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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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자 칼럼] 탑골공원과 백탑파

    [천자 칼럼] 탑골공원과 백탑파

    저 탑은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을까. 조선 세조 13년(1467)에 완공됐으니 550년이 넘었다. 키 12m의 늘씬한 몸매에 용모가 수려하다. 피부색도 하얗다. 우리나라에 드문 대리석을 썼기 때문이다. 이름은 원각사(圓覺寺) 터에 있는 10층 돌탑이라는 뜻의 ‘원각사지 십층석탑’이다. 탑은 오랜 세월 눈비를 맞으며 역사의 부침을 지켜보았다. 1504년 연산군이 원각사를 개조해 기생집으로 바꾸고, 얼마 뒤 중종이 건물을 없애...

  • [천자 칼럼] 스페인식 건강법

    [천자 칼럼] 스페인식 건강법

    스페인 사람들은 해산물과 올리브, 토마토를 많이 먹는다. 이들의 건강식 중 하나가 새우·올리브유·마늘을 주재료로 한 ‘감바스 알 아히요’다. 팬에 올리브유를 붓고 마늘과 월계수잎 등을 넣어 살짝 익힌 뒤 방울토마토와 새우를 넣고 요리한다. 감바스 속의 새우에는 100g당 단백질이 20.1㎎씩 들어 있다. 칼슘(77㎎)과 라이신(1455㎎), 아르기닌(1923㎎) 같은 영양소도 풍부하다. 새우 껍질...

  • [고두현의 문화살롱] 심우장 가는 길

    [고두현의 문화살롱] 심우장 가는 길

    도성 북쪽이어서 ‘성북’이라는 이름이 붙은 서울 성북동의 산기슭 222의 1. 좁고 가파른 골목 사이로 올라가자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이 노년에 머물렀던 심우장(尋牛莊)이 나온다. 일제강점기인 1933년에 만해가 지은 이 집은 특이하게 남향이 아니라 동북향이다. 그가 조선총독부 건물을 보지 않으려고 일부러 햇볕이 덜 드는 북향 터를 택했다고 한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59㎡(17.8평) 규모의 소박한 단층집이 눈에...

  • [천자 칼럼] 달리는 광고판 시대

    [천자 칼럼] 달리는 광고판 시대

    “마차 외부에 광고를 붙이면 어떤가. 그야말로 ‘달리는 광고판’이잖아.” 교통수단을 광고판으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는 영국에서 처음 나왔다. 1820년대 초 ‘광고마차’가 런던 시내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승합마차 탑승권의 뒷면에 광고 문구를 인쇄하는 게 전부였다. 런던 광고마차가 인기를 끌자 1830년에는 미국 뉴욕에도 광고마차가 등장했다. 당시 구두약 광고가 큰 인기를...

  • [천자 칼럼] 비밀 메신저

    [천자 칼럼] 비밀 메신저

    로마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가족과 비밀을 주고받을 때 알파벳을 몇 자씩 뒤로 물려 읽는 암호 메시지를 활용했다. A를 D로 읽는 식이었다. 그는 브루투스에게 암살당하기 전 ‘암살자를 조심하라’는 긴급 암호문을 받았다. 그러나 암살자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다. 전설적인 여성 스파이 마타하리는 특이한 악보를 암호로 사용했다. 일정한 형태의 음표에 알파벳을 하나씩 대응시킨 방식이었다. 그냥 보기에는 평범한 악보...

  • [천자 칼럼] 인공지능과 유머 감각

    [천자 칼럼] 인공지능과 유머 감각

    “인공지능(AI)의 언어 능력이 급성장하고 있다. 자연어(사람의 일상어)를 중심으로 한 대화 기술이 곧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이다.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종류의 대화형 AI가 등장할 날도 머지않았다.” 학자들이 최근 AI의 소통 능력을 평가하면서 내놓은 미래 전망이다. 그동안 음성 AI의 성장 속도는 더뎠다. 대부분의 정보기술(IT) 기업이 채용한 언어 모델인 RNN(순환신경망모델)으로는 문장 전체의 맥락을 파악하는 데 ...

  • [천자 칼럼] 발뮤다의 '감각 경영'

    [천자 칼럼] 발뮤다의 '감각 경영'

    그는 14세 때 어머니를 여의고 17세 때 고교를 자퇴했다. 세상을 배우기 위해 어머니 사망보험금을 들고 여행길에 올랐다. 도쿄를 떠난 다음날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시골 마을 론다에 도착했다. 소설가 헤밍웨이가 사랑한 ‘절벽 위의 마을’이었다. 몹시 지치고 배가 고팠다. 비까지 내렸다. 작은 가게에서 빵을 하나 사 입에 넣는데 눈물이 났다. 1년을 떠돈 뒤 록 뮤지션을 꿈꾸며 돌아왔다. 그러나 10년 동안 빛을 보지 ...

  • [천자 칼럼] 제각각 의료용어

    [천자 칼럼] 제각각 의료용어

    “축농증이군요. 항생제 몇 주 먹고 나서 경과를 봅시다. 의학적인 용어로는 부비동염(副鼻洞炎)이라고 부르죠.” “부비동염이라고요?” “아, 콧구멍 양쪽 옆에 동굴처럼 생긴 작은 골이 있는데, 거기에 염증이 생겨서 고름이 찼다는 말입니다.” 이비인후과 진료실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에 자주 오가는 대화다. 의료용어에는 어려운 한자나 생소한 외래어가 많다. 축농증처럼 일반인에게 익숙한 ...

  • [천자 칼럼] 인재전쟁(talent war)

    [천자 칼럼] 인재전쟁(talent war)

    중국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무협소설가 진융(金庸·김용)의 광팬이다. 그가 2017년 설립한 글로벌 연구소 다모위안(達摩院·다모아카데미)은 진융의 소설에 나오는 소림사 최고 무술수련장 이름이다. 그는 150억달러(약 17조원)의 거액을 이곳에 쏟아부으며 2만5000여 명의 디지털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다.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싱가포르에도 다모위안을 세울 계획이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도 정보기술(...

  • [천자 칼럼] 신(新)누들로드

    [천자 칼럼] 신(新)누들로드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는 스위스 알프스의 융프라우 정상 휴게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한국 컵라면이다. 신라면 한 개에 7.9프랑(약 9000원), 뜨거운 물값을 따로 받는데도 불티나게 팔린다. 추위에 떨다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을 맛본 관광객들은 “원더풀!”을 연발한다. 인스턴트 라면이 인류의 식탁에 오른 것은 불과 60여 년 전이다. 대만계 일본인 안도 모모후쿠가 1958년에 닭뼈 육수맛...

  • [천자 칼럼] 그해 2월 8일 도쿄

    [천자 칼럼] 그해 2월 8일 도쿄

    그날 도쿄엔 함박눈이 내렸다. 30년 만의 대설이었다. 헌책방이 몰려 있던 간다(神田) 거리의 ‘재일본도쿄조선YMCA회관’에도 눈이 펑펑 내렸다. 점심시간이 지나자 유학생들이 이곳으로 모여 들었다. 600명이 넘었다. 오후 2시 시작된 ‘조선유학생 학우회’ 모임은 곧 ‘조선청년독립단’의 ‘독립선언식’으로 바뀌었다. 100년 전인 1919년 2월8일 도쿄에서 ...

  • [천자 칼럼] 참모의 입

    [천자 칼럼] 참모의 입

    베를린 장벽 붕괴는 동독 정부 대변인의 말실수로 시작됐다. 그는 “여행 허가에 관한 규제가 완화된다”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베를린 장벽을 포함해 모든 국경에서 출국이 인정된다”고 잘못 말했다. “당장 시행된다”고도 했다. 이에 사람들이 베를린 장벽으로 몰려들면서 국경이 무너졌다. 말 한마디로 역사가 바뀐 사례는 많다. 정치인과 참모들의 말실수는 더욱 파장이 크다. ...

  • [천자 칼럼] 위기의 '일대일로'

    [천자 칼럼] 위기의 '일대일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연간 이자만 1억2000만달러(약 1340억원)에 이른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말레이시아가 중국 주도로 추진되던 동부해안철도 연결 사업을 취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가 지난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린 데 이어 프로젝트 자체를 중단시켰다. 이 철도 공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rsqu...

  • [천자 칼럼] 100세시대 노인 기준

    [천자 칼럼] 100세시대 노인 기준

    “내년에 ‘지공거사(地空居士·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노인)’가 됩니다. 몸도 마음도 팔팔한데 경로 대우를 받는다니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에요.” 65세가 되면 지하철 무료 이용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복지 혜택을 받는다. 기초연금부터 노인돌봄서비스, 독거노인·중증장애인응급안전알람, 장기요양급여 등 항목이 다양하다. 임플란트와 틀니 등 의료 혜택에 국립박물관·...

  • [고두현의 문화살롱] 세계 CEO들이 베르사유로 간 까닭

    [고두현의 문화살롱] 세계 CEO들이 베르사유로 간 까닭

    다보스포럼 개막 하루 전날인 지난 21일 파리 근교의 베르사유궁에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너럴일렉트릭(GE), JP모간체이스 등 굴지의 기업 대표가 150명이나 됐다. 초청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었다. 기업인들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각부 장관들을 만났다. 일부는 대통령과 1 대 1 미팅을 했다. 이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정부의 노동 개혁과 일자리 창출 계획을 소개하며 프랑스에...

  • [천자 칼럼] 이순신 리더십

    [천자 칼럼] 이순신 리더십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에서 왜적과 대치하던 밤이었다. 그날 따라 유난히 달이 밝았다. 우리 수군은 적의 기습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마음을 놓았다. 잠시 눈을 감고 있던 이순신 장군은 새벽에 벌떡 일어났다. 곧 부하들을 소집하고는 해안가로 달려갔다. 달빛에 가린 해안선의 그림자를 따라 야습을 노리던 적은 혼비백산했다. 《징비록》을 쓴 유성룡은 이 일을 기록하며 “이순신의 뛰어난 예측 능력에 부하 장수들이 ‘사람이 ...

  • [천자 칼럼] 광화문 수난사

    [천자 칼럼] 광화문 수난사

    광화문(光化門)의 역사는 620년이 넘는다. 조선 개국 직후인 1395년에 건립돼 민족사와 영욕을 함께했다. 처음 이름은 ‘사방에서 어진 사람이 오가는 정문’이라는 뜻의 사정문(四正門)이었다. 지금의 광화문은 1425년 세종대왕이 경복궁을 중수할 때 바꾼 이름이다. ‘왕의 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의미로 서경(書經)의 글귀 ‘광피사표 화급만방(光被四表 化及萬方·빛이 사방을 ...

  • [천자 칼럼] 곤도 마리에 효과

    [천자 칼럼] 곤도 마리에 효과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일본 최고의 정리컨설턴트인 곤도 마리에(近藤麻理惠·34)가 말하는 ‘물건 정리의 1원칙’이다. ‘정리의 여왕’ ‘정리의 달인’으로 불리는 그는 “정리를 잘하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가정과 회사에 행복과 성공이 찾아온다”고 말한다.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면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게 되고 일의 효...

  • [천자 칼럼] 교토의 변신

    [천자 칼럼] 교토의 변신

    일본 교토(京都)를 찾는 사람은 연간 5000만 명에 이른다. 혼잡이 극심해지자 교토시가 인파를 분산시킬 방안을 찾아나섰다. 유명 관광지 인근 건물에 휴대전화 무선랜망을 활용한 계측기를 설치하고 혼잡도를 표시하기로 했다. 현재 13곳에 이런 센서가 설치돼 있다. 시간대별 예상 혼잡도를 색깔별로 표시하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개설했다. 천년 고도(古都) 교토가 이 같은 ‘정보기술(IT)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IT업체와 해...

  • [천자 칼럼] 100년 전 파리의 김규식

    [천자 칼럼] 100년 전 파리의 김규식

    딱 100년 전인 1919년 1월18일, 프랑스 파리에서 1차 세계대전 처리 문제를 논하는 파리강화회의가 열렸다. 27개국 대표가 모인 이 회의는 6월28일까지 이어졌다. 주요 결정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5개국에 의해 이뤄졌다. 이 회의에서 세계 지도가 바뀌었다.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독립국이 됐다. 그러나 한국을 강점한 일본은 승전국이었다. 김규식을 필두로 한 우리 대표단은 문전박대를 당했다. 주최국인 프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