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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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자 칼럼] '곤 사마'의 추락

    [천자 칼럼] '곤 사마'의 추락

    크고 화려한 꽃일수록 떨어지는 속도가 빠르다. 개화(開花)는 느리지만 낙화(落花)는 순식간이다. 세계 2위 자동차그룹인 르노·닛산·미쓰비시얼라이언스의 카를로스 곤 회장이 추락하는 과정도 이를 닮았다. 1999년 부도 직전에 몰린 닛산자동차 경영을 맡아 2년 만에 흑자를 일구고, 르노와 미쓰비시까지 지휘해 온 ‘세계 자동차업계의 마술사’가 그제 횡령 혐의로 전격 체포됐다. ‘닛산 재건&r...

  • [천자 칼럼] '새마을'이라는 브랜드

    [천자 칼럼] '새마을'이라는 브랜드

    1960년대 후반까지 대한민국의 경제력은 북한에 한참 뒤졌다. 각종 자원과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했다. 발전량도 북한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많은 국민이 보릿고개로 고생했고, 배를 곯은 아이들의 얼굴은 누렇게 떴다. ‘등 따습고 배 불러 보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춘궁기에 가뭄까지 겹친 1970년 4월22일, 박정희 대통령이 지방장관회의를 소집하고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한 ‘새마을 가꾸기 사업’을...

  • [천자 칼럼] '기업 천국' 뉴욕

    [천자 칼럼] '기업 천국' 뉴욕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은 2001년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위기를 맞았다. 2002~2013년 시장을 맡은 마이클 블룸버그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특별한 계획을 세웠다. 먼저 ‘도시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창업과 엔젤투자 지원에 나섰다. 대학 내 창업기업에는 10년간 지방세와 법인세, 부동산세를 면제해 줬다. 또 뉴욕시의 각종 행정정보를 공개해 스타트업들이 활용하도록 했다....

  • [천자 칼럼] 11월11일 11시

    [천자 칼럼] 11월11일 11시

    내일(11월11일) 오전 11시, 세계가 부산 유엔묘지를 향해 고개를 숙인다.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에 맞춰 모든 유엔 참전국이 1분간 묵념하며 전몰장병들의 넋을 기린다. 세계 유일의 유엔묘지에는 16개국 2300여 위의 영령이 안치돼 있다. 기념공연에서는 경기 연천 전투에서 최연소인 17세 나이로 전사한 제임스 도운트 이병(호주)의 사연이 소개된다. 한국에 도착한 지...

  • [천자 칼럼] '민주주의 용광로' 미국

    [천자 칼럼] '민주주의 용광로' 미국

    수많은 인종이 모인 미국 사회를 ‘용광로(melting pot)’라고 표현한 사람은 프랑스계 미국 수필가 미셸 기욤 장 드 크레브쾨르다. 그는 18세기 후반에 “할아버지가 영국인, 할머니가 네덜란드인이고 아버지는 프랑스 여성과 결혼했으며 자식 4명이 각기 다른 나라 출신과 결혼한 일가도 많다”며 “이런 개개인이 녹아 새로운 인종이 탄생한다”고 했다.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미...

  • [천자 칼럼] 기업인 대사(大使)

    [천자 칼럼] 기업인 대사(大使)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駐)북한 러시아대사는 외교 경력 40년의 절반을 남북한에서 보냈다. 유창한 한국어에 속담까지 자유롭게 구사한다. 왕이 중국 외교장관은 주일 대사 시절 원어민 수준의 일본어로 아키히토 일왕 등 고위층과 깊은 교감을 나눴다. 일본 외무성의 한반도 담당자와 한국 주재 외교관들도 거의 모두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미국 외교관들 역시 현지어에 능통하다. 미 국무부는 사전연수 제도를 통해 현지어 습득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

  • [고두현의 문화살롱] "시를 읽으면 뭐가 좋은겨?"

    [고두현의 문화살롱] "시를 읽으면 뭐가 좋은겨?"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시(詩)의 날’은 3월21일이다. 1999년 파리 총회에서 인류의 언어와 사고 지평을 넓히고자 기념일로 정했다. 이날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춘분(春分)이다. 프랑스는 이날을 전후해 ‘시인들의 봄’ 축제를 보름 이상 펼친다. 시의 향연은 ‘책의 날’인 4월23일까지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1987년에 이미 ‘시의 날’을 11월1일로 정하...

  • [천자 칼럼] 퇴조하는 '핑크 타이드'

    [천자 칼럼] 퇴조하는 '핑크 타이드'

    베네수엘라에 좌파 성향의 우고 차베스 정권이 들어선 1999년만 해도 남미에는 ‘신세계’가 펼쳐지는 듯했다. 귀를 솔깃하게 하는 ‘무상 정책’ 시리즈에 유권자들은 환호했다. 곧 남미 12개국 중 10개국에 반미·좌파 포퓰리즘 정부가 들어섰다. ‘핑크 타이드(pink tide·사회주의 성향 좌파 물결)’로 불리는 이 거대한 흐름은 약 20년간 남미 정치를 ...

  • [천자 칼럼] 장인의 한 땀

    [천자 칼럼] 장인의 한 땀

    6·25전쟁 때 월남한 피란민들이 서울 청계천 판자촌으로 몰렸다. 대부분은 맨손이었으나 개중에는 재봉틀을 안고 온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삯바느질과 재봉틀질로 생계를 꾸렸다. 지게꾼은 원단을 져다 날랐다. 1961년에는 번듯한 상가건물을 짓고 이름을 평화시장이라고 붙였다. 평화통일의 꿈을 담은 이름이었다. 1968년 서울에서 전차가 사라지고 차고지였던 동대문에 종합시장이 건립됐다. 곧이어 고속버스터미널도 들어섰다. 전국에서 사람과...

  • [천자 칼럼] 진정한 기부

    [천자 칼럼] 진정한 기부

    과일 장사로 모은 전 재산을 고려대 장학금으로 내놓은 노부부 이야기에 가슴이 훈훈해진다.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 마친 김영석·양영애 부부가 평생에 걸쳐 일군 땅과 건물의 가치는 400억원으로 고려대 역사상 개인 기부 최고액이다. 아직도 40년 된 소파와 장롱을 쓰는 이 부부의 반찬은 세 가지뿐이라고 한다. “나 같은 밑바닥 서민도 인재 기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어 기쁘다”는 이들처럼 우리 사회에는 배우지 못한...

  • [천자 칼럼] '기적의 돌' 50년

    [천자 칼럼] '기적의 돌' 50년

    1983년 2월7일 밤 일본 도쿄 오쿠라호텔.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손에는 100쪽 분량의 반도체 사업보고서가 들려 있었다. ‘첨단 반도체 중 일본이 미국보다 앞선 분야는 메모리’라는 대목이 눈에 띄었다. “일본이 미국을 앞설 수 있다면 우리도 가능하지!”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손재주가 좋아야 하는데 젓가락에 익숙한 한국인의 손재주는 일본인과 다를 게 없었다. 먼지 ...

  • [천자 칼럼] '알바 국가'

    [천자 칼럼] '알바 국가'

    ‘BH(청와대) 요청-공공기관 단기 일자리 확대 관련 간담회 참석 요청’ ‘사안의 긴급성 및 중요도를 감안해 임원이 참석 대상’ ‘BH에서 자료 보완을 요구함에 따라 부득이 추가조사’…. 정부가 지난달 공공기관들에 ‘체험형 청년 인턴 채용 확대’를 독려하며 보낸 이메일 내용이다. 체험형 청년 인턴은 공공기관이 ‘직장 체험기회’...

  • [천자 칼럼] 서글픈 '중미(中美) 엑소더스'

    [천자 칼럼] 서글픈 '중미(中美) 엑소더스'

    짐보따리를 이고 뗏목에 가족을 태운 채 강을 건너는 여인, 한 손에 아이를 안고 한 손으로 난간을 붙잡으며 다리를 기어오르는 남자, 트럭과 열차 지붕에 매달려 국경지대로 몰려가는 아이들…. 범죄와 가난을 피해 고국을 등진 중앙아메리카 난민들의 모습이다. 이들의 고향은 ‘중미(中美) 북부 삼각지대’로 불리는 온두라스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다. 3국 모두 세계 최대 위험국가로 꼽힌다. 지난해 살해된 민간인 희생자...

  • [천자 칼럼] '네덜란드 病' 고친 바세나르 협약

    [천자 칼럼] '네덜란드 病' 고친 바세나르 협약

    네덜란드 정치 중심지인 헤이그 인근의 휴양도시 바세나르.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왕족과 귀족들의 저택이 있는 부촌이다. 인구는 2만5000여 명에 불과하지만 외교관과 다국적 기업 임원들이 많이 산다. 굵직한 국제협약들이 체결된 곳이기도 하다. 30여 년 전인 1982년 11월, 네덜란드 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인 빔 콕이 이곳에 있는 경영자연합회장의 집을 찾았다. ‘자원의 저주’ 때문에 물가·임금이 급등하고...

  • [천자 칼럼] 마리화나 합법화

    [천자 칼럼] 마리화나 합법화

    캐나다가 우루과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마리화나(대마) 재배와 소비를 전면 허용했다. 음성적인 시장을 양지로 이끌어 적절한 규제와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계기로 마리화나 합법화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인체 유해성 여부와 법적·사회적 효력, 의료적 활용 등 크게 세 가지다. 합법화 찬성론자들은 마리화나의 독성이 니코틴이나 카페인보다 적다고 강조한다. 반대 측은 환각을 일으키는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

  • [천자 칼럼] 명상산업

    [천자 칼럼] 명상산업

    명상(瞑想)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경북 문경에 임직원용 ‘힐링센터’를 개설했고, 삼성전자는 영덕연수원에 명상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HDC그룹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SK그룹은 KAIST의 명상과학연구소를 후원하고 있다. 명상은 고요히 눈(目)을 감고(冥) 깊이 생각함(想)으로써 마음의 평안을 얻는 것을 말한다. ...

  • [천자 칼럼] 아! 히말라야

    [천자 칼럼] 아! 히말라야

    해발 8000m 이상 설산이 몰려 있는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산맥. 만년설에 뒤덮인 이곳 상공으로는 국제선 항공기가 다니지 않는다. 산이 워낙 높고 악천후가 심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동아시아로 가는 비행기도 태국·방글라데시 쪽으로 빙 둘러 간다. 이곳을 넘어 이동하는 생명체는 몸 속에 산소를 저장할 수 있는 철새 쇠재두루미와 줄기러기뿐이다. 길이가 2400㎞나 되는 이 산맥은 인도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의...

  • [천자 칼럼] 이시돌 목장

    [천자 칼럼] 이시돌 목장

    제주 한라산 기슭의 드넓은 목초지, 가을 햇살 아래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와 말, 갓 짜낸 젖으로 만든 우유와 치즈…. 이시돌 목장의 목가적인 풍경이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황무지였던 이곳을 초원으로 바꾼 사람은 ‘푸른 눈의 신부’ 패트릭 J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다.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26세 때인 1954년 제주 한림성당 사제로 부임했다. 당시는 6·25전쟁 직후로 섬 사람 모두 가...

  • [천자 칼럼] 국격과 '여권(旅券) 파워'

    [천자 칼럼] 국격과 '여권(旅券) 파워'

    한국 여권(旅券)으로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는 나라는 188개국이다. 영국 컨설팅그룹 헨리앤드파트너스의 ‘2018 헨리 여권지수’에서 한국은 독일·프랑스와 함께 ‘여권 파워’ 공동 3위에 올랐다. 1위는 일본(190개국), 2위는 싱가포르(189개국)다. 올해 초 글로벌 금융자문사인 아톤캐피털이 발표한 여권지수에서는 한국이 싱가포르와 함께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여권지수는 비자 면제, ...

  • [천자 칼럼] 북한 교회

    [천자 칼럼] 북한 교회

    미국 상선 제너럴 셔먼호가 대동강에서 불태워진 1866년. 이때 살해된 영국 선교사 로버트 저메인 토머스는 숨을 거두기 직전 최치량이란 사람에게 한문 성경 세 권을 줬다. 이 성경을 전해 받은 박영식은 종이를 뜯어 방 벽과 천장을 도배했다. 이 집은 1893년 평양 최초의 교회인 널다리 교회로 발전했고, 1907년 한국 개신교의 ‘평양 대부흥 운동’ 중심지가 됐다. 이보다 9년 앞선 1884년에는 한국 최초의 개신교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