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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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자 칼럼] 로맨틱 가도

    [천자 칼럼] 로맨틱 가도

    해마다 2500여만명이 몰리는 독일 관광 명소 로맨틱 가도. 독일 중남부를 관통하는 350㎞의 대로 옆으로 유서깊은 도시들이 잇닿아 있다. 이 길을 찾는 사람 중 하룻밤 이상 자고 가는 숙박관광객만 연 500만명에 이른다. 로맨틱 가도라는 이름이 생긴 것은 약 70년 전인 1950년이다. 로마로 가는 옛길을 로만티셰 슈트라세(Romantische Strasse)라고 부르면서 낭만적인 감성까지 입힌 중의적 명명이다. 이제는 자동차뿐 아니라 자전거...

  • [천자 칼럼] 민음사 박맹호

    [천자 칼럼] 민음사 박맹호

    “지금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전화하는 거요. 기내에서 몇 번씩 읽었는데 그 기사 제목 우리 책 광고 카피로 써도 좋겠다 싶어서….”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늘 ‘문청(문학청년)’이자 ‘출청(출판청년)’이었다. 30년 아래의 젊은 문학 기자와 통화할 땐 더 청춘이 된다며 좋아했다. 첫 시집은 꼭 자기가 내야 한다며 원고를 독촉할 때도 그랬다. “...

  • [천자 칼럼] 인터폴 수배 등급

    [천자 칼럼] 인터폴 수배 등급

    파키스탄의 대형 의류공장에 불을 질러 259명을 살해한 범인이 최근 태국에서 체포됐다. 2012년 화재 발생 당시 공장에는 1500여명이 작업 중이었다. 비상구나 환풍기가 없어 대규모 인명피해가 났다. 이 사고는 당초 부주의에 의한 화재로 여겨졌지만, 20만달러를 요구하는 범죄조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의 수사공조로 4년 만에 범인을 검거했다. 인터폴의 국제공조가 맥을 못 추는 경우도 많다. ‘인간 백정&rsq...

  • [천자 칼럼] 외교관 추방

    [천자 칼럼] 외교관 추방

    각국 정부가 상대의 첩보활동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은 1860년대 이후였다. 대사관에 무관(武官)이 생기면서부터 외교관과 스파이의 경계가 불분명해졌다. 군사 정보의 상호 교환은 평화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간주됐다. 특별한 문제가 아니면 활동상을 알고도 묵인했다. 정보 요원은 크게 ‘화이트’와 ‘블랙’으로 나뉜다. 화이트 요원은 상대국에 공식 외교관 신분으로 파견되는 무관이나 정보기관원. 이른바 ...

  • [천자 칼럼] 한 해의 끝 날과 새 날

    [천자 칼럼] 한 해의 끝 날과 새 날

    ‘올 데까지 왔구나./ 막다른 골목/ 피곤한 사나이가 홀로 서 있다.// 훤칠한 키에 창백한 얼굴/ 이따금 무엇엔가 쫓기듯/ 시계를 자주 보는 사나이/ 외투깃을 세우며 서성거린다.’ 임영조의 시 ‘12월’의 첫 연이다. 생전에 ‘귀로 웃는 집’이라는 뜻의 이소당(耳笑堂)에서 늘 온화한 미소로 맞아주던 그도 한 해의 끝자락에선 자주 창백하고 쓸쓸했나 보다. ‘막다른 골목...

  • [천자 칼럼] 지는 직업, 뜨는 직업

    [천자 칼럼] 지는 직업, 뜨는 직업

    오프라인 여행업, 차량수리업, 보험업, 부품제조업, 투자자문업 …. 최근 파이낸셜타임스가 5~10년 뒤 완전히 뒤바뀌거나 없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목한 직업이다. 인공지능과 3차원(3D) 프린터, 전기자동차 등의 기술 발전이 이들 직업의 몰락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 노동부 집계를 보면 1990년에 13만2000개였던 여행사가 2014년 7만4000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여행자들이 항공, 호텔, 크루즈 등을 직접...

  • [천자 칼럼] 항공모함

    [천자 칼럼] 항공모함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6년. 영국이 순양함으로 건조 중이던 HMS 퓨리어스의 설계를 바꿔 갑판에서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항공모함을 처음 선보였다. 당시 해전의 핵심은 큰 전함과 대구경 함포를 앞세운 ‘거함거포(巨艦巨砲)’ 전략이었다. 여기에 필수적인 정찰·관측 기능을 담당하는 게 항공기였으니, 너도나도 항공모함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항공모함의 역사는 100년에 이르지만 설계 단계부터 항공모함용...

  • [천자 칼럼] 크리스마스의 역사

    [천자 칼럼] 크리스마스의 역사

    성서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이 언제인지 기록돼 있지 않다. 성탄절이 12월25일로 고정된 것은 4세기 중엽 교황 율리우스 1세 때다. 이 시기 로마의 동방 지역에서는 1월6일에 예수 탄생을 기념했다. 그 전엔 1월1일, 1월6일, 3월27일 등 제각각이었다. 러시아 정교회 등 일부에서는 지금도 1월7일을 성탄절로 삼는다. 개정된 그레고리력에 따르지 않고 율리우스력을 따르기 때문이다. 율리우스력의 12월25일은 그레고리력으로 1월7일이다. ...

  • [천자 칼럼] 배심원

    [천자 칼럼] 배심원

    찰리 채플린이 한창 잘나가던 시절, 뜻밖의 친자 확인 소송에 휘말렸다. 옛 애인인 여배우가 그의 자식을 낳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여론의 뭇매 속에서 재판을 받게 된 채플린은 혈액검사 결과를 제시하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피고 측 변호사의 현란한 언변에 넘어간 배심원들은 ‘21세가 될 때까지 매주 75달러씩 양육비를 주라’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혈액형으로 볼 때 도저히 친자식일 수 없는데도 그랬다. 배심원...

  • [천자 칼럼] 허니문

    [천자 칼럼] 허니문

    허니문(honeymoon)이라면 신혼 단꿈부터 떠올리게 된다. ‘꿀같이 달콤한 달’이니 말 그대로 밀월(蜜月)이다. 원래는 신혼부부가 한 달간 벌꿀주를 마시는 스칸디나비아 풍습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러나 달콤한 내막만 있는 건 아니다. 여기엔 신부 납치라는 고대 혼인사의 단면이 투영돼 있다. 옛 노르웨이에서는 총각이 처녀를 납치해서 한동안 숨겨두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처녀 아버지가 딸을 찾는 걸 포기할 때까지 기다린...

  • [천자 칼럼] 입산료

    [천자 칼럼] 입산료

    세계 최고봉이 있는 히말라야에 오르려면 등반 허가도 받아야 하지만 입산료를 따로 내야 한다. 1인당 1만1000달러, 우리 돈으로 1300만원이나 된다. 2014년까지는 2만5000달러(약 3000만원)였다. 단체는 할인을 받아 7명 한 팀에 7만달러 식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무조건 1인당 1만1000달러로 바뀌어 단체도 할인 혜택을 못 받게 됐다. 입산료는 등반 시기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히말라야에 오르기 좋은 시기이자 수요가 집중되는...

  • [천자 칼럼] 온천

    [천자 칼럼] 온천

    온천(溫泉)은 주로 화산지대에서 솟는다. 환태평양 지진대인 일본에서는 웬만한 땅만 파도 온천수가 나올 정도다. 지역대에 따라 섭씨 20~25도 이상의 뜨거운 물을 온천으로 분류하는데, 수온과 관계없이 무기물질이나 가스성분이 많은 건 광천(鑛泉)이라고 한다. 유럽에선 독일의 바덴바덴과 터키의 파묵칼레가 온천으로 유명하다. 미국 옐로스톤의 간헐천은 하늘 높이 치솟는 물줄기로 장관을 이룬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도고온천은 3000년 전부터 애...

  • [천자 칼럼] 군중심리

    [천자 칼럼] 군중심리

    군중(群衆)이란 무엇인가. 사전적으로는 ‘공통된 규범이나 조직성 없이 우연히 조직된 개인들의 일시적 집합’이다. 공통규범이나 조직성이 없다는 점에서 사회집단과 구별된다. 군중의 관심 대상은 일시적이어서 그것이 소멸되면 무리도 자연히 없어진다. 그런 점에서 고정불변이라기보다는 움직이는 개체들의 집합체, 실체가 없는 무형의 관념체로 보기도 한다. 집단심리학의 대가인 귀스타브 르 봉은 프랑스혁명 이후 군중의 엄청난 힘을 확인하...

  • [천자 칼럼] 탄핵의 역사

    [천자 칼럼] 탄핵의 역사

    고대 그리스에서는 정치적으로 추방해야 할 사람 이름을 조개껍데기나 도자기 파편에 써서 제출하는 ‘도편추방(陶片追放)’법을 썼다고 한다. 근대적인 의미의 탄핵(彈劾)이 처음 제기된 건 1376년. 영국 에드워드 3세의 측근 장관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이때부터 탄핵소추는 하원, 탄핵심판은 상원에서 하는 관례가 생겼다. 18세기 이후에는 하원을 중심으로 내각책임제가 정착되면서 탄핵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 미국에서도 탄핵심판은 ...

  • [고두현의 문화살롱] 교토서 만난 정지용·윤동주·바쇼…

    [고두현의 문화살롱] 교토서 만난 정지용·윤동주·바쇼…

    교토 시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유서 깊은 강 가모가와(압천·鴨川). 천년 고도의 역사와 문화를 보듬고 흐르는 교토의 젖줄이다. 그다지 넓지 않은 강의 양쪽 옆구리로 늦은 단풍잎이 하늘거리며 떨어진다. 이 강의 중상류 서쪽에 정지용과 윤동주가 유학한 도시샤(同志社)대학이 있다. 두 시인을 기리는 시비도 교내에 있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미시마 유키오 소설 《금각사》로 유명한 킨카쿠지(金閣寺)가 나온다. 강 동쪽에는 ‘하...

  • [천자 칼럼] 진주만

    [천자 칼럼] 진주만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모두가 천국에서 잠들고 또 천국에서 깨어나는 평화로운 곳’이라고 표현한 하와이. 여섯 개의 섬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오아후의 중심에 진주만(眞珠灣, Pearl Harbor)이 있다. 19세기까지 진주조개를 잡던 곳이어서 그렇게 불렀다. 원주민들은 오랫동안 와이 모이(Wai Moi, 진주의 바다)라고 했다. 원래는 수심이 얕아서 항구로 쓰지 않았다. 이곳에 미국 해군기지가 들어선 것은 1908년. 이...

  • [천자 칼럼] 싼커(散客)

    [천자 칼럼] 싼커(散客)

    중국 관광객을 통칭하는 유커(遊客)는 이제 옛말. 깃발 따라 몰려다니는 단체관광객 대신 자유여행으로 한국을 찾는 싼커(散客·개별손님)가 더 많아졌다. 10명 중 6명이 싼커다. 효도관광이나 기업 인센티브 여행 대신 20~30대 ‘나홀로족’이 많아졌고, 개인당 씀씀이도 단체여행객보다 커졌다. 가장 큰 특징은 지갑이 두둑하다는 것이다. 백화점 명품관의 외국인 ‘큰손’이 2013년 3000여명...

  • [천자 칼럼] 빈속에 바나나 ?

    [천자 칼럼] 빈속에 바나나 ?

    ‘바나나 다이어트’ 열풍에 전국의 바나나가 동난 적 있다. 미국 배우 기네스 펠트로와 일본 연예인들의 광고(?)까지 겹쳐 세계적으로 유행을 탔다. 바나나엔 칼륨과 섬유소, 마그네슘이 풍부해 몸에 좋으면서도 살은 찌지 않는다는 것이다. 흡수가 빨라 에너지가 금방 생기고 식욕까지 줄여준다니 너도나도 따라하기 바빴다. 전문가들은 빈속에 바나나만 먹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바나나 한 개에 마그네슘이 40㎎ 이상 들어 있는데,...

  • [천자 칼럼] 대구 서문시장

    [천자 칼럼] 대구 서문시장

    대구 달성공원과 큰장 네거리 옆에 있는 대규모 전통시장. 조선시대 경상감영의 서쪽 문밖에 있다 해서 서문시장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 전엔 대구읍성 북문에 있었다. 임진왜란 후 관찰사가 기거하는 감영이 생길 때 서문으로 이전했고, 일제 때인 1922년 공설시장으로 지정되면서 지금의 자리에 터를 잡게 됐다. 조선 후기엔 삼남(충청, 경상, 전라) 최대 시장이자 평양장·강경장과 함께 3대 시장으로 불리며 교역 중심지로 이름을 날렸다....

  • [천자 칼럼] 은갈치·먹갈치·금갈치…

    [천자 칼럼] 은갈치·먹갈치·금갈치…

    갈치는 기다란 칼 모양이어서 칼치라고도 불렀다. 한자로는 ‘칼 도’자를 써 도어(刀魚)라고 했다. 서양 사람들도 옛날 선원이나 해적들이 쓰던 칼(cutlass)을 닮았다고 커틀러스피시(cutlassfish)라 부른다. 이빨이 칼날처럼 날카롭고 억센 데다 성질까지 급하다. 문화권에 따라서는 ‘비늘 없는 고기’라 해서 먹지 않는 곳도 있다. 온몸은 하얗게 빛나는 은분(銀粉)으로 덮여 있다. 이 색소는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