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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 박동휘 기자
    박동휘 기자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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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브영 출세했네"…'만년 꼴찌→1등' 대반전에 파격 대우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해 첫 ‘현장 경영’의 장소로 CJ올리브영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이 회장은 올리브영 경영진과의 대화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고 한다. “앞으로 올리브영이 CJ그룹 제1의 계열사다. 어디 가서 '주력'이라고 말해도 된다” 덕담이나 격려 차원의 얘기이겠거니 할 수 있지만, 올리브영의 그룹 내 위상은 실제로 달라졌다. 손경식 CJ그룹 대표(회장)가 주재한 올 초 그룹 회의에서도 회장에 가장 가까운 자리에 올리브영 대표가 앉았다. 늘 말석이었던 올리브영이 1등석으로 단번에 치고 올라간 셈이다. 자리 배치로 서열을 가르는 한국적인 기업 관행에 비춰보면 파격적인 대우다.  꼴찌에서 18년만에 1등으로CJ그룹은 설탕 제조에서 출발한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 기업이다. CJ제일제당이 늘 1위 계열사고, 콘텐츠(CJ ENM)와 물류(CJ대한통운)가 그룹의 삼각축을 이루고 있다. 이런 점에서 올리브영의 ‘출세’는 CJ그룹의 ‘피벗(전환)’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기억될만 하다. 이 회장은 아마도 올리브영의 성공을 통해 글로벌 뷰티 온·오프라인 플랫폼이라는 원대한 꿈의 가능성을 가늠하고

    2024.04.16 13:42
  • 결국 AI는 중국이 장악할 것인가 [박동휘의 산업 인사이트]

    요즘 월가는 AI 혁명과 이로 인한 주가 급등으로 뜨겁다. 엔비디아 창업자인 젠슨 황,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등 ‘테크 수퍼 리치’들은 연일 AI가 만들어 낼 장밋빛 미래를 역설하는 중이다. 덕분에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 중이다. 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주춤한 듯 보였던 벤처 투자도 되살아나고 있다. 시장분석 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AI 기업에 투자된 자금만 425억달러에 달했다. 천문학적 숫자들의 향연논쟁이 뜨거워지면서 ‘아마라의 법칙’까지 등장했다. 1960년대 유명한 미래학자이자 인스티튜트 포 더 퓨처(Institute for the Future)의 공동 설립자 중 한 명인 로이 아마라는 ‘테크놀로지는 단기적으로 과대 평가되고, 장기적으로는 과소 평가된다’고 설파했다. 1990년대 인터넷 혁명이나 2000년대 스마트폰의 등장은 실제로 아마라의 법칙이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했다.AI 낙관론자들은 인공지능 혁명도 마찬가지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길게 보면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얘기다. AI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빅테크의 청사진 속 숫자들은 상상 초월이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1000억달러(약 134조6000억원)를 투자해 인공지능(AI)용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타게이트(Stargate)’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향후 6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미국 빅테크와 테크 리치들이 미래를 낙관하는 결정적인 근거는 ‘칩(Chip) 혁명’이다. AI를 학습시키는데 필요한 고성능 AI 칩을 대량으로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게 되면서 사람의 뇌에 비견될만한 일반인공지

    2024.04.06 10:00
  • ESG는 중국의 세계 침공 막을 강력한 무기다

    [한경ESG] ESG NOW중국의 ‘산업 침공’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은 물론이고, 중국의 값싼 공산품은 알리·테무·쉬인이라는 전례 없는 초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을 타고 선진국 소비자들의 안방을 휘젓고 있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 조선, 배터리 등 대형 장치 산업에서 진행 중인 중국의 파상 공세는 K-산업의 근간마저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중국의 진격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이와 관련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확실한 대항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SG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함으로써 중국 상품의 세계화를 막을 만리장성을 만들 수 있다는 논리다. 미국의 쉬인에 대한 제재가 대표적 사례다.중국산의 공습…ESG가 방어 무기 최근 미국 의회는 신장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에 따라 쉬인의 미국 내 기업공개를 승인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쉬인의 ‘패스트 패션’이 말단의 공급망에 이르기까지 강제노동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때까지 미국 자본시장에서 돈을 조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전기차용 배터리 산업만 해도 ESG가 중국의 진격에 제동장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 니켈, 흑연 등 배터리 주요 소재부터 이를 가공해 배터리 셀을 완성할 때까지 일련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ESG 관련 요소를 엄격히 적용하면 중국산 배터리 수출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닝더스다이(CATL)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함으로써 한국 배터리 3사를 압도했다. CATL의 지난해 매출은 4009억 위안(약 74조원), 순이익은 441

    2024.04.05 06:00
  • 18년 전 '놀라운 예언'…삼성이 엔비디아에 뒤처진 이유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말의 관습에서 역사를 엿볼 때가 있다. 일제 식민지 시대를 경험한 조부모 세대는 남을 깎아내릴 때조차 ‘양반’을 붙였다. “아니 이 양반이 어디서 행패야” 같은 식이다. 할머니는 할아버지 얘기를 하려면 늘 ‘우리 집 양반이…’로 시작했다. 강제로 지배 계급이 사라진 그 시절의 평등 의식이 말습관에 배어 있었다.‘평균’을 지향하는 또 하나의 말습관 중 하나가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표현이다. 500년간 한국의 근세를 지배한 유교 이데올로기는 예외를 허용치 않았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여야 했다. 허균 같은 몽상가는 능지처참을 면치 못했다. 홍길동이란 도적이 구름을 타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관리를 혼낸다는 스토리는 뜬구름 잡는 소리를 넘어 반역의 언어로 간주했다. '알파고'보다 빨랐다…18년 전에 AI 시대 예견한 젠슨 황왜 한국은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설원의 첫 발자국이 되지 못하는 것일까. 빠른 추격자에서 ‘퍼스트 무버’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각계각층에서 입이 닳도록 얘기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18일 마치 록스타처럼 1만5000여 명의 개발자 앞에서 삼성전자를 들었다 놨다 하는 장면을 보면서 열패감을 느낀 건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차세대 D램으로 불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팔려면 삼성전자건 누구건 엔비디아의 간택을 받아야 한다.젠슨 황은 엔비디아를 1993년 창업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글로벌 DRAM(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를 차지한 떠오르는 태양이었다. 양사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던 시절이다. 세계 반도체 기업 순위에서도 삼성전자는

    2024.03.26 12:00
  •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장병 흡연율 40%"의 공모자들

    ‘귀신 잡는’ 해병대(장교 포함)의 흡연율은 무려 58.9%다. 2022년 군인을 대상으로 흡연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이 숫자의 무시무시함은 비교를 통해서 가늠할 수 있다. 같은 해 19~29세 성인 남성 흡연율은 30.6%였다. 해병대에 입대해 담배를 피울 확률이 또래 ‘민간인’에 비해 두 배가량 높다는 의미다.더 무서운 건 숫자 넘어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는 견고한 ‘흡연 메커니즘’이다. ‘담배 일발 장~전!’으로 상징되는 관대한 군부대 내 흡연 문화 얘기다. 사춘기, 대입 스트레스, 캠퍼스 낭만 등 숱한 흡연의 유혹을 뿌리친 대한민국 20대 남성은 자대에 배치받는 순간, 봉인에서 해제되고 만다.청소년 흡연율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군부대가 흡연의 확산 통로임은 분명하다. 2013년 14.4%에 달했던 청소년(남자) 흡연율은 2022년 4.5%로 감소했다. 하지만 군인 흡연율은 2007년 50.7%에서 2022년 39.9%로 상대적으로 덜 줄어들었다. 군 당국과 KT&G의 '흡연 동거'군부대 흡연의 1차 책임은 정부에 있다. 국민건강증진법 제3조는 금연, 금주 등 국민건강을 증진할 국가의 책무를 명시해놨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지난해 군 당국은 1995년부터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시행되고 있는 5주간의 신병훈련소 금연을 없애려고 했다. ‘흡연도 개인의 자유’라는 논리로 말이다. 건강관리협회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받아 20여 년 동안 꾸준히 진행하던 군부대 금연 홍보를 작년에 그만두기로 한 것도 이런 정서 탓일 것이다.PX에서 판매하는 담배를 선정하는 과정도 ‘깜깜이’다. 현재 PX에서 판매하는 담배는 총 13종으로 모두 연초다. 에쎄, 레종, 보헴시가, 람

    2024.03.19 17:44
  • 훈련소 5주 금연 시켜놓고…'귀신 잡는' 해병대의 반전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귀신 잡는’ 해병대(장교 포함)의 흡연율은 무려 58.9%다. 2022년 군인을 대상으로 흡연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이 숫자의 무시무시함은 비교를 통해서 가늠할 수 있다. 같은 해 19~29세 성인 남성 흡연율은 30.6%였다. 해병대에 입대해 담배를 피울 확률이 또래의 ‘민간인’에 비해 2배가량 높다는 의미다. 장병 건강 책임져야 할 의무 방기하는 정부더 무서운 건 숫자 넘어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는 견고한 ‘흡연 메커니즘’이다. ‘담배 일발 장~전!’으로 상징되는 관대한 군부대 내 흡연 문화 얘기다. 사춘기, 대입 스트레스, 캠퍼스 낭만 등 숱한 흡연의 유혹을 뿌리친 대한민국 20대 남성은 자대에 배치받는 순간, 봉인에서 해제되고 만다.청소년 흡연율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군부대가 흡연의 확산 통로임은 분명하다. 2013년 14.4%에 달했던 청소년(남자) 흡연율은 2022년 4.5%로 감소했다. 하지만 군인 흡연율은 2007년 50.7%에서 2022년 39.9%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군부대 흡연의 1차 책임은 정부에 있다. 국민건강증진법 제3조는 금연, 금주 등 국민건강을 증진할 국가의 책무를 명시해놨다. 한국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인 선진국 중 이스라엘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의무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라는 점을 생각하면 군 장병의 건강 증진은 국가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지난해 군 당국은 1995년부터 단 해도 거르지 않고 시행되고 있는 5주간의 신병 훈련소 금연을 없애려 했다. ‘흡연도 개인의 자유’라는 해괴한 논리로 말이다. 건강관리협회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받아 20여 년 동안 꾸준히 진행하던 군부대 금연 홍보를 작

    2024.03.19 12:00
  • 유한양행 창업자의 하나뿐인 손녀는 왜 재단서 나가야했나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유일링(62)씨는 유한양행의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의 하나 밖에 없는 친손녀다. 미국에서 권총 사격 코치로 지내고 있는 그가 작년 말 방한해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할아버지에 대한 얘기가 주요 내용이었다. 손녀를 위한 학비 1만 달러만 남긴 채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1964년 유한공고(현 유한대학교)를 설립해 인재 양성에 힘썼던 그 시절 일화를 소개했다. 인터뷰 말미에 들어 있어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유일링씨는 의미 심장한 말을 하나 남겼다. ‘2026년 100주년을 맞는 유한양행은 창업주의 정신을 잘 계승해 가고 있나’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할아버지의 열정과 철학에 동의하고 실천하는 분들이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그 정신에 충실했던 전문 경영인들이 일군 시스템과 거버넌스가 계속해서 유지, 발전되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재단에서 쫓겨난 창업자 후손한국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기 약 2년 전인 2022년 1월 유씨는 뜻하지 않은 ‘사건’을 당한 터였다. 임기만료를 이유로 유한재단 이사직을 상실했다. 유씨를 포함해 4명의 임기가 종료됐는데 유씨만 유일하게 

    2024.03.04 12:00
  • 사령탑 바뀐 KT&G…출범도 전에 위기

    KT&G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1대주주(6.93%)인 기업은행이 오는 28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방경만 사장 후보(사진)에게 사실상 ‘반대’하는 의사를 밝혀서다. 2대주주(6.31%)인 국민연금도 민영화된 옛 공기업의 지배구조에 의문을 품고 있는 터라 KT&G 신임 사장 후보에 대한 치열한 표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지난달 28일 공시된 KT&G의 주주총회 소집공고에 따르면 이달 28일 주총의 핵심 의제는 ‘이사 2명 선임의 건’이다.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내정된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과 사외이사인 임민규 이사회 의장이 대상이다.순조로울 것 같던 이사회 구성에 중요 변수로 등장한 것은 기업은행이다. 6년 만에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했다. 기업은행은 2018년 백복인 사장 연임에 반대할 때도 사외이사 후보를 내기 위해 주주제안을 했다. 하지만 당시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중립’으로 한발 물러서며 불발에 그쳤다.이번 기업은행의 주주제안은 6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KT&G 이사회가 행동주의 펀드 FCP의 요구 사항인 집중투표제를 수용하면서 불가측성이 높아졌다. 집중투표제는 말 그대로 다수의 이사직에 대해 주주가 그 자릿수만큼 복수의 투표권을 특정 이사에게 몰표로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KT&G는 집중투표제를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묶어서 투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같은 집중투표제는 전례 없는 일이다.기업은행은 자신이 추천한 사외이사에게 지분율만큼의 몰표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사장 후보인 방 수석부사장은 기업은행으로부터 단 한표도 받을 수 없다. 외국계 투자자들 역시 현 경

    2024.03.03 19:06
  • '사장 후보' 주총서 부결되나…초유의 사태 직면한 KT&G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KT&G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2대 주주인 IBK기업은행이 28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방경만 사장 후보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3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민영화된 옛 공기업의 지배구조에 의문을 품고 있는 터라 KT&G 신임 사장 후보에 대한 치열한 표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끝나지 않은 KT&G 후계 구도지난달 28일 공시된 KT&G의 주주총회 소집공고에 따르면 28일 주총의 핵심 의제는 ‘제3호 : 이사 2명 선임의 건’이다. 2명의 이사는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내정된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사진)과 사외이사인 임민규 이사회 의장이다. 두 명을 선임해 달라는 안건은 KT&G 이사회가 상정했다.여기에 중요한 변수가 발생했다. 기업은행이 6년 만에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한 것이 결정적이다. 기업은행은 2018년 백복인 사장의 연임에 반대할 때도 사외이사 후보를 내기 위한 주주제안을 했었다. 당시 기업은행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1대 주주이던 국민연금이 ‘중립’ 의견으로 한발 물러섰고, 외국계 투자자들은 기업은행의 주주제안을 정부의 인사 개입으로 간주하고 백 사장 연임에 찬성표를 던졌다.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 IBK의 의도는 6년 전과 같다. 그렇다면 기업은행은 이번에도 실패의 쓴잔을 들까?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사정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KT&G 이사회가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 사항인 집중투표제를 수용하면서 불가측성이 높아졌다.집중투표제는 말 그대로 다수의 이사직에 대해 주주가 그 자릿수만큼 복수의 투표권을 특정 이사에 몰표로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KT&G는 집중투표제를 받아들이면서 동시

    2024.03.03 09:45
  • [차장 칼럼]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의 해운업 홀대

    2017년 2월, 국내 1위 국적 선사인 한진해운을 끝내 파산시킨 건 한국 기업 구조조정사(史)에 두고두고 남을 ‘미스터리’다. 대체 누구를 위한 결정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지금까지도 꼬리를 물고 있다. 당시 글로벌 해운업계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누가 먼저 달성하느냐가 화두였다. 머스크, MSC 등 거대 컨테이너선사들은 경쟁자를 죽이기 위해서라면 적자도 감수하는 ‘치킨 게임’을 감행했다. 프랑스가 CMA와 CGM을 통합해 하나의 회사로 만들고, 일본이 3개 선사를 통합해 ONE을 출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 역시 다수의 국영 해운사를 COSCO로 합쳤다. 머스크는 아마존과 경쟁하는데글로벌 7위 선사인 한진해운을 죽이고, 14위인 현대상선(현 HMM)만 남긴 오판 탓에 한국 해운업은 ‘그레이트 게임’의 군졸로 전락했다. 숫자가 증명한다. 한진해운 파산 전후 1년 만에 한국 해운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5.1%에서 1.7%로 급감했다. ‘정부 관리 회사’인 HMM의 선복량(작년 말 기준)은 1위인 MSC와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이다.해운업이 쪼그라들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K수출 기업이다.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컨테이너선이 부족할 때마다 한국 화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해외 대형 컨테이너선사의 배에 물건을 실어야 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 운하가 막힌 홍해 사태는 최근 사례일 뿐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중국이 대만해협을 봉쇄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볼 나라로 당사국인 대만을 제외하고 한국이 첫손에 꼽히는 것은 한국 물류산업의 냉정한 현실이다. 중량 기준으로 우리 수출입 화물의 90%는 해운에 의존한다. 이런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2024.02.29 17:46
  • "대한민국은 섬나라 신세"…중국이 목줄 꽉 죄고 있다는데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2017년 2월 한국의 1위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을 끝내 파산시킨 일은 기업 구조조정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미스터리’ 다. 대체 누구를 위한 결정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지금까지도 꼬리를 물고 있다. 당시 글로벌 해운업은 규모의 경제를 누가 먼저 달성하느냐가 화두였다.MERSK(머스크), MSC 등 거대 컨테이너선사들은 경쟁자를 죽이기 위해서라면 적자도 감수하는 ‘치킨 게임’을 감행했다. 프랑스가 CMA와 CGM을 통합해 하나의 회사로 만들고, 일본 3개 선사를 통합해 ONE을 출범시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 역시 다수의 국영 해운사를 COSCO로 합쳤다. 수출이 주력인 나라의 해운업 홀대글로벌 7위 선사인 한진해운을 죽이고, 14위인 현대상선(현 HMM)만 남긴 결정적인 오판 탓에 한국 해운업은 ‘그레이트 게임’의 군졸로 전락했다. 숫자가 증명한다. 한진해운 파산 이전인 2016년 8월 한국 해운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5.1%였다. 선복량이 106만TEU에 달했다.이는 1년 뒤 3분의 1로 급감했다. ‘정부 관리 회사’인 HMM이 규모를 꾸준히 늘려 작년 말 기준 선복량이 78만TEU로 늘긴 했지만, 1위인 MSC와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글로벌 해운 산업에서 HMM의 작년 말 순위는 8위다.해운업이 쪼그라들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K수출 기업들이다.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컨테이너선이 부족할 때마다 한국의 화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해외 대형 컨테이너선사의 배에 물건을 실어야 했다.코로나 팬데믹 때만 해도 선박과 컨테이너의 부족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선박들이 부산항을 기항하지 않고, 곧바로 미국으로 가는 바람에 우리 수출 기업들은 발을 동동 굴려야 했다.

    2024.02.29 10:30
  • '막강한 권력' 회장직 부활하나…'유한양행'에 무슨 일이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유한양행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홍역을 치르고 있다. 2021년 3월 정관을 변경해 이사회 의장에 취임한 이정희 유한양행 전 대표(73·사진)가 이번엔 임기 연장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해서다. 회장직 신설을 위한 정관변경도 도마 위에 올랐다.유한양행은 최근 ‘직위 신설의 건’이 포함된 주총 안건을 공시했다. 정관 제33조 2항에 ‘이 회사는 이사회의 결의로서 회장, 부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약간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정관 변경안이 통과되면 이사회 의장 주도로 회장 및 부회장직 신설이 가능해진다. 28년 만에 회장직 부활하는 유한양행1926년 유일한 박사가 창업한 유한양행은 지금껏 단 두 명의 회장을 배출했다. 창업자와 연만희 전 회장뿐이다. 연 전 회장은 1988년 유한양행 사장에 취임, 5년간 임기를 마치고 1993년에 회장에 취임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창업자의 유일한 직계 후손인 유일링씨가 미국에 체류 중인데다 당시 나이가 너무 어려 창업 정신을 이어갈 분이 필요해 유한양행의 최대 주주인 유한재단의 요청으로 회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 전 회장은 66세이던 1996년에 은퇴했다.유한양행의 지배구조 변화는 한국 기업의 거버넌스(지배구조)와 관련해 함의하는 바가 크다. 유한양행은 기업 지배구조의 모범생으로 통했다. 한 세기 동안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창업자 정신을 지켰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2022년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과 KCGI가 주최한 ‘제1회 한국기업 거버넌스 대상’ 시상식에서 유한양행은 경제 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주최 측은 유한양행이 국내 최초의 모범적인 기업 지배구조를 확

    2024.02.26 11:00
  •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포스코를 흔드는 '바람'의 정체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에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있었다. 한글로 옮긴 단어의 어감이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마치 ‘우유 빛의 사막’ 같았다. 사실 우유니는 사막이 아니라 거대한 소금 호수다.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서 기안84라는 예능인이 이곳을 탐방하면서 유명해졌다. 한국의 수많은 청년이 ‘기안84 루트’를 따라 우유니에서 인생 사진을 찍고 싶어 하지만, 이들보다 더 이곳을 갈망하는 이들은 따로 있다.우유니 염호는 세계 최대 리튬 광산이다. 1만260㎡에 달하는 면적에 헤아릴 수 없는 양의 리튬이 묻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세계의 자원 부국으로 만든 석유에 비견할 만하다. 한때 바다였던 호수의 물이 약 4만 년 시간 동안 증발한 결과물이다.리튬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용 대용량 2차전지를 만들려면 리튬화합물은 필수다. ‘전기차 제국’으로 불리는 중국조차 리튬이 부족해 호주와 남미의 리튬 보유국에 끊임없이 구애의 신호를 보내고 있을 정도로 귀한 금속이다. 포스코는 'K배터리'의 동량한국 기업 중 우유니 염원에 리튬 가공 공장을 짓겠다고 ‘불나방’처럼 덤빈 곳은 포스코가 유일하다. 유럽 굴지의 자원 개발 회사를 비롯해 일본 스미토모그룹이 볼리비아 정부와 끝 모를 협상을 벌일 때 포스코도 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다른 서방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포스코 역시 변덕스러운 볼리비아 정부와의 협상에서 결실을 보지는 못했다.하지만 포스코는 곧바로 아르헨티나의 다른 염호로 눈을 돌렸다. 2018년 3100억원을 투자해 살타주 소재 옴브레 무에르토 리튬 염호의 개발권을 확보

    2024.02.20 17:49
  • 기안84가 극찬한 관광지 '반전'…'노다지' 쌓여 있었다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에 꼭 한 번 가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적이 있었다. 한글로 옮긴 단어의 어감이 어딘지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마치 ‘우유 빛의 사막’ 같았다. 사실 우유니는 사막이 아니라 거대한 소금 호수다. 얼마 전 TV 예능에서 기안84라는 예능인이 이곳을 탐방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한국의 수많은 청년이 ‘기안84 루트’를 따라 우유니에서 인생 사진을 찍고 싶어하겠지만, 이곳을 갈망하는 이들은 따로 있다.  우유니 염호는 세계 최대의 리튬 광산이다. 1만260㎢에 달하는 면적에 헤아릴 수 없는 양의 리튬이 묻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세계의 자원 부국으로 만든 석유에 비견할만하다. 한때 바다였던 호수의 물이 약 4만년의 시간 동안 증발한 결과물이다. 리튬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용 대용량 2차전지를 만들려면 무조건 리튬화합물이 필수다. ‘전기차의 제국’으로 불리는 중국조차 리튬이 부족해 오스트레일리아와 남미의 리튬 보유국에 끊임없이 구애의 신호를 보내고 있을 정도로 귀한 금속이다. 포스코는 ‘K배터리’의 동량한국 기업 

    2024.02.13 11:16
  • "삼성은 애플 절대 못 이겨" 쏟아진 조롱…당신들이 틀렸다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samsunged’. 우리말로 번역하면 ‘삼성스럽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신조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터줏대감들은 없는 말까지 만들어가며 삼성전자를 조롱하곤 했다. 폄하의 논리는 간단하다. ‘삼성은 절대 애플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스티브 잡스는 모바일 디자인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고, 애플 앱스토어라는 누구나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지만, 삼성은 그렇지 못할 것이란 비하를 ‘삼성스럽다’라는 말 하나로 정리해버렸다.조롱의 대상이었던 K 반도체 삼성을 향한 ‘서양 우월론’의 극치는 <삼성 라이징>이라는 책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국 주재 외신 기자인 저자는 삼성의 전현직 임직원을 비롯한 주변 인물 수백명을 만나 삼성그룹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외부의 시선으로 기록했다. ‘객관성’을 내세우긴 했지만, 그는 삼성을 북한 세습에 빗댈 정도로 편향된 표현에 서슴지 않았다. 때론 동의하기 어려운 단정적인 주장을 폈다. “한국의 재벌은 보다 기업가적이고 주주 중심적인 미국의 기업들과 거의 공통점이 없다”한국 반도체의 역사는 경멸과 조롱, 폄하와 비하의 장벽을 뚫고 현재에 이르렀다. 제국주의의 시대에 변방의 식민지였던 한국이 글로벌 무대에 오른 것과 궤를 같이했다.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얼마 전 인공위성이 찍은 한반도의 야간 사진을 SNS에 올리며 했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은 북한과 다른 길을 갔기에 오늘의 번영을 만들어냈다.삼성은 한국과 한국인이 만들어 낸 피땀의 결과고, 북한에선 절대로 삼성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없음을 누구나 안다. 세계에서

    2024.02.10 09:28
  • 푸르메소셜팜의 ‘기적’…장애인 일자리 모델 만든 SK하이닉스

    [한경ESG] ESG NOW경기도 여주시 오학동에 있는 푸르메소셜팜은 푸르메재단이 운영하는 국내 최초 스마트팜 기반의 발달장애인 일터다. 보통의 일상을 꿈꾸는 발달장애인 청년 55명이 이곳에서 근무한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컴퓨터가 자동으로 온도와 습도를 계측하고, 작물의 발육 상태에 따라 영양액을 공급하는 1800평 규모의 자동화 농장에서는 매년 65톤의 방울토마토가 출하된다.장애인의 사회적 자립을 도와주기 위해 설립한 푸르메소셜팜은 이상훈·장춘순 부부가 기부한 1만5000m2(약 4500평) 부지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2020년 10월 착공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총건립기금 150억원이 필요했는데, 푸르메재단은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었다. 모금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았다. 이때 ‘구세주’로 등장한 곳이 SK하이닉스다.건립비 지원하고 생산물 전량 구매당시 농장 건립을 담당하던 재단 기획팀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여주 인근에 공장을 둔 SK하이닉스에 스마트팜 계획을 제안했다. 때마침 이천, 여주 등 지역사회에서 사회 공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고민하던 SK하이닉스는  흔쾌히 협의에 나섰다.푸르메재단과 SK하이닉스 실무진은 머리를 맞대가며 한 팀으로 움직였다. 사업 

    2024.02.06 09:38
  • AI 시대의 ESG, “기업은 일자리 없앤 만큼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

    [한경ESG] ESG NOW얼마 전 일본 도쿄 도심을 걷고 있을 때 일이다. 한눈에 봐도 초로를 훌쩍 넘을 것 같은 노인이 도로보수 공사 현장에서 표지판을 들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의 모습이 애처로워 보이기도 했거니와,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을 하는 것 같았다. 이미 공사 현장엔 커다란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차든 사람이든 그것만 봐도 왼쪽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는데도 손에 표지판을 든 사람이 5명은 족히 돼 보였다. 은퇴 연령을 넘긴 그 노인이 공사 현장에서 하던 일은 요즘 미국에서 유행하는 말로 ‘bullshit jobs(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이다. 하지만 노인의 관점에서 어쩌면 그 일은 삶을 지탱하는 소중한 무엇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령임에도 일자리를 얻었고, 직장이라는 커뮤니티에서 일상의 보람을 느낄지도 모르니 말이다. 요즘 어디를 가든 인공지능(AI)이라는 단어가 난무한다. AI 담론의 가장 유익한 점은 모든 이를 갑자기 철학자로 둔갑시킨다는 것이다. AI와 로봇이 지배하는 시대가 온다면 인간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과 AI는 어떻게 다른가, 인간의 창의성이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 AI가 일자리를 없앨 것인가 아니면 AI와 로봇 덕분에 사람은 쓸모없는 일에서 해방될 것인가. 질문이 꼬리를 문다.AI는 쓸모없는 일자리에서 인간을 해방시켜줄까AI 이슈는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과도 무관치 않다. AI 시대에 기업은 어떤 역할을 해야할 것인가에 관한 근원적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서다. 가장 큰 화두는 ‘일자리’다. 앞서 예로 든 도쿄 도심의 노인을 떠올려보자.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화하면 그 노인의

    2024.02.06 06:00
  • [단독] "에쎄는 인도 최대 밀수 담배"…배후 지목된 KT&G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의심할 나위 없이 ‘에쎄(Esse)’는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밀수 브랜드(smuggled brand)이다”인도의 유력 언론인 민트(MINT)는 지난달 17일 ‘에쎄는 어떻게 경쟁자들을 질식시키고 있나(smoking)’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의 온라인판은 4일 기준 구독 수 10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인도 유력지가 심층 분석한 KT&G 담배 ‘밀수 루트’기사는 구랑(Gurang) 이라는 이름의 인도 청년이 코로나 봉쇄 기간에 겪은 일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구랑의 선호 담배는 원래 ‘말보로 라이트’였다. 1주일간 집에 있어야 한다는 얘기에 그는 동네 담배 가게에서 말보로 ‘사재기’에 나섰다. 하지만 그가 살 수 있는 양은 2보루뿐이었다. 구랑과 똑같은 생각을 한 이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대신 가게 주인은 ‘백업’으로 에쎄를 내밀었다. 봉쇄가 길어지면서 구랑이 사랑하는 담배는 겉면에 혐오스러운 경 그림도 없고, 값도 싼 에쎄로 바뀌었다.민트 기사는 KT&G의 최대 판매 브랜드인 에쎄가 어떻게 인도 시장에서 말보로 등 강력한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것인지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결론은 적나라했다. ‘에쎄는 밀수로 성공했다’는 것이다. 밀수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달 초 인도 세관(DRI)은 인도 중서비 나비뭄바이 주에 있는 자와할랄 네루항에서 두바이발(發) 컨테이너선을 밀수 혐의로 포획했다.중국산 카펫으로 신고된 컨테이너는 672만개에 달하는 ‘에쎄 체인지’로 가득했다. 약 1억7000만원어치의 밀수품이다. 민트가 유로모니터를 인용해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시장

    2024.02.04 11:12
  • 최태원 손에 든 제안서…39년 전 '이병철-잡스' 회동의 데자뷔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2024년 1월 26일은 글로벌 IT 산업의 역사에서 또 하나의 명장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에 인공지능(AI)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39살의 야심만만한 미국의 ‘IT 그루’가 한국을 방문한 날이다. 주인공은 1985년생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다.그를 만나기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제안서 뭉치를 직접 손에 들고 미팅 장소에 들어갔다. 미처 봉(綘)하지 못한 서류는 시급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짐작건대 최 회장은 올트먼과의 ‘AI 동맹’을 위해 SK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미팅 전에 임원들과 긴급히 상의했을 것이다.이재용 삼성 회장이 직접 나오지는 않았지만, ‘챗 GPT의 아버지’에 대한 삼성의 대우도 극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를 총괄하는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그를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기술을 총망라한 금단에 가까운 평택 공장으로 직접 안내했다. 하루에 두 끼 식사를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3년 이병철 회장의 잡스 평 "IBM과 맞설 인물”떠들썩했던 올트먼의 방한은 39년 전인 1983년 11월, 28세의 스티브 잡스가 삼성을 방문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전두환 신군부의 서슬이 퍼랬던 그 시절의 서울은 지금의 베트남 하노이보다 가난했다. 한국의 1인당 GDP가 3000달러를 넘으려면 아직 5년이 더 필요했다.애플의 창업자인 잡스가 한국을 방문한 건 오로지 삼성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떠들썩하고 때론 예의 없는 몽상가였던 잡스는 미래의 PC와 전화기는 휴대성을 갖춰야 한다고 믿었다. 실제로 그는 꿈을 현실화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잡스가 몽상을 실현하려면 칩(chip)이 필요했다.미국에선 파트너를 찾기 어려웠다. ‘IBM 제국’이라는 난

    2024.01.29 12:00
  • 한물 간 담배를 군 장병들에게 강매하다니…KT&G '그들만의 왕국'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보헴시가’는 KT&G의 담배 브랜드 중 지금도 매출 ‘효자’로 꼽힌다. 회사에서 상품별 매출을 밝히지 않아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에쎄’ 시리즈와 함께 KT&G의 최장수 브랜드임은 분명하다. 2007년 8월에 첫 상품이 나왔으니 올해로 17년 차다.흥미로운 점은 ‘보헴시가’의 매출 구조다. 최대 담배 유통 채널인 편의점에선 보헴 시가 시리즈를 찾기 힘들다. 편의점 A사에 따르면 26일 기준 약 15종의 보헴시가 중 그나마 매출 순위가 높은 제품은 ‘보헴시가슬핌핏브라운’으로 19위다. 그다음 순위는 50위와 62등이다. A사 관계자는 “전자담배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보헴 시가 시리즈처럼 타르 비중이 높은 연초 제품은 잘 안 나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선 KT&G 제품만 사라?그렇다면 보헴 시가는 주로 누가 피우는 것일까. 해답의 실마리는 얼마 전 드러난 KT&G의 ‘군부대 로비’ 의혹에서 찾을 수 있다. KT&G가 부대 내 PX 납품 허가권을 갖고 있는 곳에 쪼개기 후원하고, 중령급 군출신들을 특채로 선발하는 등 오랫동안 ‘체계적인 로비’를 벌여왔음이 문서로 밝혀졌다.실제 PX에서 판매되는 담배 13종 중 12종(에쎄 4, 레종 3, 보헴시가 4, 렘브르기니 1)이 KT&G 제품이다. 나머지 하나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날의 ‘말보로골드’다. 에쎄 시리즈는 A 편의점에서도 매출 1, 2위(에쎄체인지 1㎎, 에쎄프라임 4㎎)를 차지하고 있는 인기 제품이니 이해할만하다.하지만 보헴시가를 4종이나 PX 진열대에 올려놓은 것은 담배업계에서도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KT&G가 의무복무 장병의 주머니를 털

    2024.01.28 08:00
  • SK하이닉스 날개 달고…스마트팜으로 간 발달장애 청년들

    경기 여주시 오학동에 있는 푸르메소셜팜은 푸르메재단이 운영하는 국내 최초 스마트팜 기반의 발달장애인 일터다. 보통의 일상을 꿈꾸는 발달장애인 청년 55명이 이곳에서 근무한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컴퓨터가 자동으로 온도와 습도를 계측하고, 작물의 발육 상태에 따라 영양액을 공급하는 5950㎡ 규모의 자동화 농장에선 매년 65t의 방울토마토가 출하된다. 장애인의 사회적 자립을 도와주기 위해 설립된 푸르메소셜팜은 이상훈·장춘순 부부가 기부한 1만5000㎡ 부지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2020년 10월 착공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총건립기금 150억원이 필요했는데 푸르메재단은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었다. 모금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았다. 이때 ‘구세주’로 등장한 곳이 SK하이닉스다.○푸르메 스마트팜의 ‘기적’당시 농장 건립을 담당하던 재단 기획팀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여주 인근에 공장이 있는 SK하이닉스에 스마트팜 계획을 제안했다. 때마침 이천, 여주 등의 지역 사회에서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하려고 고민하고 있던 SK하이닉스 측은 흔쾌히 협의에 나섰다.머리를 맞대면서 푸르메재단과 SK하이닉스 실무진은 한 팀으로 움직였다. 사업 내용을 세부적으로 구체화하면서 SK하이닉스 경영진도 힘을 보탰다. 2019년 8월 ‘푸르메-하이닉스 협약식 체결’이라는 열매를 맺었다.협약을 통해 SK 측은 총건립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0억원을 기부했다. 동시에 농장에서 생산하는 작물을 전량 구매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면서 농장 건립이 현실화했고, 이 덕분에 다른 기업과 시민들의 기부도 이어졌다. 여주시, 한국지역난방

    2024.01.23 16:18
  • SK하이닉스, '구세주'로 등장…'스마트팜'의 기적 이뤘다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경기도 여주시 오학동에 있는 푸르메소셜팜은 푸르메재단이 운영하는 국내 최초 스마트팜 기반의 발달장애인 일터다. 보통의 일상을 꿈꾸는 발달장애인 청년 55명이 이곳에서 근무한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컴퓨터가 자동으로 온도와 습도를 계측하고, 작물의 발육 상태에 따라 영양액을 공급하는 1800평 규모의 자동화 농장에선 매년 65t의 방울토마토가 출하된다.장애인의 사회적 자립을 도와주기 위해 설립된 푸르메소셜팜은 이상훈·장춘순 부부가 기부한 1만5000㎡(4500평)의 부지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2020년 10월 착공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총건립기금 150억원이 필요했는데 푸르메재단은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었다. 모금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았다. 이때 ‘구세주’로 등장한 곳이 SK하이닉스다. 장애인의 일자리 모델 만든 푸르메 소셜팜당시 농장 건립을 담당하던 재단 기획팀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여주 인근에 공장이 있는 SK하이닉스에 스마트팜 계획을 제안했다, 때마침 이천, 여주 등의 지역 사회에서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하려고 고민하고 있던 SK하이닉스 측은 흔쾌히 협의에 나섰다.머리를 맞대면서 푸르메재단과 SK하이닉스&nb

    2024.01.23 12:00
  • 논란의 포스코 후추위…강행땐 주총서 거부 가능성

    포스코그룹 회장을 선출할 사외이사의 ‘도덕성 논란’과 관련해 포스코그룹 측이 가장 우려하는 건 경영 공백이다. 포스코는 외풍에 굴복해 회장 후보추천위원회가 해산하면 그룹 경영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후추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 등에서 예정된 절차를 강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후추위가 해산되면 회장 선임작업이 수개월 늦어지는데, 그동안 포스코의 중요 의사결정이 ‘올스톱’된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룹의 중요 의사 결정을 신임 회장이 선출되는 3월 이후로 모두 미뤄놨다”며 “아르헨티나에서 조달할 리튬 물량 확대 결정 등이 수개월 늦어지면 비즈니스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후추위는 다음달 중순 최종 1인의 후보를 선임할 예정이다. 몇몇 회장 후보 및 후추위에 포함된 사외이사의 ‘외유성’ 캐나다 해외 출장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3월 전에 나오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롱리스트에 올라간 18명 중 1명이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다. 이에 대해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은 “흠결 있는 후추위가 선출했다는 이유로 회장 후보가 주주총회에서 거부될 수도 있다”며 “후추위를 다시 꾸리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KT도 후추위가 공정성 논란에 휘말리면서 지난해 회장 선임을 3월에서 8월 말로 미룬 바 있다. 당시 KT는 임기가 남은 사외이사 3명을 주축으로 ‘뉴 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를 발족, 6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사외이사 7명을 선임했다. KT 주식 0.5%

    2024.01.21 18:23
  • 스티브 잡스·일론 머스크도 쫓아냈다…'막강 권력'의 정체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ESG부를 맡고 있는 박동휘 산업부 차장입니다. 이번 주 한경 ESG 기사는 ESG 투자에 대한 자본 시장의 상반된 동향을 다뤘습니다.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선 벌써 ‘제 코가 석 자’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환경이니 사회적 가치 실현은 호시절에나 할 수 있는 얘기라는 것입니다.하지만 어디 세상일이 내 사정 봐주면서 진행되던가요? S&P에서 글로벌 서스테이너블 부서를 지휘하고 있는 리처드 매티슨 부회장은 “지난해 3분기 ESG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플러스를 기록했다”며 ESG를 도외시했다간 ‘큰코다칠 우려’가 있다고 일갈했습니다.이와 함께 지난주 한경 ESG의 주목할 만한 이슈는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의 외유성 출장 의혹입니다. 거버넌스(G) 이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스코그룹 뿐만 아니라 KT&G, 카카오, 한국앤컴퍼니 등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와 시민단체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곳들이 상당합니다.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포스코홀딩스입니다. 얼마 전 경찰이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의 캐나다 출장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만만치 않은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언론에선 일제히 ‘초호화 해외 이사회’라는 다소 선정적인 제목으로 포스코에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습니다. 이번 수사는 지방의 일선 경찰서에서 시작됐는데 15일엔 서울경찰청 금융수사대가 직접 수사 지휘봉을 잡겠다고 나섰습니다.환골탈태 포스코 이사회에 대한 경찰 수사 상황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경찰 수사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포스코 측은 이례적으로 반박 자료를 냈습니다. ‘사외이사

    2024.01.17 12:35
  •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상속세를 R&D 재원으로 쓴다면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일생에서 2008년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스페이스X 로켓 발사가 세 차례나 실패하면서 테슬라가 거의 파산 직전까지 몰렸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급전을 구하러 지인에게까지 손을 벌렸다. 그로부터 2년 만에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2010년 테슬라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것이다. 2억6600만달러를 수혈받은 덕분에 머스크는 2012년 피에몬트 기가팩토리에서 테슬라의 첫 번째 양산형 전기차인 ‘모델S’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지금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는 천문학적이다.월터 아이작슨의 머스크 전기는 2008~2010년 시기를 광기 어린 천재의 집요한 열정으로 묘사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쩌면 그의 설명은 진실의 절반만 보여준 것일 수 있다. 테슬라와 머스크를 구원한 건 거대한 돈의 흐름이었다. 미 중앙은행(Fed)은 2010년 불과 몇 개월 만에 무려 600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불린 폴 볼커 Fed 의장 이후 비교적 꾸준히 유지했던 고금리 기조가 뒤집히면서 ‘이지 머니(easy money)’ 시대가 열렸다. 미국의 초당적 국가경영법이지 머니는 본능적으로 투자 대상을 찾는다. 평소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위험 자산으로 달러가 흘러갔다. 미래 산업을 창출할 능력을 보여 준 빅테크들이 증권시장에 입성하자 글로벌 자금이 월가로 유입됐다. 월가는 다시 한번 세계 금융 패권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고, 세계의 돈을 끌어들여 미국의 성장 엔진에 기름을 부었다.2차 세계대전으로 고립주의를 끝낸 이후 미국의 성장 공식은 한결같았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사용하는 언어는 다르지만, 지향점은 동일하다. 세계의 자금으로

    2024.01.16 17:57
  • 돈 냄새 맡은 中 공산당의 결심…"7억명 중산층 만들겠다"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의 일생에서 2008년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스페이스X 로켓 발사가 세 차례나 실패하면서 머스크는 테슬라를 거의 파산 직전까지 몰고 갔다. 급전을 구하러 지인에까지 손을 벌렸다. 그로부터 2년 만에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2010년 테슬라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것이다. 2억6600만달러를 수혈 받은 덕분에 머스크는 2012년 피에몬트 기가팩토리에서 테슬라의 첫번째 양산형 전기차인 ‘모델S’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지금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는 천문학적이다.미국의 초당적 국가경영법월터 아이작슨의 머스크 전기는 2008~2010년의 시기를 광기 어린 천재의 집요한 열정으로 묘사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쩌면 그의 설명은 진실의 절반만을 보여준 것일 수 있다. 테슬라와 머스크를 구원한 건 거대한 돈의 흐름이었다. 미 연방준비위원회는 2010년 불과 몇 개월만에 무려 600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인플레 파이터’로 불렸던 폴 볼커 연준 이사장 이후 비교적 꾸준히 유지했던 고금리 기조가 뒤집히면서 ‘이지 머니(easy money)’의 시대가 열렸다.   ‘이지 머니’는&n

    2024.01.16 12:50
  • 韓·日 재계,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추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개최를 추진하기로 했다. 3국 정부가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세 나라의 경제계도 정기 협력체를 구성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한경협과 게이단렌은 11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회관에서 제30회 한·일 재계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엔 류진 한경협 회장(사진),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 한국 경제계 인사 15명과 우오타니 마사히코 시세이도 회장, 사와다 준 일본전신전화 회장, 니시자와 케이지 손해보험재팬 회장, 이와타 게이이치 스미토모화학 사장 등 일본 측 경영인 14명이 참석했다.한·일 재계를 대표하는 두 단체는 이번 회의에서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개최와 함께 에너지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특히 수소·암모니아 공급망 구축을 위해 더 높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신 회장이 양국 수소사업 협력 주제 세션에 직접 발표자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박동휘 기자

    2024.01.11 18:15
  • 안덕근 장관 만난 구자열 무협회장 "수출 총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오른쪽)은 10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수출 확대 방안과 통상 현안 등을 논의했다.이날 만남은 경제단체와의 소통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다. 안 장관은 면담에서 “올해도 ‘수출이 곧 민생’이라는 각오로 수출 우상향 기조를 확고히 하고, 수출이 경제 성장의 핵심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민·관이 원팀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무역금융 355조원, 수출마케팅 1조원 등 역대급 규모의 수출 지원사업을 차질 없이 집행하겠다”고 밝혔다.안 장관은 수출 지원 대책을 마련해 나가는 과정에서 수출업계를 대표하는 무역협회가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안 장관은 또 정부가 경제동반자협정(EPA) 등 신(新)통상협정 체결을 통해 경제 영토를 확장, 국내 기업의 신규 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한 데 이어 최근 홍해 해상 물류 차질과 관련해 무역협회와 정부가 함께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자고 제안했다.구 회장은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하는 무역 환경에서 국제통상 전문가인 안 장관이 우리 산업과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협회도 수출 회복 모멘텀이 장기적 산업 경쟁력으로 확장·지속될 수 있도록 민간 정책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박동휘 기자

    2024.01.11 00:08
  • "1주일에 15시간만 일하는 시대"…AI 시대 ESG 프레임도 바뀐다 [박동휘의 산업경영 리포트]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에서 ESG부를 이끌며 주요 산업을 취재하는 박동휘 팀장(산업부 차장)입니다. 앞으로 <박동휘의 산업경영 리포트>라는 문패로 국내외 격전의 산업 현장에 관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첫 출발인 만큼 오늘은 다소 근원적인 질문에서 시작하려고 합니다. 핵심 키워드는 ‘다시 ESG’, 그리고 ‘인공지능(AI)’입니다. "자본주의는 최악 중 최선의 시스템"ESG는 ‘자본주의는 지속가능한가’라는 화두에서 출발했습니다. 질문 형태의 화두이긴 합니다만, 사실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자본주의 이외의 대안은 없으며,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후세에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기술 혁신 이론으로 유명한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자본주의는 스스로 비판받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자본주의는 비판조차 겸허히 받아들이며 자기변호를 이끌어가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스템이라는 통찰입니다. 요즘의 지식인들은 자본주의를 “최악의 시스템 중 최선의 시스템”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슘페터의 통찰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ESG는 자본주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책이라고 

    2024.01.09 13:46
  • [차장 칼럼] e커머스로 세계 평정하려는 중국

    ‘上一化(셴샹징지이티화).’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이다. ‘온라인 세상의 국경 없는 경제를 통일시키겠다’는 의미다. 표현은 다르지만 중국 정부 역시 ‘실크로드 e커머스’를 부르짖고 있다. 상하이시가 최근 중점 정책으로 추진하는 것도 ‘해외 시장을 향한(크로스 보더) e커머스 플랫폼 구축’이다. 중국의 목표는 한 가지다. 디지털 세상에서 패권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요즘 국내 유통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와 테무다. 알리의 가입자 수가 벌써 600만 명을 넘었다.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e커머스 플랫폼인 판둬둬의 자회사 테무는 지난해 11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3개월 만에 7배 급증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 깨져유통산업을 취재하다 보니 주변에서 알리와 테무를 사용해봤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50대 초반의 한 대기업 임원은 “몇천원짜리 상품을 매일 주문하는 일에 재미가 들렸다”며 “처음엔 한 번 쓰고 버린다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써보니 품질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알리와 테무의 한국 시장 공세가 본격화된 건 지난해부터다. 알리는 2018년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다가 팬데믹을 거치며 물밀듯이 밀려들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싼 게 비지떡이라는 중국산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위협적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급력이 만만치 않다.중국 빅테크는 2016년 알리바바가 동남아시아 최대 e커머스 플랫폼인 라자다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22년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유럽 시장을

    2024.01.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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