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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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자 칼럼] '가업(家業) 포기' 내모는 나라

    [천자 칼럼] '가업(家業) 포기' 내모는 나라

    1967년 창업한 농우바이오는 외환위기 때 유일하게 살아남은 국내 종자(種子)회사다. 2011년 종자수출 1360만달러를 달성해 ‘1000만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2013년에는 ‘300대 강소(强小)기업’에 선정됐다. 그러나 창업주가 갑자기 타계한 뒤 유족들이 상속세 12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회사를 팔아야 했다. 세계 1위 손톱깎이 제조회사였던 쓰리쎄븐도 상속세 때문에 가업 승계를 포기했다. 국...

  • [천자 칼럼] '머스크 웨이(Musk way)'

    [천자 칼럼] '머스크 웨이(Musk way)'

    “어린 시절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 프로그래밍 언어를 독학으로 배웠다. 가솔린과 화학약품을 혼합한 연료로 모형 로켓을 발사했다. 열두 살 때는 게임 프로그램을 만들어 잡지사에 500달러를 받고 팔았다. 이 모든 아이디어를 책에서 얻었다. 우주모험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에 더없이 매료됐다.” 세계 최고의 혁신가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는 소년기부터 하루에 10시간씩 독서한 ...

  • [천자 칼럼] 피크 밸리(peak valley)

    [천자 칼럼] 피크 밸리(peak valley)

    미국 실리콘밸리를 떠나는 IT(정보기술)기업과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높은 임차료와 물가, 교통 혼잡, 이윤 감소로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LA) 등 새로운 근거지를 찾아 나서고 있다. 터줏대감 격인 구글과 페이스북도 사업 거점을 옮기기 시작했다. 청년들의 창업 열기 또한 옛날같지 않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피크 밸리(peak valley)’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에서 “실리콘밸리가 전성...

  • [천자 칼럼] '모빌리티 빅뱅'

    [천자 칼럼] '모빌리티 빅뱅'

    미국 주요 공항이나 호텔에는 일반 택시 타는 곳 외에 승차공유 구역이 따로 있다. ‘승차 공유(ride sharing)’ 또는 ‘우버 승차장’이라고 표시돼 있다. 우버는 지난해 65개국 600여 도시에서 40억 건 이상의 이용 실적을 올렸다. 2020년부터는 ‘하늘을 나는 공유 서비스(flying car) 시대’를 열 계획이다. 내년 초 상장을 앞둔 우버의 기업가치는 1200억달...

  • [천자 칼럼] 잘못된 수사

    [천자 칼럼] 잘못된 수사

    국내 4대 방위산업체 중 한 곳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 수사에 시달린다. 작년에도 대규모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그러나 몇몇 개인 비리 외에는 별다른 혐의가 없다는 게 밝혀졌다. 지난 4년간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8대 방위산업 비리’ 사건의 무죄율이 50%나 된다. 방산비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34명 중 17명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방위산업은 날개 없...

  • [천자 칼럼] 달의 뒷면

    [천자 칼럼] 달의 뒷면

    지구에서는 달의 한쪽 면만 볼 수 있다. 달 자전주기가 공전주기와 똑같은 ‘동주기자전(同週期自轉) 현상’ 때문이다. 지구에서 볼 수 있는 쪽을 달의 앞면, 볼 수 없는 반대쪽을 달의 뒷면이라고 한다. 미지의 영역은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곳에 외계문명의 구조물이나 나치 일당의 기지가 있다는 음모론이 난무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류가 달의 뒷면을 처음 확인한 것은 1959년 10월이다. 옛 소련 무인탐사선 루나 3호가...

  • [천자 칼럼] 세계의 공영방송

    [천자 칼럼] 세계의 공영방송

    영국 BBC는 세계 최초의 공영방송사다. 1927년에 출범했으니 역사가 1세기에 가깝다. BBC 뉴스는 편견 없고 공정하기로 유명하다. 초창기부터 공정성과 형평성, 정확성으로 국민 신뢰를 얻었다. 1982년 영국이 아르헨티나와 포클랜드 전쟁을 벌였을 때 자국 군대를 ‘국군’이 아니라 ‘영국군’으로 불렀을 정도다. 이런 정신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B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도 확인된다. BBC 수익은 ...

  • [천자 칼럼] '영리병원'이라는 말

    [천자 칼럼] '영리병원'이라는 말

    국내 첫 ‘영리병원’이 탄생하기까지 16년이 걸렸다. 병원이 이윤을 추구하면 의료의 공공성이 훼손된다는 반대 여론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작은 동네 의원부터 대규모 병원까지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곳이 있던가. 지난해 연세대의료원의 의료이익은 3000억원에 이른다. 개업한 의사들의 평균 연봉은 2억3000만원이다. 이들이 비영리활동으로 돈을 번다고 하면 언어도단이다. ‘영리병원’이라는 ...

  • [천자 칼럼] 통화 패권전쟁

    [천자 칼럼] 통화 패권전쟁

    유럽연합(EU)이 미국 달러화를 견제하기 위해 유로화 결제를 늘리는 방안을 오늘 공개할 예정이다. 역내 에너지 수입액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달러화 결제를 유로화로 전환하고, 아프리카에 유로화 차관을 확대하는 등 EU 차원의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개발할 모양이다. 기축통화를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다시 불붙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국제 통화 패권의 역사는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중심으로 부침을 거듭했다. 1500년대에는 스페인 페소화가 기...

  • [천자 칼럼] 부시 가문과 한국 재계

    [천자 칼럼] 부시 가문과 한국 재계

    그제 세상을 떠난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재계와 인연이 깊다. 기업가 출신인 그는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까지 2대에 걸쳐 한국 기업인들과 친분을 맺었다. 그 인연으로 퇴임 후에도 우리나라를 자주 방문했다. ‘부시 가문’과 가장 가까운 재계 인사로는 류진 풍산 회장이 꼽힌다. 류 회장과 부시 집안의 인연은 부친인 고(故) 류찬우 회장 시절 시작됐다. 1992년 방위산업진흥회장이던 류찬우 회장이 방한...

  • [천자 칼럼] '5G 시대'의 출퇴근 풍경

    [천자 칼럼] '5G 시대'의 출퇴근 풍경

    ‘월요일 아침 6시10분. 인공지능(AI) 알람이 예정보다 20분 먼저 울린다. 안개 때문에 주요 도로가 막히는 현상을 감지하고 시간을 자동으로 조정한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차를 호출하자 자율주행차가 찾아와 문을 연다. 이어 AI비서가 자율주행 모드를 가동하면서 투명 스크린으로 날씨와 뉴스를 보여준다.’ 공상과학영화 같지만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 곧 현실화될 풍경이다. 5G는 초고속·초연결·...

  • [고두현의 문화살롱] 나쓰메 소세키와 '두 개의 가을'

    [고두현의 문화살롱] 나쓰메 소세키와 '두 개의 가을'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와 ‘근대 하이쿠의 아버지’로 꼽히는 시인 마사오카 시키(正岡子規). 두 사람은 메이지 시대 직전인 1867년에 태어난 동갑내기 친구다. 서로에게 빛나는 영감을 주며 근대문학을 꽃피웠다. 둘이 처음 만난 것은 22세 때인 1889년. 제1고교(지금의 도쿄대 교양학부) 동창생인 이들은 젊은 문학도로 의기투합했다. 독특한 필명도 이 무렵에 탄생...

  • [천자 칼럼] 화성 탐사와 테라포밍

    [천자 칼럼] 화성 탐사와 테라포밍

    다른 행성에 지구(terra)와 비슷한 생태계를 형성(forming)하는 ‘테라포밍(terraforming)’ 개념은 1930년대 공상과학소설에 등장했다. 이를 과학적으로 받아들인 사람은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었다. 처음 대상으로 삼은 행성은 금성이었다. 세이건은 1961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엽록소로 동화 작용을 하는 조류(藻類)를 금성에 이식해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

  • [천자 칼럼] 남미의 시카고학파

    [천자 칼럼] 남미의 시카고학파

    남미의 정치 지형이 바뀌면서 경제 분야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포퓰리즘 위주의 ‘핑크 타이드(pink tide·사회주의 성향 좌파 물결)’가 퇴조하고 성장을 중시하는 자유시장경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남미의 ABC’로 불리는 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뿐만 아니라 파라과이와 콜롬비아 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브라질이다. ‘경...

  • [천자 칼럼] '초연결 사회'의 통신 재난

    [천자 칼럼] '초연결 사회'의 통신 재난

    스웨덴의 인터넷망이 붕괴된 2009년 10월, 전 국민이 대혼란에 빠졌다. 원인은 국가 도메인을 보수하던 작업자의 사소한 실수였다. 잘못 배열된 스크립트 하나로 국가 전체 사이트가 ‘먹통’이 됐다. 우리나라도 2013년 주요 기관과 기업, 지방자치단체의 전산망이 마비되는 ‘3·20 사이버 테러’로 곤욕을 치렀다. 이처럼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는 예측불가능한 사건들을 미국 과학자 존 캐스티...

  • [천자 칼럼] 진정한 '가난 구제'

    [천자 칼럼] 진정한 '가난 구제'

    최근 나온 두 가지 통계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는 서민층 근로소득이 역대 최대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3분기 가계 통계’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 평균 근로소득이 47만8900원으로 작년 대비 22.6%나 줄었다. 사업소득(자영업자)도 13.4% 감소했다. 복지수당·보조금 등이 60만4700원으로 19.9% 늘었지만 근로소득 감소분을 메우지 못했다. 또 하나는 한국 저소득층 가구가 가난에서 탈...

  • [천자 칼럼] 애국주의의 함정

    [천자 칼럼] 애국주의의 함정

    중국 쑤저우(蘇州)에서 국제 마라톤 경기가 열린 지난 18일. 결승점 500m를 앞두고 선두 다툼을 벌이던 중국 선수에게 한 자원봉사자가 국기(오성홍기)를 주려고 뛰어들었다. 또 다른 사람은 100m 지점의 트랙 안까지 들어와 국기를 걸쳐줬다. 국기는 곧 땅에 떨어졌고, 균형을 잃은 선수는 5초 차로 우승을 놓쳤다. 경기 후 그는 국기를 팽개친 ‘패륜 선수’로 찍혀 공개사과를 해야 했다. 대회 주최 측은 1~3위 중국인 ...

  • [천자 칼럼] '곤 사마'의 추락

    [천자 칼럼] '곤 사마'의 추락

    크고 화려한 꽃일수록 떨어지는 속도가 빠르다. 개화(開花)는 느리지만 낙화(落花)는 순식간이다. 세계 2위 자동차그룹인 르노·닛산·미쓰비시얼라이언스의 카를로스 곤 회장이 추락하는 과정도 이를 닮았다. 1999년 부도 직전에 몰린 닛산자동차 경영을 맡아 2년 만에 흑자를 일구고, 르노와 미쓰비시까지 지휘해 온 ‘세계 자동차업계의 마술사’가 그제 횡령 혐의로 전격 체포됐다. ‘닛산 재건&r...

  • [천자 칼럼] '새마을'이라는 브랜드

    [천자 칼럼] '새마을'이라는 브랜드

    1960년대 후반까지 대한민국의 경제력은 북한에 한참 뒤졌다. 각종 자원과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했다. 발전량도 북한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많은 국민이 보릿고개로 고생했고, 배를 곯은 아이들의 얼굴은 누렇게 떴다. ‘등 따습고 배 불러 보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춘궁기에 가뭄까지 겹친 1970년 4월22일, 박정희 대통령이 지방장관회의를 소집하고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한 ‘새마을 가꾸기 사업’을...

  • [천자 칼럼] '기업 천국' 뉴욕

    [천자 칼럼] '기업 천국' 뉴욕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은 2001년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위기를 맞았다. 2002~2013년 시장을 맡은 마이클 블룸버그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특별한 계획을 세웠다. 먼저 ‘도시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창업과 엔젤투자 지원에 나섰다. 대학 내 창업기업에는 10년간 지방세와 법인세, 부동산세를 면제해 줬다. 또 뉴욕시의 각종 행정정보를 공개해 스타트업들이 활용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