야스다 다카오

     거대한 풍차를 향해 창을 들고 돌진한 사람의 이야기. 스페인 작가 미겔 드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엔 풍차를 보고 거인이라며 달려드는 돈키호테가 등장합니다. 소설 속 돈키호테처럼 무모해 보이지만, 독특한 방식으로 유통업의 최강자가 되겠다며 도전한 기업인이 있습니다. 회사 이름도 ‘돈키호테’라고 지었죠. 과자, 화장품, 스포츠 용품, 장난감, 전자 제품까지 없는 것이 없다는 일본의 소매 판매점 돈키호테의 창업자 야스다 다카오입니다.  도쿄에 적응 못 한 시골 학생 야스다는 1949년 일본 중부의 작은 도시 오가키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엔 모범생이나 우등생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합니다. 여러 친구와 어울려 다니며 골목대장 노릇을 했죠. 고등학교에 가서야 대도시인 도쿄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뒤늦게 공부에 열중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 명문 대학인 게이오대 법학부에 입학했지만, 막상 대학 생활은 그의 기대만큼 재미있지 않았어요. 시골에서 온 야스다는 도쿄에서 만난 친구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했어요. 공부에 흥미를 잃은 그는 중국 도박인 마작에 빠져 지내기도 했어요. 그는 “그 시절 나는 사회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열등감이 있었다”고 말했죠. 대학 졸업 후 작은 부동산 회사에 취직했지만, 불과 열 달 만에 회사가 망해 일자리를 잃고 말았어요. 스물아홉 살 땐도쿄에 60㎡ 넓이의 점포를 빌려 ‘도둑시장’이라는 이름의 가게를 열었지만, 장사가 안 돼 망할 위기에 몰렸죠.  물건을 찾을 수 없는 매장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야스다는 ‘남들이 팔지 않는 물건’을

    2024.02.04 05:45
  • 위험한 착각…선진국보다 국가부채비율 낮으니 괜찮다?

    “국가채무 1100조원 넘었다.” “국가부채 2300조원으로 사상 최대.” 언론에 종종 나오는 기사 제목이다. 나랏빚이 언제는 1000조원이라고 했다가 또 언제는 2000조원이 넘었다고 한다. 사용하는 용어도 국가채무였다가, 국가부채였다가 오락가락한다. 어쨌거나 나랏빚 문제가 심각하기는 한가 본데 그래서 그게 얼마나 된다는 것일까. 나랏빚을 가리키는 정확한 용어는 무엇일까. 국가채무부터 국가부채까지정부가 진 빚은 포함하는 범위에 따라 네 가지로 나뉜다. 영어로는 D(Debt)1~4라고 한다. D1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직접적인 상환 의무가 있는 돈을 말한다. 가장 좁은 의미의 나랏빚이다. ‘국가채무’는 D1을 뜻하는 용어다. D2는 D1에 비영리 공공기관의 빚을 합친 것으로 ‘일반정부 부채’라고 한다. 국제 비교에 주로 사용하는 기준이 D2다.정부가 지급 보증하는 공기업 부채도 국가부채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이를 반영한 ‘공공부문 부채’가 D3다. D3에 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충당 부채까지 합쳐 D4라고 하기도 한다. 정부 결산 재무제표에 부채로 잡히는 가장 넓은 의미의 나랏빚이다. “국가부채가 2000조원이 넘었다”고 할 때 ‘국가부채’는 D4를 가리킨다. D3와 D4는 발표하는 나라가 많지 않아 국제 비교에는 잘 활용되지 않는다.2022년 기준 한국의 D1은 1067조4000억원, D2는 1157조2000억원, D3는 1588조7000억원이었다. D4는 2326조2000억원으로 같은 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2161조8000억원보다 컸다. 한국 국가부채가 더 위험한 이유한국의 국가부채 규모를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흔히 범하는 실수가 있다. 선진국 또는 경제협력개

    2024.01.29 17:53
  • [경제야 놀자] 양극화 심하다는데…美 소득불평등은 줄어들었다?

    부자들의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해진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원 교수가 2013년 출간한 <21세기 자본>의 핵심 내용이다.피케티 교수의 주장은 세계적으로 불평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경제적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고, 불평등 해소가 각국의 주요 정책 과제가 됐다. 그런데 통념과 달리 부의 불평등이 오히려 덜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말일까.“불평등에 대한 기존 지식 틀렸다”불평등이 해소되려면 저소득층의 소득이 고소득층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야 한다.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데이비드 오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가 작년 5월에 발표한 논문 ‘팬데믹과 관련된 저임금 노동시장의 변화’에서다.논문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미국에서 소득 하위 10% 근로자의 시간당 실질임금은 6.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상위 10% 근로자의 실질임금은 2.7% 감소했다.저소득층 임금은 늘고, 고소득층 임금은 줄었으니 격차가 축소됐다는 것이다. 오터 교수는 2020년 이후 저소득층의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지난 40년간 생겨난 임금 불평등의 40%가 해소됐다고 분석했다.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오터 교수의 논문을 인용해 이런 제목의 특집기사를 냈다. “대박 난 육체노동자들, 불평등에 관한 기존 지식은 왜 틀렸나.”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피케티 교수에 대해 “마르크스보다 큰 연구성과”라고 평가했으나 10년 만에 불평등에 대한 정반대 관점을 제시한 것이다.미국 재무부의 제럴드 오텐과 미 의회의

    2024.01.29 10:00
  • [커버 스토리] 실력은 한 끗 차이, 연봉은 100배 차이 ‘슈퍼스타 경제’의 비밀

     우리나라엔 약 7500명의 가수가 있습니다.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들은 보통 사람은 상상하기도 힘든 큰돈을 벌어요. 가수 중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상위 1%의 평균 소득은 연 46억 원에 이르죠. 하지만 그런 특급 스타는 아주 일부예요. 상위 1%를 제외한 99% 가수의 평균 소득은 2000만 원 정도입니다. 무려 230배 차이가 나죠. 이렇게 극소수 특급 스타가 압도적으로 높은 소득을 얻는 현상을 ‘슈퍼 스타 경제학’이라고 합니다.  46억 원 vs 2000만 원 비슷한 예를 더 살펴볼까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손흥민의 연봉은 180억 원이 넘습니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 선수 평균 연봉의 70배죠. 손흥민은 세계 정상급 선수가 되기까지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어요. 그런데 K리그 선수들보다 70배 더 노력한다고 할 수 있을 까요. K리그 선수들도 열심히 훈련하고 90분 경기 내내 최선을 다해 뜁니다. 그렇다면 손흥민 같은 슈퍼스타에게 엄청나게 높은 연봉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슈퍼스타가 ‘대체 불가능한’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에서 이기려면 평범한 선수 열 명보다 손흥민 같은 특급 골잡이 한 명이 필요합니다. 또 팬들은 평범한 선수들이 뛰는 경기를 열 번 보는 것보다 손흥민이 뛰는 경기 한 번을 보고 싶어 합니다. 무명 가수 열 명이 나오는 공연보다는 BTS 한 팀이 출연하는 공연이 훨씬 인기가 높겠죠. 소수의 슈퍼스타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립니다. 공급은 적고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비싸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유명 맛집, 1타 강사도 슈퍼스타 슈퍼스타 경제는 주로 연예계와 스포

    2024.01.27 21:56
  • [커버 스토리] 슈퍼스타로 경제 읽기

     화려한 무대에서 수많은 관객의 환호 속에 춤추고 노래하는 가수, 현란한 드리블과 강력한 슈팅을 뽐내는 축구 선수. ‘슈퍼스타’는 대중의 주목을 한몸에 받습니다. 인기만큼이나 소득이 높고 나라 경제에도 큰 파급 효과를 낳습니다. 여러분 중에도 슈퍼스타를 꿈꾸는 사람이 있겠죠? 인기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일류 피아니스트가 돼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스타가 되는 꿈 말이에요. 요즘엔 유튜버 중에도 1년에 수억 원을 버는 사람이 있습니다. 슈퍼스타는 어째서 그렇게 많은 돈을 버는 것일까요? 단지 보통 사람보다 조금 나은 능력을 지녔기 때문일까요? 슈퍼스타에 숨은 경제 원리를 공부해 보겠습니다.by 유승호 기자 손흥민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축구 선수 손흥민. 현대경제연구원은 손흥민의 활약이 우리나라의 수출을 연간 2700억 원 늘리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어요. 승용차 9800대를 수출한 것과 비슷한 금액이에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손흥민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되고 좋은 인상을 갖게 되면서 한국산 제품의 수출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죠.  테일러 스위프트테일러 스위프트는 미국의 가수이자 영화배우입니다. 공연 한 번에 입장료 수입이 1400만 달러(약 187 억 원)에 이르죠. 스위프트의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 덕분에 주변 음식점과 호텔에도 손님이 몰린대요. 스위프트의 공연이 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의미에서 ‘스위프트노믹스 (스위프트+이코노믹스)’라는 말까지 생겼어요. 오타니 쇼헤이 오타니 쇼헤이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일본인 야구 선수예요. 대부분의 프로야구 선수는 투수와 타자 중 한가지 역할만 해요. 그런데 오타니

    2024.01.27 21:51
  • 소득 높을수록 낮은 출산율…아이는 열등재인가

    0~1세 아동을 키우는 부모에게 월 50만~100만원, 8세 미만인 아동이 있는 가구에 월 10만원, 아이 한 명당 최대 수천만원의 출산 지원금. 현재 시행 중인 출산·육아 지원 정책들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그래서 정부의 저출산 대책도 경제적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아이를 낳으리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돈과 출산율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저소득 고출산, 고소득 저출산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아이를 많이 낳을까.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도리어 아이를 덜 낳는 경향이 나타난다.2022년 11월 1일 기준 혼인 신고한 지 5년 이하인 부부의 소득 구간별 자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연소득 1000만원 미만인 부부의 유자녀 비율이 60.1%로 가장 높았다. 연소득 7000만~1억원 미만 부부는 46.2%만 아이가 있었다. 연소득 1억원 이상 부부도 유자녀 비율이 48.4%로 아이가 없는 집이 더 많았다. 자녀가 둘 이상인 부부의 비율도 연소득 1000만원 미만 부부가 15.1%로 가장 높았고 연소득 1억원 이상 부부는 7.9%만 둘째가 있었다.국민소득과 출산율도 일반적으로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5명에 불과하다. 한국도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출산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자녀를 열등재로 보기도 한다. 열등재란 소득이 늘면 수요가 감소하는 재화를 말한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은 자가용에 비해 열등재다. 돈을 많이 벌면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타듯이 잘 먹고 잘

    2024.01.2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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