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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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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자 칼럼] 태평양전쟁 80년

    [천자 칼럼] 태평양전쟁 80년

    전 세계 바다의 절반을 차지하는 거대한 해양, 지구 표면의 3분의 1이 넘고 모든 육지를 합한 것보다 더 넓은 면적, 동서 길이 1만6000㎞에 남극~북극을 잇는 대양. 태평양은 글자 그대로 가장 크고(太), 평평한(平), 바다(洋)다. 이 넓은 대양이 전쟁에 휩싸인 경우는 단 한 차례다. 80년 전인 1941년 12월 7일 일본이 하와이의 진주만을 공습하면서 태평양전쟁이 시작됐다. 이날 기습으로 미국은 군함 16척과 군용기 200대를 잃었다...

  • [천자 칼럼] 금문도와 격렬비열도

    [천자 칼럼] 금문도와 격렬비열도

    ‘쇠(金)로 만든 성처럼 굳건히 관문(門)을 지키는 요새’라는 뜻의 금문도(金門島·진먼다오). 중국 샤먼항에서 빤히 보이는 이 섬은 대만 영토다. 중국과 4㎞, 대만과는 270㎞ 떨어져 있다. 그래서 중국엔 ‘턱 밑의 가시’요, 대만엔 천혜의 군사요충지다. 국공(國共)내전 말기인 1949년 장제스가 대만으로 밀려나면서도 끝까지 사수했다. 이후 양측 교전이 30년 동안 이어졌다. 1958년...

  • [고두현의 아침 시편] 백석과 동주는 왜 당나귀를 좋아했을까

    [고두현의 아침 시편] 백석과 동주는 왜 당나귀를 좋아했을까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 나무 병에 우유를 담는 일, 꼿꼿하고 살갗을 찌르는 밀 이삭들을 따는 일, 암소들을 신선한 오리나무들 옆에서 떠나지 않게 하는 일, 숲의 자작나무들을 베는 일, 경쾌하게 흘러가는 시내 옆에서 버들가지를 꼬는 일, 어두운 벽난로와, 옴 오른 늙은 고양이와, 잠든 티티새와, 즐겁게 노는 어린아이들 옆에서 낡은 구두를 수선하는 일, 한밤중 귀뚜라미들이 날카롭게 울 때 처지는...

  • [천자 칼럼] '여반장'과 '적반하장'

    [천자 칼럼] '여반장'과 '적반하장'

    맹자의 제자 공손추가 “스승께서 제나라 요직에 오르면 옛날 명재상 관중과 안자가 이룬 공적을 다시 일으킬 수 있으십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맹자는 기름진 땅을 가진 대국의 왕 노릇은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며, 그런 조건에서도 왕도정치를 제대로 펴지 못한 건 “재상들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여기에서 여반장(如反掌·손바닥 뒤집듯 쉽다)이란 고사성어가 나왔다. 반(...

  • [천자 칼럼] 96년 만에 문닫은 '서울역 그릴'

    [천자 칼럼] 96년 만에 문닫은 '서울역 그릴'

    경양식이라면 ‘스프’부터 생각난다. 버터와 밀가루를 볶아 만든 크림 수프를 당시엔 ‘스프’라고 불렀다. 돈가스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접시를 핥듯 긁어먹던 추억의 ‘스프’ 맛! 양식 샐러드에 깍두기가 곁들여 나온 건 한국 경양식만의 조합이었다. 접시에 펴서 담은 쌀밥과 그 위에 뿌린 까만 깨도 그랬다. 우리나라 최초의 경양식집으로 불리는 ‘서울역 그릴’은 192...

  • [천자 칼럼] 주유소까지 공격하는 사이버전

    [천자 칼럼] 주유소까지 공격하는 사이버전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지난 10월 26일 오전 11시, 테헤란 등 이란 주요 도시의 주유소 4300곳이 일제히 작동을 멈췄다. 도심 광고판에는 이란 최고지도자 이름을 딴 “하메네이, 내 연료는 어디에 있지?”라는 문구가 떴다. 전국이 혼란에 빠졌다. 이란 정부가 연료 공급망을 완전히 복구하는 데에는 12일이나 걸렸다. 1주일 뒤에는 이스라엘이 당했다. 병원에 등록된 환자 등 150만 명의 개인정보가 텔레...

  • [천자 칼럼] 그리스 문자도 공부해야 하나

    [천자 칼럼] 그리스 문자도 공부해야 하나

    그리스 문자는 자음과 모음을 다 갖춘 자모(子母)문자 중 가장 긴 역사를 갖고 있다. 페니키아인들이 사용하던 자음문자에 모음을 추가해 지금의 24글자를 완성했다. 영어 단어 ‘알파벳(alphabet)’은 그리스 문자의 첫 두 글자 ‘알파’와 ‘베타’에서 따 왔다. 첫 글자와 마지막 글자를 합친 관용어 ‘알파와 오메가(처음과 나중·완전함)’도 여기에...

  • 김대건 신부 탄생 200년…솔뫼·나바위성당 '북적' [고두현의 문화살롱]

    김대건 신부 탄생 200년…솔뫼·나바위성당 '북적' [고두현의 문화살롱]

    우리나라 최초의 가톨릭 사제 김대건 신부. 그가 태어난 1821년, 전국에 콜레라가 창궐했다. 몇 달 새 1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 난리통에 미래의 성인(聖人)이 탄생했다. 출생지는 충청도 면천군 송산리. 지금의 당진시 솔뫼로 132번지다. 솔뫼는 ‘소나무가 많은 산(松山)’의 우리말 지명이다. 이곳은 4대에 걸쳐 11명이 순교한 김대건 가문의 ‘신앙의 못자리’다. ‘한국의 베들...

  • [고두현의 아침 시편] "여행이란 시 쓰는 과정과 비슷"

    [고두현의 아침 시편] "여행이란 시 쓰는 과정과 비슷"

    11월 저물 무렵 마루에 걸터앉아 오래전 읽다 놓아두었던 시집을 소리 내어 읽어 본다 11월의 짧은 햇빛은 뭉툭하게 닳은 시집 모서리 그리운 것들 외로운 것들, 그리고 그 밖의 소리 나지 않는 것들의 주변에서만 잠시 어룽거리다 사라지고 여리고 순진한 사과 속 같은 11월의 그 햇빛들이 머물렀던 자리 11월의 바람은 또 불어와 시 몇 편을 슬렁슬렁 읽어 내리고는 슬그머니 뒤돌아서 간다 그동안의 나는 누군가가 덮어두었던...

  • [천자 칼럼] '의욕 호르몬' 도파민

    [천자 칼럼] '의욕 호르몬' 도파민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여파일까. 심신 피로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모든 게 귀찮고 의욕이 없다”며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이도 많다. 활력을 잃으면 생활이 피폐해지고 뭔가를 이루려는 성취욕까지 줄어든다. 나이 오십이 넘으면 더욱 그렇다. 이는 ‘의욕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 부족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뇌에서 분비된 도파민이 세포 속에 충전되면 유쾌하고 즐거운 감정이 살아나면서 의욕...

  • [천자 칼럼] 일본의 코로나 미스터리

    [천자 칼럼] 일본의 코로나 미스터리

    “일본만 왜 이렇게 확진자가 적지?”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가운데 일본에서만 유독 신규 감염자가 급감한 이유를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일본의 하루 확진자는 최근 들어 50~10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우리나라가 4000명을 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일본 특유의 사회적 배경을 거론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전부터 꽃가루 피해 등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잘 쓰는 분위기, 정부의 권고를 잘 따르는 국민성, 서로에게...

  • [천자 칼럼] 때아닌 몽골기병론

    [천자 칼럼] 때아닌 몽골기병론

    몽골군은 하루 최대 98㎞를 이동했다. 로마군 이동 속도(25㎞)보다 4배나 빨랐다. 모두 말을 탄 기병이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1인당 4~5마리의 말을 끌고가며, 지친 말을 번갈아 타는 방식으로 계속 이동할 수 있었다. 이 특유의 기동성이 몽골기병의 최대 장점이었다. 여야 대선 캠프가 연일 ‘몽골기병론’을 거론하고 나섰다. 조직의 기민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대선이 100여 일밖에 남지 않은 만큼 선대위 쇄신에 박차를 ...

  • [천자 칼럼] 왜 '디스토피아'에 끌리는가

    [천자 칼럼] 왜 '디스토피아'에 끌리는가

    “올해 한국 드라마는 디스토피아를 많이 선보였지만 ‘지옥’은 그 모든 것을 능가한다.” 공개 첫날 세계 드라마 순위 1위를 차지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에 대한 해외 반응이다. 이는 한 단계 내려앉은 ‘오징어 게임’과 함께 글로벌 1, 2위를 석권한 한국 디스토피아 콘텐츠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지옥’은 갑자기 나타난 지옥의 사자들에...

  • [고두현의 아침 시편] 저 숲을 따스히 밝히는 단풍나무처럼…

    [고두현의 아침 시편] 저 숲을 따스히 밝히는 단풍나무처럼…

    그 젖은 단풍나무 아주 오래전 내가 처음 들어선 숲엔 비가 내렸다 오솔길 초록빛 따라가다가 아, 그만 숨이 탁 막혔다 단풍나무 한 그루 돌연 앞을 막아섰던 때문이다 젖은 숲에서 타는 혀를 온몸에 매단 그 단풍나무, 나는 황급히 숲을 빠져나왔다 어디선가 물먹은 포풀린 쫘악 찢는 외마디 새 울음, 젖은 숲 젖은 마음을 세차게 흔들었다. 살면서 문득 그 단풍나무를 떠올린다 저 혼자 붉은 단풍나무처럼 누구라도 마지막엔 외롭게 견뎌내야 한다 나는 모...

  • [천자 칼럼] 80년대생이 왔다

    [천자 칼럼] 80년대생이 왔다

    컴퓨터에 능숙한 첫 세대이자 인터넷 활용 1세대, ‘3저(低) 호황기’에 태어나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한 고학력 세대, 개발도상국의 마지막 세대이면서 선진국 진입 첫 세대…. 올해 32~41세인 1980년대생의 특징이다. 베이비붐 세대를 부모로 둔 이들은 PC게임 전성기에 학창시절을 보냈고, 급부상한 첨단 정보기술(IT)기업과 함께 성장했다. 문화적으로는 서태지와 아이들, H.O.T. 등 초기 아이돌 팬덤...

  • [천자 칼럼] 대리·과장·차장이 사라지면

    [천자 칼럼] 대리·과장·차장이 사라지면

    직장에서 ‘사·대·과·차·부(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와 ‘이·상·전(이사·상무·전무)’ 호칭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오래전 일본에서 들여온 이 용어를 주한 외국인들은 ‘한국식 호칭(Korean title)’이라고 부른다. 여기...

  • [천자 칼럼] 올레길과 둘레길

    [천자 칼럼] 올레길과 둘레길

    길을 만드는 것은 발이다. 발자국 하나하나가 모여 새로운 길을 연다. 길의 옛말 ‘긿’도 걸음에서 유래했으니, 모든 길은 발길의 준말이다. 옛날부터 동굴에서 물을 마시러 다니고, 사냥감과 목초지를 찾아 나섰던 길이 다 그렇다. 길 위에서 우리는 과거와 미래를 본다. 제주에 올레길이 생긴 건 2007년이다. ‘올레’는 ‘집에서 거리까지 나가는 작은 길’(제주어)이다. 이 길은 번듯...

  • [천자 칼럼] 인슐린 발견 100주년

    [천자 칼럼] 인슐린 발견 100주년

    당뇨병(糖尿病)은 소변(尿)에서 단(糖)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해 혈당이 세포에 전달되지 못할 때 생긴다. 20세기 초까지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죽음의 병’으로 불렸다. 그러다 100년 전부터 ‘관리할 수 있는 병’으로 바뀌었다. 비결은 인슐린이었다. 인슐린 추출과 치료에 성공한 인물은 캐나다 의사 프레더릭 밴팅이다. 어릴 때부터 단짝이던 친구가 당뇨 ...

  • 정지용문학관에선 손바닥에도 시가 흐른다 [고두현의 문화살롱]

    정지용문학관에선 손바닥에도 시가 흐른다 [고두현의 문화살롱]

    ‘향수’로 유명한 정지용 시인은 어린이를 위한 동시도 많이 썼다. ‘얼굴 하나야/손바닥 둘로/폭 가리지만,//보고 싶은 마음/호수만 하니/눈 감을밖에’라는 ‘호수 1’ 등 40편에 가까운 동시를 남겼다. 그의 고향 충북 옥천군 하계리에 있는 정지용문학관에서는 이런 시를 손으로도 느낄 수 있다. 전시실 중앙에 서서 손을 펴 앞으로 내밀면 ‘우리 오빠 오시걸랑/맛뵐라구 남...

  • [고두현의 아침 시편] 소동파를 키운 '3주(州)'의 공통점

    [고두현의 아침 시편] 소동파를 키운 '3주(州)'의 공통점

    금산에서 그려준 초상화에 시를 쓰다 마음은 이미 재가 된 나무 같고 몸은 마치 매여 있지 않은 배와 같네. 그대가 평생 한 일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황주이고 혜주이고 담주라고 하겠네. 心似已灰之木 身如不系之舟 問汝平生功業 黃州惠州儋州. * 소동파(蘇東坡, 1037~1101) : 북송 시인. ----------------------------------- 이 시는 소동파가 65세 때 하이난섬(해남도) 유배를 마치고 돌아올 때 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