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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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자 칼럼] '언더독'의 반란

    [천자 칼럼] '언더독'의 반란

    스포츠의 매력은 객관적으로 열세인 팀이 가끔 이기는 의외성에 있다.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선 투자(돈)가 절대적으로 전력을 좌우하지만 가끔은 ‘각본 없는 드라마’ 같은 반전이 일어난다. 그런 일이 한국과 미국의 가을야구 시즌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언더독(underdog)의 반란’이다. 언더독은 본래 투견(鬪犬)에서 밑에 깔리는 개를 뜻했다. 선거, 스포츠 등에서 ‘이기거나 성공할 ...

  • [오형규 칼럼] 경제학원론과 싸우지 맙시다

    [오형규 칼럼] 경제학원론과 싸우지 맙시다

    조국 사퇴 후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행보가 부쩍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를 찾더니 어제는 경제장관들을 불러모았다. 경제상황이 엄혹한 시기에 대통령이 경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그런데 어딘가 어색하고 낯설고 불편하다는 얘기가 많다. 최근 대통령의 “우리 삼성” “미래차 1등” 같은 발언과, 지난 2년 반 동안 보여준 반(反)기업·반시장 정책기조 중 어느 쪽이 진심...

  • [천자 칼럼] 우리말 해치는 北의 막말

    [천자 칼럼] 우리말 해치는 北의 막말

    573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고마움을 다시금 새기게 된다. 글은 말을 담는 그릇이다. 한글을 지키고 가꾸는 것 못지않게, 글로 담아내는 말의 품격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한글이 우수하다 해도 글로 표현되는 말이 천박하면 덩달아 저급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그제 쏟아낸 막말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상전의 요구를 받아 무는 비굴한 추태” “염통도 쓸...

  • [오형규 칼럼] "누구나 계획이 있다. 얻어맞기 전까진…"

    [오형규 칼럼] "누구나 계획이 있다. 얻어맞기 전까진…"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 한방 얻어맞기 전까지는….” 마이크 타이슨의 핵주먹만큼 유명한 명언이다. 어떤 정부든 출범 초 거창한 장밋빛 청사진을 내민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다른 게 문제가 아니라 설계주의적 계획 자체가 문제임이 드러난다. 꼬이고, 막히고, 얻어터진 뒤에야 방향을 튼다. 그런 선례에 비춰볼 때 ‘소득주도 성장(소주성)’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 집착은...

  • [오형규 칼럼] 한국 정치는 상하기 쉬운 생선인가

    [오형규 칼럼] 한국 정치는 상하기 쉬운 생선인가

    큰 흐름을 한 줄로 요약하는 지력(知力)은 늘 부럽다. 그 덕에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명징해진다. “혁명을 보관하지 마라. 세상과 인간은 지옥 같은 여름이고, 혁명은 상하기 쉬운 생선이니까”라는 작가 이응준(<해피 붓다>)의 촌철살인은 근대사를 함축한다. 물경 한 세기나 혁명과 반(反)혁명으로 얼룩진 프랑스가 그랬고, 허울 좋은 혁명이 포퓰리즘으로 퇴색해 동반 몰락한 중남미가 그랬다. 초심은 오래 보관하기 힘들...

  • [천자 칼럼] '100년 기업'의 길

    [천자 칼럼] '100년 기업'의 길

    세계 기업의 평균수명이 15년에 불과한데, 100년 넘게 존속하는 기업은 그 자체로 역사가 된다. 국내에 10곳뿐인 ‘100년 기업’ 중 하나인 (주)보진재(寶晉齋)가 영업 부진 끝에 인쇄사업을 접는다고 한다 (한경 9월 10일자 A1, 8면 참조) . 보진재는 1912년 ‘보진재석판인쇄소’로 출발해 4대(代), 107년간 한우물만 판 국내 최고(最古) 인쇄기업이다. 김진환 창업자가 북송시대 서예...

  • [오형규 칼럼] 脫진실 넘어 '탈도덕' 시대인가

    [오형규 칼럼] 脫진실 넘어 '탈도덕' 시대인가

    “세상에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 네 가지 있다. 입 밖에 낸 말, 공중에 쏜 화살, 지나간 인생, 그리고 놓쳐 버린 기회.” 세계적인 SF작가 테드 창의 단편소설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에 나오는 구절이다. 작가는 묻는다. 20년 전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다면 당신은 뭘 하겠는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어쩌면 지금 자신을 리셋하고 싶을 것이다.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는 무엇을 고칠까....

  • [천자 칼럼] 삼륜차의 추억

    [천자 칼럼] 삼륜차의 추억

    동남아에는 바퀴 셋 달린 삼륜(三輪)택시가 흔하다. 태국의 ‘툭툭(Tuk-tuk)’, 필리핀의 ‘트라이시클(Tricycle)’, 인도네시아의 ‘바자이(Bajay)’, 인도의 ‘오토릭샤(Auto rickshaw)’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삼륜차로 제작됐거나 모터사이클을 개조해 지붕과 좌석을 얹은 것이다. 이집트 수단 등 아프리카에도 있다. 삼륜차 하면 더...

  • [오형규 칼럼] 곳곳에서 '블랙스완'이 고개 든다

    [오형규 칼럼] 곳곳에서 '블랙스완'이 고개 든다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고 했던가. 우리가 한·일 경제갈등에 함몰된 동안 세계의 정치·경제·안보가 요동치고 있다. 상식이 무너지고, 정규분포를 벗어난 극단의 ‘블랙스완’이 곳곳에서 고개를 든다. 발생 가능성이 아주 희박해도 일단 터지면 엄청난 충격을 줄 일들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미·중 무역전쟁이 상수(常數)가 된 가운데 세계 1~3위 경제대국 미국·중국&mi...

  • [오형규 칼럼] 이순신 장군이 편히 쉴 수 있겠나

    [오형규 칼럼] 이순신 장군이 편히 쉴 수 있겠나

    서거한 지 422년 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요즘 바쁘다. 수시로 소환되고 있어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명량해전의 ‘12척 배’, 거북선횟집, 첫 승전지 저도(猪島) 등으로 이순신을 떠올리게 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지금 문재인 정부는 서희와 이순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거북선 모형을 배경삼아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다. ‘이순신...

  • [천자 칼럼] 반도체 공동체

    [천자 칼럼] 반도체 공동체

    “나는 연필입니다. 약간의 나무와 흑연, 래커, 인쇄된 라벨, 금속, 지우개로 구성돼 있죠. 미국 오리건 삼나무를 철로를 통해 캘리포니아 제재소로 운반해 다듬죠. 흑연은 실론섬에서 캐오고, 지우개는 인도네시아 평지씨 기름과 염화황을 반응시켜 만듭니다. 지우개를 끼우는 쇠테는 구리와 아연의 황동입니다. 여기에 수백만 명이 애쓰지만 이들 중 몇몇 외에는 서로를 모른답니다.” 미국 경제교육재단(FEE) 창립자 레너드 E 리드의...

  • [천자 칼럼] 꼬마 유튜버와 미래직업

    [천자 칼럼] 꼬마 유튜버와 미래직업

    아이들은 다 아는데 어른들만 모르는 게 있었다.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는 유튜버가 왜 초등학생 장래희망이 됐는지…. 그 이유를 여섯 살 꼬마 보람이를 통해 어른들도 알게 됐다. 보람이의 일상생활과 장난감을 갖고 노는 영상을 올린 ‘보람튜브’의 월수입이 최대 4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 가족회사 ‘보람패밀리’가 서울 강남에 95억원짜리 빌딩을 샀다는 소식에 다들 입이 떡 벌어졌다. 긍...

  • [오형규 칼럼] '심리적 IMF 위기'가 오고 있다

    [오형규 칼럼] '심리적 IMF 위기'가 오고 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연초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 사회는 대전환의 고통을 겪고, 각자도생(各自圖生)의 해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을 때 ‘설마’ 했다. 그 말이 새삼 혜안으로 다가온다. 일본의 경제보복은 한국 산업의 밑천을 들춰내고, 미국의 오불관언은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때의 쓰라린 기억을 소환한다. 예민한 식자들 사이에는 ‘위기’라는 공감대가 퍼져 있다. 구조적 저성장에...

  • [천자 칼럼] '메이드 인 재팬' 없이 살기

    [천자 칼럼] '메이드 인 재팬' 없이 살기

    일본의 경제보복에 분노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불매 리스트가 도는가 하면, 일본여행 취소도 속출한다. 일본차(車) 주유 거부 주유소, 일본 제품 판매 중단 마트도 등장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온라인 포스터가 퍼지고 있다. 일본 제품을 사거나 일본으로 여행 가면 ‘매국노’ 취급을 받을 판이다. 여당 국회의원은 “의병을 일으킬...

  • [오형규 칼럼] '극한직업'이 될 차기 대통령

    [오형규 칼럼] '극한직업'이 될 차기 대통령

    국정의 요체를 꼽는다면 단연 외교, 국방과 경제일 것이다. 나라의 존속과 국민 생존이 달린 문제들이어서다. 국가역량을 결집하고 대비하는 리더십과, 치열하고 부단히 노력하는 팔로십이 요구되는 공통점도 있다. 역사를 돌아봐도 외교·국방·경제가 흔들릴 때 어김없이 왜란·호란·망국 같은 국난을 겪었다.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존재하는지 의구스런 외교, 구멍 뚫린 국방, 활력 잃은 경제 등 어디 하...

  • [천자 칼럼] 이름을 불러줄 때

    [천자 칼럼] 이름을 불러줄 때

    2015년 6월 25일 미국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엄숙한 행사가 열렸다.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KWVMF) 주관으로 6·25전쟁의 미군 전사자 이름을 일일이 부른 것이다. 전사자 3만6574명을 호명하는 데 사흘이 걸렸다. 이듬해 미8군 한국군지원단(카투사) 전사자 7052명, 2017년 유엔군 전사자 3300명, 지난해에는 실종자 7704명의 이름을 알파벳 순으로 불러줬다. 올해는 국립대전현충원이 그 뜻을 이...

  • [천자 칼럼] "해봤어?"와 '미스터 에브리싱'

    [천자 칼럼] "해봤어?"와 '미스터 에브리싱'

    1962년 국교를 맺은 석유부국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의 인연은 남다르다.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사우디 특수’를 빼놓을 수 없다. 사우디의 사회간접자본(SOC) 현대화에는 한국 기업들이 톡톡히 기여했다. 사우디는 한국의 최대 석유 수입국(29%)이고, 오늘날 사우디인들은 한국 기업이 지은 집에서, 한국 TV·스마트폰으로 한류를 즐기고, 한국 자동차로 한국인이 닦은 도로를 달린다. 사우디가 극동의 개발도상국을 ...

  • [오형규 칼럼] "나까지 서민, 내 위로는 부자"

    [오형규 칼럼] "나까지 서민, 내 위로는 부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뉴스가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성인 남녀 3873명을 대면조사한 결과 76%가 ‘세금을 더 걷어 복지를 확대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 조사결과는 복지를 더 늘리고 증세를 해도 된다는 뜻으로 해석돼 널리 보도됐다. 하지만 보사연 조사는 딱 거기까지였다. ‘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낼 용의가 있는가’는 묻지 않았다. 그런 질문이 추가됐다면 결과는 딴판이었을 수...

  • [오형규 칼럼] '586, 영웅인가 괴물인가?'

    [오형규 칼럼] '586, 영웅인가 괴물인가?'

    예상이 틀렸기를 바랐는데 정말 그렇게 갈 모양인가 보다. 작년 3월 2일자 이 칼럼(‘정년 65세 연장 담합 시나리오’)에서 예측했던 게 현실이 돼 간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뜬금없이 65세 정년연장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명분도 예상대로다. 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 정년과 연금 수급연령 간 간극 등을 어떻게든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년연장으로 소득과 소비가 늘면 세수 증가, 재정 부담 감소로 이어진다는...

  • [천자 칼럼] KDI와 '한은사(寺)'

    [천자 칼럼] KDI와 '한은사(寺)'

    “혹시 ‘한은사(韓銀寺)’라는 절 이름을 들어봤습니까?” 지난해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주열 한은 총재에게 건넨 말이다. ‘한은사’란 절이 진짜 있는 건 아니고, 한은이 절간처럼 조용하고 존재감이 없다는 뜻에서 1990년대 언론이 붙여준 별명이다. 20여 년 전 회자됐던 별명을 박 의원이 끄집어낸 것은 “한은이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