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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 장규호 기자
    장규호 기자 경제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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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알·테·쉬' 공습이 무서운 진짜 이유는

    중국 전자상거래(e-commerce) 업체 3대장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을 가리키는 이른바 ‘알·테·쉬’란 말이 유행입니다. 이들을 통한 해외 직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국내외 유통업계에 빨간불이 켜진 것을 두고 ‘알·테·쉬 공습’이 시작됐다고도 합니다.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접속할 때마다 테무(광고)가 따라다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이들의 작년 글로벌 시장 광고비만 40억 달러(약 5조4100억 원)에 이른다고 하니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알·테·쉬가 공급하는 초저가 생활용품이 글로벌 유통시장을 초토화하고 있습니다. 작년 이들이 미국으로 배송한 상품 박스만 매일 60만 개, 보잉777 화물기 약 108대 분량이었습니다. 이 영향으로 미국의 1000원 숍이라 할 수 있는 달러트리의 점포 1000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앱 사용자 수 기준으로 알리(888만 명)와 테무(830만 명)가 각각 11번가와 G마켓을 제치고 쿠팡(3087만 명)에 이어 2위와 3위에 올랐어요. 이 때문에 국내 전자상거래업체와 대형마트뿐 아니라 중소 생활용품 제조업체들도 위기감에 휩싸여 있습니다.최근 중국을 방문한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이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추가 회담을 갖기로 중국과 합의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알·테·쉬’의 초저가 글로벌 공습은 어떻게 가능했고, 본질은 무엇인지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유통은 물론, 제조기반 허무는 '알·테·쉬'세계에 '디플레이션 수출'한다는 비판도중국의 전자상거래를 뜻하는 ‘C(China) 커머스’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낮은 가격에 있습니다. 비슷한 기능

    2024.04.15 10:01
  • [커버스토리] '그림자 세금' 부담금, 얼마나 문제길래…

    정부가 세금과는 별개로 특정 공익사업에 쓰려고 부과하는 부담금 91개 가운데 32개를 폐지하거나 감면하겠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국민 생활 구석구석에 숨어 있어 ‘그림자 세금’이라 불리고, 기업 경영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주는 ‘준조세’로 인식되던 부담금의 개선 방안이어서 눈길을 잡아끕니다. 부담금은 지난 20여 년간 11개 줄어드는 데 그쳤는데요, 왜 그동안 정리를 안 했나 싶기도 합니다.청소년에게도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대표적 부담금인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담금’(입장권 금액의 3%)이 폐지되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이 각종 할인을 받아도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는 데 1만~1만1000원은 듭니다. 그중 500원의 부담금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습니다. 영화산업 발전을 위한다는 부담금을 청소년 등 영화 관객이 내야 했는지 의문입니다.이 밖에도 부과 목적이나 적절성 등에서 의문을 남기던 부담금이 많이 줄어듭니다. 해외로 나갈 때 내야 하는 출국납부금은 목적이 개발도상국 질병 예방이라고 합니다. 이 납부금은 1만1000원에서 7000원으로 낮아집니다. 유효기간 10년인 복수여권 발급 때 붙는 국제교류기여금은 한국국제교류재단 운영 기금으로 쓰이는데, 이것도 1만5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인하됩니다. 모두 청소년도 내야 하는 부담금입니다.부담금은 왜 만들어졌고, 세금과는 어떤 점에서 다르며, 국민경제에 왜 부담을 주는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수혜자로부터 공익사업 재원 걷는 부담금시장원리엔 맞지만 현실 적용 쉽지 않아부담금이란 특정 공익사업에 드는 비용을 그 사업과 관련된 사람이나 기업 등에 부담시키기 위해 매

    2024.04.08 10:01
  • [커버스토리] 규제 부작용 '金사과'…소비자는 누가 지키나

    정부의 잇단 가격 안정 대책에도 ‘금(金)사과’로 대변되는 과일값 강세가 꺾일 줄 모릅니다. 지난달 25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12만3838원에 도매 거래된 사과(부사, 특품, 10㎏)는 1년 전 같은 날에 비하면 두 배 반(148%) 올랐어요. 건강에 좋다는 ‘아침 사과’를 부모님이 챙겨주기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죠.이런 현상은 재배면적 기준으로 국내 5대 과일에 속하는 배·감귤·복숭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딱 한 품목, 포도 가격만큼은 안정을 유지하고 있어요. 1년 전에 비해 19% 정도 오른 가격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국내 작황이 어떻든, 수입을 통해 공급을 신축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품목이냐 아니냐가 이 같은 차이를 만들었죠. 포도는 칠레·페루·호주·미국 등지에서 1년 내내 수입되는 반면, 사과·배 등은 국내 농가 보호를 위해 검역을 명분으로 수십 년째 수입이 묶여 있습니다.농산물가격 급등을 뜻하는 애그플레이션 시대에 식량안보는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자국 산업 보호에도 열을 올리고 있죠. 이런 때에 농산물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파생되는 농산물가격 급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비자도 생산자와 함께 중요한 경제의 축입니다. 소비자의 이익, 후생은 생산자 이익만큼 중요합니다. 지금의 과일 수입 규제가 과연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택인지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수입 제한해 사과·배 가격 2~3배 뛰었지만연중 수입' 포도값 안정, 와인은 선택 폭 넓혀수입 자유화 또는 규제가 과일 품목별로 어느 정도 값에 영향을

    2024.04.01 10:01
  • [커버스토리] '호모 프롬프트' 시대…질문이 힘이다

    생성형 AI(인공지능)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 여겨지던 소설, 그림의 창작에 이어 동영상까지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초지능 AI의 ‘일자리 습격’이 코앞에 다가온 게 아닌지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AI는 프롬프트만큼만 똑똑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흥미를 끕니다.프롬프트란 사용자의 명령어를 받아들이는 체계를 말하는데요, 컴퓨터나 프로그램이 어떤 동작을 수행할 준비가 됐다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구글 AI 제미나이의 질문창을 보면 ‘프롬프트 입력’이란 글귀가 쓰여 있습니다. ‘AI는 프롬프트만큼만 똑똑하다’는 말은 AI가 내놓는 답변의 품질, 나아가 AI의 능력은 사람이 어떤 명령,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달렸다는 뜻입니다. AI가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어도 활용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질문하는 사람’, 즉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라는 거죠.재미있는 점은 생성형 AI도 이를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인간의 능력은?”이란 물음에 제미나이는 “AI는 인간과 협력해 최상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 AI와 명확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AI와의 의사소통이란 다름 아닌 질문과 답변의 연속적 과정입니다. 호모 프롬프트가 회자될 정도로 질문이 얼마나 중요해졌고, 근원적·창의적 질문은 어떻게 인류 역사를 바꿔왔는지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인공지능과 채팅하는 '호모 프롬프트'검색에 밀렸던 사색·대화 살려냈다인간을 가리키는 말은 18세기 칼 폰 린네가 고안한 호모 사피엔스(지혜 있는 사

    2024.03.25 10:01
  • [커버스토리] 위험·안전자산 모두 뛰는 '에브리싱 랠리'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주식, 암호화폐 같은 위험자산(risky asset)은 물론 안전자산(riskless asset)의 대명사인 금(金)값마저 치솟고 있습니다. 경제가 불안해지면 금에 수요가 몰리는 건 당연한데, 지금처럼 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우세할 때 금값이 강세를 띠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위험자산·안전자산을 가리지 않고 자산 가격이 모두 오르는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암호화폐는 비트코인 현물의 가격 움직임을 따르도록 만들어진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되면서 상승 탄력을 받았죠. 여기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해져 우리 돈으로 개당 1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작년 6월 이후 거의 세 배가 뛴 것입니다. 국제 금값도 지난 11일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선물거래 기준)에서 온스당 2184달러를 기록하는 등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자산시장의 요즘 분위기는 마치 주식 거래창의 모든 종목에 상승을 뜻하는 ‘빨간불’이 들어온 듯합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이 말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란 표현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더라도 경제 현상의 이면에는 논리적 이유와 배경이 분명히 있습니다. 4·5면에서 금리와 자산시장의 관계, 에브리싱 랠리의 원인, 금융 상식을 뒤집는 또 다른 기현상 등을 살펴보겠습니다.금리는 금융시장과 경제 활동의 '신호등'경기 조절은 물론, 자산 가격에 큰 영향모든 자산의 가격이 동시에 치솟는 ‘에브리싱 랠리’를 촉발한 계기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사입니다. 그렇다면 금리(金利)란 무

    2024.03.18 10:01
  • [커버스토리] 질주하던 미래차…주춤하는 이유는?

    근래에 크게 유행한 단어 중 하나가 ‘모빌리티(mobility, 이동성)’입니다. 공간과 공간을 잇는 교통수단에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함으로써 ‘이동의 미래’를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밖으로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대와 기술개발 투자로 나타났죠.그런데 질주하던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습니다. 세계 자동차 제조 기업들이 속속 전기차 생산 속도를 늦추고, 자율주행차 기술개발과 투자를 중단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지난달 말에는 애플이 10년간 공들여온 자율주행차 ‘애플카’ 개발의 전면 중단을 선언해 업계와 투자자들은 물론, 관심 있게 지켜본 소비자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이 잠시 주춤하는 건지, 이대로 시동이 꺼지고 마는 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생글생글은 지난호 커버스토리에서 AI 기술 발전이 충분한 전력공급 여하에 달렸다고 전했습니다. 급증하는 전기 수요의 또 다른 한 축은 바로 모빌리티 기술입니다. 생글생글이 ‘애플카 개발 전면 중단’이란 뉴스에 주목하며 첨단 기술의 미래를 파고드는 커버스토리를 연속으로 준비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는지, 기술 발전에서 시장의 필요(needs)와 수요 기반이 얼마나 중요한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애플카 중단 충격…자율주행 기술은 꿈일까자동차 회사들 '전기차 올인' 전략 급브레이크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 프로젝트의 중단은 사실상 폐기나 다름없습니다. 문제는 운전자 개입 없이 완전히 차량 스

    2024.03.11 10:01
  • [커버스토리] 인공지능의 미래 전기에 달렸다

    인공지능(AI)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뉴스가 매일같이 쏟아집니다. 최근엔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하면 AI가 고화질 동영상을 만들어주는 미국 오픈AI의 ‘AI 소라’가 단연 화제였죠. 세계적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을 AI로 합성한 딥페이크 음란물도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그런데 인류 공동의 현안을 논의하는 지난 1월의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AI 기술이나 서비스, 부작용이 아닌 조금은 다른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바로 에너지입니다. AI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 에너지, 특히 전기 수요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증하는데, 여기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머리를 모은 겁니다. 이 행사에서 오픈AI 최고경영자인 샘 올트먼은 “세계의 가장 큰 두 현안은 AI와 에너지”라며 “에너지는 획기적 돌파구가 없으면 AI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출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지금 구글 검색을 모두 생성형 AI로 한다면 필요 전력량이 아일랜드가 한 해 소비하는 전력량과 비슷합니다. AI 딥페이크 같은 뉴스에 사람들이 관련 검색을 훨씬 많이 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 정전 사태가 발생할지 모를 일입니다. 에너지와 전기는 ‘문명의 혈관’ ‘현대 경제의 생명선’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하지 않은 적이 없었죠. 그런데 ‘에너지 먹는 하마’라는 AI의 시대에는 차원이 다른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와 빅테크들이 주목하고 있는 대안 기술, 바람직한 에너지 정책의 방향 등을 4·5면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인공지능 시스템은 '전기 잡아먹는 하마'웬만한 나라의 1년 전기 소비량과 맞먹죠인공지능(AI) 시스템이 대체 전기를 얼마나 소비

    2024.03.03 17:47
  • [커버스토리] 총체적 위기의 중국…반전시킬 수 있을까?

    중국에선 춘제 연휴가 지난 뒤인 매년 3월 초 국가 차원의 대규모 정치 행사가 열립니다. 국정 자문 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우리나라의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즉 양회(兩會)가 바로 그것입니다. 올해는 각각 다음 달 4일과 5일에 개막해 열흘간 이어지는데요, 중국이 앞으로 1년간 나라를 어떻게 운영해갈지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여서 세계적 관심이 쏠립니다. 중국이란 거대 경제권의 향방은 우리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근래엔 중국 경제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고 경제 하강 속도도 아찔할 정도여서 더욱 주목됩니다. 경제성장률 목표치, 예산 편성, 경제 운용 방향, 고위급 인사, 제도 개혁 방향 등을 밝히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요. 좀 더 넓게 보면 지난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된 데 이어 올해 말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중국의 대외정책 방향과 외교 노선에도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우리나라에선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연초 이후 손실액(5대 은행 기준)만 벌써 6000억 원이 넘은 상황인데요, 향후 손실 폭을 줄여줄 증시 활성화 대책이 나올지 지켜봐야 합니다. 양회를 비롯한 중국 정치체제의 구조는 어떠한지, 중국 경제의 위기 상황은 얼마나 심각하고 그 원인은 무엇인지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중국의 국정방향 밝힐 전인대·정협 개막경제 난국 풀어갈 카드에 세계적 관심 집중중국을 이해하려면 사회주의 정치체제, 나아가 중국식 사회주의를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합니

    2024.02.26 10:01
  • [커버스토리] 국회의원 특권·특혜 얼마나 문제길래…

    오는 4월 10일 실시하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51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총선은 민주주의의 축제이자, 대의민주제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개선할 좋은 기회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당리당략을 앞세운 비례대표 선출 방식의 논의에 그치고 있는데요,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의원 정수를 현 300명에서 50명 줄이고 세비(일종의 연봉)도 국민 중위소득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는 했습니다.국회의원이 누리는 특권과 특혜가 과도하다는 비판이 총선을 앞두고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3년 전 ‘일하는 국회법’을 만들어놓고도 입법을 위한 의정활동보다 정치 싸움에 골몰해왔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청문회를 준비하기 위해 당의 원내대표가 전문가 100명을 직접 만나 공부했다는 미국 의회의 모습은 한국에선 상상하기 힘듭니다. 숙의가 아닌 힘(의원 수)으로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행태, 그 과정의 각종 편법 동원과 몸싸움, 포퓰리즘적 성격의 졸속·과잉 입법 등이 한국 국회의 자화상으로 거의 굳어졌기 때문이죠. 이런 점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현재의 지원은 과하기도 하고 정당성이 약합니다.한국 국회의원이 어떤 특권과 특혜를 누리고 있는지, 왜 정당한 지원이 아닌지, 이런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의원 신변 방패막이 된 불체포·면책특권1인당 7억원 혈세 투입, 과연 정당할까요국회의원은 입법권을 갖는 국회의 중추입니다. 그러면 국회의원이 원활하게 일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에서 지원하는 게 맞긴 합니다. 문제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에 대한 봉사자’란 사실을 잊고 자신의 품위 유지만 신경

    2024.02.19 10:01
  • [커버스토리] 경제 성장 멈추면 어떤 일 벌어질까요

    우리나라 경제가 작년 4분기 0.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전체로는 1.4% 성장했는데요, 1년 전(2.6%)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2020년의 마이너스 성장(-0.7%) 이후 가장 나쁜 성적표입니다. 최근 8분기 연속으로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 기록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주목됩니다. 외환위기 이전 10%,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엔 5%까지 성장하던 한국 경제에 저성장 기조가 완연해지고 있습니다.작년 성장 정체의 가장 큰 원인은 내수 부족과 건설 경기 침체인데요, 고물가에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영향이 큽니다. 그런데 국내 소비지출은 줄이면서 해외여행 나가서는 돈을 많이 썼다고 하니 걱정입니다. 반도체 수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수출만으로는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경제 규모가 커지면 성장률이 낮아지는 건 당연한 일일까요? 미국 예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미국의 경제 규모(국내총생산, GDP)는 우리나라의 16배가량 됩니다. 미국 성장률은 항상 우리나라보다 낮았지만, 2021년 5.9%로 우리를 앞서더니 작년에도 2.5%라는 성장률을 기록했어요. 몸집이 거대한 코끼리가 빠른 속도로 달리기까지 하면 경제 격차는 더 벌어지겠지요. 경제성장과 속도가 왜 중요한지, 우리나라 저성장의 원인은 무엇인지, 장기 저성장이 얼마나 위험한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경제는 자전거' 성장해야 넘어지지 않아일자리, 복지 재원 모두 성장에서 나오죠세계 각국의 경제성장률은 분기별로 발표되고, 각국 중앙은행과 국제경제기구들은 수시로 성장률 전망치를 내고 수정도 합니다. 1년 내내 성장률 전망과 실제

    2024.02.05 10:01
  • //외국인 250만 … 한국도 '다인종 국가' 대열 이주민 포용해야 인구위기 넘을 수 있어요

    노동경제학계를 대표하는 남성일 서강대 명예교수는 10년 전 논문에서 “특별한 이민정책이 없을 경우 2010년대 후반부터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소비·투자 등 총수요가 감소해 경제성장률이 2020년대엔 1%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4%로 전망되는데요, 남 교수의 예상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여기엔 세계적 금리 인상, 미·중 공급망 갈등의 영향이 컸겠죠. 그러나 0%대 성장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큰 상황에서 저성장의 근본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인 건 분명합니다.이민 확대는 경제 안정의 보증수표남 교수는 당시 논문에서 “이민자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력을 키우고 빈곤층으로 추락할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는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정주형 이민정책으로 점진적 이민자 도입을 확대하는 것이 안정적인 거시경제 지표 개선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저출산과 급속한 고령화에 맞서 경제활동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정년 연장, 고령자 고용, 여성 경제활동 참가 확대 등도 있습니다. 생산 자동화와 디지털 컨버전스로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도 대안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선진 각국이 경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많이 쓴 대책이 바로 이주민 유입을 늘리는 정책이란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충남 인구로 늘어난 국내 외국인선진국들은 전체 인구 중 이민자 비율이 14%를 웃돕니다. 이민 확대 정책에다 세계화가 가속된 결과인데요, 2019년 UN 자료를 보면 호주가 30.0%, 캐나다 21.3%, 독일 15.7%, 미국 15.4% 등입니다. 우리나라는 작년 말 3.4%(175만 명)에 이릅

    2024.01.30 17:44
  • [커버스토리] 선의 담는다고 좋은 정책 될까요

    농산물의 최저가격을 보장해주는 법안이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습니다. 쌀 등 주요 농산물값이 기준 가격에 못 미칠경우 일정 차액을 메꿔주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법 개정안입니다. ‘남는 쌀 매입법’으로 알려진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좌초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엔 최저가 보장제로 핵심 내용을 바꿔 양곡법 개정을 재추진하려 합니다.이는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 정책들과 비슷해 보입니다. 지금 민주당은 대구와 광주를 잇는 11조 원 규모 고속철도 사업의 빠른 추진을 위해 특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하고, 여권은 간병비의 건강보험 적용과 금융투자세 폐지를 추진하는 등 이른바 ‘퍼주기’ 경쟁이 극심합니다.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농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선의(善意)를 담았다고 포장한 겁니다. 문제는 사회적 약자를 도우려 한 정책이 거꾸로 이들의 삶을 더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을 핵심으로 하는 직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법정 최고이자율을 연 20%로 제한한 정책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일종의 ‘선의의 역설’인데요, 어떤 부작용이 있었고, 왜 그런 부작용이 나타났으며, 이런 정책이 계속 추진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약자 돕기는커녕 더 힘들게 한 '선의의 역설'경제사와 정책 사례 속에 숱하게 등장하죠포퓰리즘 정책을 밀어붙이면 나랏빚이 크게 늘어날 위험이 있어요. 그런데 선의(善意, good will)만 앞세

    2024.01.29 10:01
  • [커버스토리] 제도권 진입 성공…암호화폐의 앞날은?

    비트코인 가격을 따라 움직이게 만든 금융상품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11개가 지난 10일 미국 증시에 처음으로 상장됐습니다. 비트코인의 미래 가격을 반영하는 선물 ETF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첫 승인을 받은 겁니다. 이로써 세계 최대 자본시장인 미국 증시를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습니다. “암호화폐가 제도권(시장)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암호화폐는 디지털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 중 하나입니다. 나카모토 사토시(일종의 필명)란 사람이 2008년 11월 ‘개인 간(P2P) 전자 화폐 시스템’이란 글을 이메일로 뿌리면서 등장했는데요, 나카모토는 이 글에서 정부(중앙은행)의 화폐 발행 독점권을 비판합니다. 정부로선 화폐 발행량을 늘리려는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으로 사람들이 고통받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탈중앙화한 시스템을 만들고 거기에 맞는 전자화폐를 개발해 통용시키겠다고 선언합니다.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이런 나카모토의 꿈을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암호화폐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통화와 경쟁하며 과연 화폐로서 기능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세계 각국이 대항마로 추진 중인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는 암호화폐와 어떻게 다른지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암호화폐, '투기의 온상' 오명 벗을지 관심'디지털 금(金)' 공인받는 계기 마련했죠암호화폐가 세상에 나온 지 벌써 15년이 흘렀습니다. 비트코인

    2024.01.22 10:01
  • [커버스토리] 고금리 후폭풍…위기의 한국 기업

    부동산 개발 사업의 부실로 자금난에 몰린 태영그룹이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전격 신청하면서 계열 방송사 SBS의 경영권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가 하면, 자구 노력의 진정성을 둘러싸고 채권단과 태영 오너 측 간 갈등도 깊어졌습니다. 우리나라 경제에 태풍과도 같은 위기가 몰려오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연초부터 생깁니다.여러분이 방학을 유익하게 잘 보내면 다음 학기를 자신감 있게 시작할 수 있듯이 나라 경제와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기가 좋을 때 부실하고 허약한 부분을 정리·수습하고 내실을 다지는 노력을 기울여야 다가올 불황을 이겨낼 힘을 축적할 수 있습니다. 금융회사들이 비 올 때(기업이 어려울 때) 우산(대출 등)을 뺏어선 안 된다는 얘기도 있지만, 부실 문제의 일차적 책임은 기업과 가계 쪽에 있지요. 국민경제의 안정을 고려해서라도 ‘밑 빠진 독’ 신세의 기업이나 개인을 계속 지원할 순 없습니다.태영그룹의 경영난은 최근 1년 반 사이 진행된 전 세계적 고금리 금융긴축이 원인입니다. 국내 부동산 개발 사업에 돈을 대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만 134조 원에 이르고, 이 중 상당액이 채권 회수가 불투명한 부실 대출일 수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게 놔둬선 안 될 겁니다. 과거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어떻게 진행됐고, 이번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지, 기업 부실은 어떤 치유 과정을 거치는지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타이밍 놓친 조선 구조조정에 20조 허비기업 부실 정리 미루면 나중엔 더 큰 부담경제위기 발발과 기업 부실 문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경제위기는 호황 때 방만하게 늘어난 돈

    2024.01.15 10:01
  • [커버스토리] '개발이냐, 규제냐'…갈라지는 AI 진영

    올해는 인공지능(AI)이 진정한 시작을 알리는 해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24 세계대전망>에서 ‘현실로 다가온 AI’를 중요한 흐름으로 꼽았죠.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최첨단 기술의 경연장 소비자가전쇼(CES)도 온통 AI로 도배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CES 기자회견의 표어를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로 정했고, 인텔은 ‘모든 곳에 AI(AI Everywhere)’를 내세웠습니다.AI로 사람들의 생활과 산업현장에서 도움을 받겠지만 꼭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벌써부터 AI의 ‘일자리 습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작년 IBM, T모바일, 드롭박스 등 테크기업들이 회계·인사 등 지원 부서 인력의 30%까지 AI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인류에게 새로운 미래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AI가 오히려 재앙이 될지 모를 일입니다.이러다 보니 빅테크의 본고장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선 AI 개발을 자유롭게 허용할 것이냐, 인류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규제할 것이냐를 놓고 일대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작년 말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축출과 복귀도 이런 갈등에서 시작된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끕니다. ‘AI 개발 감속이냐, 가속이냐’를 둘러싼 논쟁의 철학적 배경과 견지해야 할 관점을 4, 5면에서 살펴봤습니다."빨리 개발 안하면 죽는다" vs "속도 조절해야"AI 낙관론과 파멸론, 종교전쟁 방불케 해요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미국 내 개발자 간 논쟁은 먼저 소셜미디어를 달군 뒤, 신문 등에서 경쟁적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도 AI 개발 예찬론자인 베프 제이조스(

    2024.01.08 10:01
  • [커버스토리] 선거·전쟁·AI…내년 세계 경제는?

    이맘때면 학생들은 수능 성적을 들고 진학할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느라, 새 학년을 준비하느라 제각기 긴장되고 설렘 가득한 연말을 보냅니다. 물론 공부도 중요하지만, 올해와는 다른 새해가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을 기울여야겠죠?우리 삶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요소는 뭐니 뭐니 해도 경제 변화입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어떻게 움직이고, 한국의 수출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제품을 얼마나 잘 팔고, 원유 같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가정 경제도 큰 영향을 받습니다. 전쟁 같은 극한적 충돌이 멀리 중동과 우크라이나가 아닌, 우리 코앞에서 벌어질 수도 있지요. 그런 갈등의 물밑에는 경제적 이해 충돌이 잠복해 있는 경우가 많아요.그래서 새해에 변화할 세계를 전망할 때 가장 먼저 경제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물론 온라인으로 연결돼 광속으로 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한 해를 내다보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예측이 잘 맞지 않으니 ‘경제 예측 무용론(無用論)’까지 나옵니다. 그러나 경제 예측은 나라살림은 물론, 기업과 가계의 수입과 지출을 가늠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초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4·5면에서 경제 예측이 왜 그리 어렵고, 내년 세계경제는 어떤 모습을 띨지 살펴보겠습니다."경제 전망은 점성술" 혹평 적지않아수치보다 리스크 변수에 주목해야죠경제 예측 또는 전망은 나라 살림살이와 기업 경영, 가계 살림의 기준점을 제공합니다. 이를 기초로 정부와 중앙은행은 정책을 만들고 가계는 소비, 기업은 투자 계획을 세웁니다. 경제의 바로미터는 가격입니다. 이 가격 변수가 어떻게 움직일지 안다면 가정 살림도,

    2023.12.25 10:01
  • [커버스토리] 기세 좋던 '핑크 타이드'…왜 갑자기 꺾였을까

    ‘핑크 타이드(Pink Tide)’라고 들어봤나요? 옛 소련 영향권 아래 중부유럽과 중앙아시아 국가의 민주화 바람을 여러 가지 색상에 빗대 ‘OO 혁명’으로 불렀는데, 핑크 타이드도 비슷한 개념입니다. 바로 중남미 좌파 정치세력의 연쇄 집권 현상을 가리킵니다. 붉은색으로 상징되는 공산주의 정당이 아닌, 온건 좌파 정권이 유행처럼 들어선다고 해서 ‘분홍 물결’이라 부르는 것이죠.핑크 타이드가 요즘 시들합니다. 어떻게 보면 역행하는 듯합니다. 좌파 정권이 연쇄적으로 균열되고 극우 정당들이 잇따라 집권하는, 즉 ‘파 라이트 타이드(Far Right Tide)’ 현상이 뚜렷합니다. 11월 19일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극우 성향 후보 하비에르 밀레이가 승리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11월 22일에는 네덜란드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자유를 위한 정당’이 제 1당으로 올라섰습니다.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 외에도 많은 중남미, 유럽 국가에서 강경 우파가 득세하고 있습니다.각 나라의 사정은 다릅니다. 중남미에서는 무능하고 부패하기까지 했던 좌파 정권에 대한 심판이, 유럽에서는 이민자·난민 급증에 따른 사회 혼란과 전통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우파 지지로 모아졌죠. 우리나라도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관심입니다. 세계 정치의 흐름이 왜 이렇게 바뀌고 있고,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4, 5면에서 짚어보겠습니다.'10년 주기설' 무색한 남미 핑크 타이드 '썰물'무능·부패·과격한 집권 좌파에 급실망 한 거죠핑크 타이드에는 ‘10년 주기’가 있다고 합니다.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10년에 한 번씩 급등하면서 중남미 좌파 정치세력이

    2023.12.18 10:01
  • [커버스토리] '다인종국 한국'…인구위기에 도움 줄까

    요즘 우리 국민은 한 달에 한 번씩 나라 걱정을 합니다. 통계청이 매달 인구 동향을 발표할 때마다 그렇습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작년 세계 최저 수준인 0.78명까지 떨어진 데 따른 충격이 컸던 것 같습니다. ‘자기 파멸적인 사회’라는 외신 보도도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했죠. 최근 통계청의 9월 인구 동향 발표는 우려를 더욱 키웁니다. 3분기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0명까지 떨어졌고, 인구 감소세가 49개월째 이어졌습니다. 미국 는 이를 두고 “흑사병 때보다 더 빠른 속도의 한국 인구 감소세”라고 했습니다. 치열한 입시 경쟁 등 한국인의 팍팍한 삶이 낮은 출산율의 원인이라고 해외 토픽처럼 소개합니다. 한국인의 이런 자화상에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출산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닙니다. 다들 자기 인생 살기도 벅차다고 하소연합니다. 이런 현실이 개선되지 않으니 17년째 추진해온 저출산 대책이 먹히지 않는 겁니다. 손에 잡히는 인구 대책은 이민 수용 확대가 유일합니다. 마침 내년 외국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5%를 넘어 한국도 ‘다인종·다문화 국가’가 됩니다. 좋은 계기일 수 있습니다. 이민자를 많이 받으려면 이주민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도 바뀌어야 합니다. 왜 인구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지, 이주민 유입을 늘리기 위한 노력은 어떻게 기울여야 할지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청년세대의 박탈감이 저출산 근본 원인 능력발휘 돕고 양성평등에 노력해야죠 한국에서 저출산 문제는 거의 ‘포비아(공포증)’ 수준입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

    2023.12.11 10:01
  • [커버스토리] 논란의 횡재세 상생용이라는데…

    우리나라 경제의 취약한 부분 중 하나가 막대한 가계 빚입니다. 가계부채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1875조 원으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04%를 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죠. 국민 모두가 한 해 동안 열심히 일해도 다 갚을 수 없는 규모인데요, 이는 고금리 상황에서 각 가정에 엄청난 고통을 줍니다. 이자 갚느라 허덕이는 가정이 많은 것이죠. 그런데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총 31조 원의 이자 수익을 올렸습니다. 사상 최대 기록입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은행이 고금리로 횡재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횡재세’를 매기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언뜻 보면 맞는 주장 같지만, 과연 횡재세 징수가 정당한 걸까요? 먼저 해야 할 일은 정말 은행들이 횡재를 한 건지, 만약 그랬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겁니다. 막연히 은행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번 게 아니라고 주장하며 로빈후드 행세를 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횡재세 부과는 초과이익 정의의 어려움, 평등 과세 원칙 훼손, 소급입법 문제, 기업 경쟁력 약화와 투자 위축, 소비자에 대한 세금 전가 가능성 등 여러 문제와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횡재세가 고통 분담을 통한 ‘상생’을 가져올 수 있을지 4·5면에서 역사의 교훈과 예상 가능한 문제를 살펴봤습니다.횡재세 부과가 '무리수' 였다는 결론 20세기 경제사 속에 여러번 나옵니다 횡재세는 영어로 ‘windfall tax’라고 합니다. 바람에 떨어진 과실과 같은 횡재에 세금을 매긴다고 해서 붙은 말입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횡재 이익(windfall profits)에 대해 “과도하거나(excessive), 노력 없이 얻었거나(unearned), 부당한(unfair) 이익”이라고 정의합니다. 횡

    2023.12.04 10:01
  • [커버스토리] 올해 수능 경제…테샛에 답 있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 영역 중 ‘경제’ 과목이 예년에 비해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윤리·역사·지리 같은 사회탐구의 다른 선택과목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나온 영향도 있을 겁니다. 성적 상위권 학생이 많이 선택하는 ‘정치와 법’ ‘사회·문화’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올해는 두 가지 측면에서 ‘경제’ 과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수능 경제 고득점을 위한 ‘족집게 대책’이 이미 있다는 점입니다. 바로 올해 경제 20문항 가운데 7개가량이 경제이해력검증시험인 한경 테샛(TESAT) 문제와 판박이로 출제됐습니다. 테샛은 국민 경제지력 향상을 위해 개발했지만, 경제를 구성하는 기본개념과 돌아가는 원리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한다는 점에서 수능 경제와 다를 바 없습니다. 다음으로 4년 뒤인 2028학년도 대입 수능에선 사회탐구 9개 선택과목이 사라지고, 문·이과 모든 수험생이 ‘공통사회’를 필수로 봐야 합니다. 공통사회에선 경제 문제가 고득점을 좌우할 겁니다. 입시학원가에선 “공통사회가 20문항이라면 경제 문제가 4개 정도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중학교 2학년 이하 학생과 학부모들은 필수가 된 경제 분야 공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올해 수능 경제와 테샛 시험이 얼마나 싱크로율이 높았는지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생글생글은 2024학년도 대입 수능 사회탐구 영역 중 ‘경제’ 20문항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수능 경제 문제들은 한국경제신문의 경제이해력검증시험인 테샛에서 일반적으로 다루는 문제 유형과 대단히 유사했습니다. 싱크로율 높은 문제만 7개로, 전체의 35%에 달했습니다. 올해 수능 경제에서는 ‘공연

    2023.11.27 10:01
  • [커버스토리] 디지털 전환시대 더 주목받는 엑스포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엑스포를 관장하는 국제기구인 세계박람회기구(BIE)가 오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총회를 열고 182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2030 엑스포 개최지 투표를 실시합니다. 부산이 우리보다 1년 앞서 엑스포 유치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끈질기게 따라붙었는데요, 초박빙 승부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사우디의 오일머니와 이슬람 네트워크에 맞서 한국 민·관 ‘코리아 원팀’이 선전하고 있습니다. 1차 투표에서 ‘출석국의 3분의 2 이상 득표’한 도시가 나오지 않으면 29일 2차 투표까지 가야 합니다. 부산이 개최지로 결정되면 한국은 ‘올림픽·월드컵·(등록)엑스포’를 동시 개최한 세계 7번째 나라가 됩니다. 국격이 한 계단 높아진다고 할까요. 부산 엑스포는 또 2018 평창 동계올림픽(29조 원)의 2배인 61조 원 이상의 경제 파급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는 저성장에 빠져들고 있는 한국 경제에 엄청난 기회입니다. 인류 문명의 미래를 한국이 중심이 돼 보여준다는 의미도 큽니다. 4·5면에서는 엑스포 관련 궁금증과 엑스포가 디지털 시대에 갖는 의의, 성공 개최의 조건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등록 엑스포' 개최는 모든 국가의 로망 근래 아시아 국가들 엑스포로 위상Q&A로 풀어본 엑스포 궁금증 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코앞인데도 아직 궁금한 게 많을 겁니다. 엑스포 관련 궁금증을 Q&A로 정리해봤습니다. Q. 엑스포란 용어가 일반명사가 된 듯한데요. A. 최초의 세계박람회는 1851년 영국에서 열린 ‘런던 만국 대박람회’였습니다. 이후 1867년까지 런던과 프랑스 파리가 번갈아 부정기적으로 개최합니다. 이 박람회를 영미권에선

    2023.11.20 10:01
  • [커버스토리] '메가 서울' 구상이 지핀 선거의 정치경제학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뜻하는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정치권은 물론, 지역 여론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여당 대표가 불과 2주 전 밝힌 이 구상은 벌써 국민의힘 내 태스크포스팀 발족과 관련 특별 법안 준비로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용’이란 비판을 해보지만, 반대론으로 비쳐 여론의 역풍을 맞을까 우려합니다. 여당이 “메가시티는 세계적 흐름”이라는 당위론과 “지역의 교통·교육·복지 문제 해결”이란 현실적 이유를 들어 밀어붙이고 있는데, 이게 주민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메가시티 서울 구상은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진행해온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이는 지방자치행정의 효율성 극대화와 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역 민의를 잘 반영하는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국가적 과제입니다. 유권자 의견을 살펴 차근차근 추진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늘상 선거를 앞두고 이런 이슈가 등장합니다. 행정구역 개편은 선거구 획정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정치적 타협이 간단치 않습니다. 실현 가능성이 어떨지 장담할 수 없는 거죠. 이번 호에서는 국내외에서 어떤 행정구역 개편 시도들이 논란을 불렀고, 선거를 앞두고 빈발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또 그런 정치 행위가 몰고 오는 경제적 영향도 들여다보겠습니다.행정구역 개편이 선거구까지 바꿀 가능성 정치적 논란 이겨내야 성공할 수 있어요 행정구역 또는 지방행정체제의 개편은 미래 국가 발전의 중요한 틀을 다시 짜는 일입니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자의적으로 획정하는 ‘게리맨더링’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

    2023.11.13 10:01
  • [커버스토리] 초연결 AI 시대…왜 고전 열풍인가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의 새 장을 연 챗GPT가 나온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인류 문명을 질적으로 다른 미래로 이끌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으니, 어딜 가나 AI 얘기가 많은 건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 흐름이 우리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는데요, 바로 고전과 클래식 붐입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들어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빈필하모닉 등 세계 3대 교향악단이 이번 주 동시에 내한공연을 펼칠 예정입니다. 세계 주요 도시를 제쳐놓고 이들 교향악단이 경쟁하듯 서울에 모여든 것은 정말 흔치 않은 일입니다. 그만큼 한국에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이 늘었다는 방증입니다. 아트바젤과 함께 세계 양대 아트페어로 손꼽히는 프리즈가 작년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서울에서 열린 것도 미술시장에서 일고 있는 변화 양상입니다. 1980년대 서점가를 풍미한 시집의 인기가 되살아나고, 각 대학 경영학과와 금융회사들이 인문학 강좌를 경쟁적으로 여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초연결 시대라고 하는데, 대중은 ‘나만의 시간’ 속으로 침잠하려는 욕구를 강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누구나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다”라며 고전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언급했는데요, 이와는 달리 고전과 클래식에 열광하는 한국인의 모습과 그 배경을 들여다보고, 우리 청소년들이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이번주 3대 오케스트라 서울로…고전·클래식 붐 디지털·AI 시대, 되레 종합적 사고 중요성 커져 고전(古典)이나 클래시컬(classical)이란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인류 문화유산의 보고(寶庫)이지만, 뭔가 접하기 부담스럽고

    2023.11.06 10:01
  • [내 꿈은 기업가] 탄산음료의 성공을 내다본 코카콜라 창업자 아사 캔들러

    요즘 건강한 식생활이 강조되면서 사람들이 예전만큼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진 않아요. 그래도 덥거나 목마를 때, 몸이 처질 때, 또는 운동한 뒤에는 콜라 같은 탄산음료가 당기는 게 사실이죠. 짜릿한 청량감 때문이에요. 그런데 콜라가 처음 나왔을 때도 사람들이 열광했을까요? 그러진 않았답니다. 19세기 말 미국 조지아주에서 약국을 운영한 아사 캔들러 (Asa Candlen)는 청량음료 콜라의 성공 가능성을 처음 꿰뚫어 본 사람이에요. 남다른 통찰력의 소유자 캔들러는 1851년 미국 조지아주에서 태어났어요. 농장 경영과 유통으로 성공한 아버지 덕분에 집안 형편은 넉넉했죠. 하지만 남북전쟁으로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자 캔들러는 의대 진학의 꿈을 포기하고 맙니다. 그는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약재 상인으로 일해야 했습니다. 그런 캔들러에게 1888년 일생일대의 기회가 왔습니다. 그의 나이 37세였어요. 당시 코카나뭇잎, 포도주 성분 알코올, 소화제 등의 재료로 최초의 콜라를 선보인 약사 존 펨버턴이 콜라 신제품 판매가 신통치 않아 고민하던 때였죠. 캔들러는 펨버턴이 만든 콜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마음속으로 ‘바로 이거야!’라고 외쳤습니다. 사람들 속을 뻥 뚫어 줄 것 같은 시원함에 반한 거예요. 그는 자신의 전 재산을 끌어모아 펨버턴으로부터 콜라의 제조 방법과 사업권을 2300달러(지금 돈으로 약 6000만 원)에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초기 콜라의 성분 중 알코올을 탄산수로 바꾸고, 특유의 흘림체 로고로 홍보하기 시작했어요. 남다른 부(富)를 쌓고 경제적으로 성공하려면 남들이 갖지 못한 통찰력이 있어야 해요. 말하자면 세상이 변하기 시작하는 ‘시대의 길목’을 보는 눈을 갖춰야

    2023.10.28 00:55
  • 다문화·장애 아동 품은 디싹캠프…"디지털 전문가 될래요"

    “아이 하이, 플리즈(Eye high, please).” 지난 17일 오후 1시 경기 안산시 안산교육지원청 2층 강의실. 드론 교구를 눈높이까지 띄워보라는 강사의 말에 10명의 아이가 긴장하며 드론 조종 레버를 움직였다. 드론 자율비행 코딩을 배우기 전에 일단 드론 체험을 해보는 시간이었다. 여느 코딩 교육장과 다를 바 없었지만, 특이한 점은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는 것이었다. 옆 교실에선 어른 손 크기의 자율주행자동차 모형을 움직여보는 코딩 교육이 러시아어로 진행됐다. 교육부 위탁으로 한국경제신문과 KT가 진행하는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디지털 새싹 캠프’(디싹캠프)가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AI·코딩 교육을 시작했다. 다문화가정이란 부모 중 한 사람이 한국인이거나 외국에서 살다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 가정을 뜻한다. 이날 교실에는 카자흐스탄, 키르키스스탄, 중국, 인도 국적의 아동 20명이 참여했다. 다문화가정 아동은 취약계층에 속한 경우가 많아 디지털 생활 및 교육에서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한경과 KT는 이런 아동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경기교육청에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한 디싹캠프 개설을 요청했다. 마침 이날 안산교육지원청에서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한국어를 중심으로 수학·과학 등 교육을 제공하는 ‘이음 한국어 교실’ 입학식이 열렸다. 이 프로그램에 한경·KT의 디싹캠프가 협업파트너로 나선 것이다. 김태훈 안산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안산시에는 중국 베트남 인도는 물론 최근엔 러시아어 권역에서 온 다문화가정 학생이 많다”며 “한경·KT의 디싹캠프가 좋은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키르키스스탄에서 두 달 전 한국으로 이주 온 학생 에밀

    2023.10.18 18:07
  • [내 꿈은 기업가] 박카스의 아버지를 아시나요?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명예회장

    “아저씨 나이가 되면 인생을 알 수 있나요?” “아니, 피로를 알게 되지.” 코믹한 문구로 눈길을 끄는 광고입니다. 실제로 여러분의 아빠 엄마 나이가 되면 일상생활의 피로로 힘든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때 한국인이 찾는 대표적인 피로 해소제 중 하나가 ‘박카스’예요. 이 제품 개발을 진두지휘해 ‘박카스의 아버지’로 불린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이 이달 초 96세의 나이로 돌아가셨습니다. 고(故)강신호 회장은 국민의 건강 증진과 의약품 선진화에 평생을 바친 기업가입니다. 의사의 길을 버리다 동아쏘시오그룹은 무려 91년의 역사를 지닌 동아제약에 뿌리를 두고 있어요. 강신호 회장의 아버지 강중희 창업주가 세웠습니다. 부친은 일제 강점기였던 1932년, 경복궁 맞은편 서울 종로구 중 학동에 의약품과 위생 재료 등을 파는 ‘강중희 상점’을 차렸어요. 이 상점이 1949년 동아제약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강신호 회장은 아버지가 상점을 차리기 몇 해 전인 1927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어요. 1남 1녀 중 장남이었죠. 서울대 의과대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받을 만큼 공부를 잘했습니다. 하지만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의 어린 시절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에게도 아픈 상처가 있었지요. 중학교 1학년 때인 1940년, 어머니 김을순 여사가 서른다섯 살의 젊은 나이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일입니다. 그는 앞날이 보장된 의사의 길을 가지않고 아버지의 회사에 입사합니다. 훗날 강 회장은 “내가 의사로서 제약인의 길을 택한 이유는 단 하나. 의사는 개인을 살릴 수 있지만, 제약 기업은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

    2023.10.15 20:48
  • 초·중학생 1000여명 "나도 AI·코딩 전문가"

    한국경제신문사가 KT와 함께 주최한 ‘전국 학생 코딩 경진대회’가 지난 14일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1000여 명의 초·중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 5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인공지능(AI) 기술과 코딩에 관심이 높은 전국 초·중학생이 모여 디지털 역량을 겨루는 대회다. 대회는 블록코딩, AI코딩, AI융합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열렸다. 블록코딩에선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크래치, 엔트리 등을 사용해 얼마나 창의적으로 프로그램을 코딩했는지, 프로그램 활용능력은 어떠한지 등을 평가했다. AI코딩에선 KT가 개발한 AI 활용 블록코딩 언어인 ‘AI코디니’가 활용됐다. AI융합 부문에선 조를 짜 예선을 거친 학생들이 AI와 사물인터넷(IoT)이 융합해 작동하는 작품을 제작하고 시연과 발표까지 했다. 이날 AI융합 부문 중등부 경쟁에 참가한 제민서 양(울산 현대중)은 “AI 기능을 활용해 코딩을 하고 딥러닝으로 학습시킨 뒤 IoT에 접속해 작동하는 기기를 만들었다”며 “대회 참가를 계기로 더 열심히 공부해 AI 공학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주최 측인 KT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큰 학생 코딩 경진대회인 이번 대회에 학부모까지 3000여 명이 운집해 코딩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경과 KT가 공동 주관하는 AI역량 평가 자격증 AICE 시험도 더욱 활성화해 AI 인재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출품작은 전문 심사위원단 심사를 거쳐 부문별 대상과 금·은·동상, 장려상을 선정한다. 입상작은 다음달 6일 한국경제신문 지면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AI코딩 대상 수상자에게는 100만원의 장학금과 부상, 블록코딩 대상자에겐 50만원의 장학금과 부상이 수여된다.

    2023.10.15 18:49
  • "기자의 역할 왜 중요한지 알게 됐어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위탁해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학교밖 청소년 1일 기자체험’ 행사가 지난 22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본사에서 열렸다. 행사는 정규 교육을 받지 않는 청소년들에게 진로 탐색과 관련한 정보와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교밖 청소년’이란 질병 등 부득이한 이유로 취학 의무를 면제 또는 유예받거나, 자퇴 등을 통해 정규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9~24세 청소년을 말한다. 이날 행사에는 부천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이용하는 12~15세 청소년 15명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뉴스와 기자의 역할 등을 주제로 한 강의를 듣고 한국경제신문 편집국과 윤전실, 한국경제TV 스튜디오 등을 견학했다. 이날 강의는 9월 25일자 주니어 생글생글 81호를 교재로 삼아 ‘뉴스 작성과 기자의 역할’과 ‘뉴스를 어떻게 읽을까’란 주제로 했다. ‘반려견 양육비 한 달 13만원’이란 기사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등을 묻고 답하는 식이었다. 청소년들은 2시간 넘게 이어진 강의에 집중하며 “기자가 쓰면 다 신문에 실리나” “개인 초상권 문제는 어떤가” 등 질문을 쏟아냈다. 기자의 소득 수준을 궁금해하기도 했다. 장윤희 부천시학교밖지원센터 선생님은 “아이들이 미디어가 뭔지 기초적 이해를 하게 됐고 한경TV 견학 등 볼거리가 많아 좋았다”고 말했다.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

    2023.09.25 18:44
  • "디지털새싹 AI 교실 더 늘려주세요"

    한국경제신문사와 KT가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디지털새싹 캠프’(디싹 캠프) 교사들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2일 서울 중림동 한경 본사에서 열린 행사에는 경기·경상권 초등 교사 22명이 참석했다. 참석 교사들은 지난 1일 시작된 가을학기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캠프 운영 개선 방안 등을 토론했다.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디지털새싹 캠프에는 한경과 KT를 비롯한 전국 48개 교육단체 및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캠프에서 소프트웨어(SW) 기초 원리부터 생활 속 인공지능(AI), 프로젝트 기반 코딩 작성법 등을 교육받는다. 한경과 KT는 지난 여름방학 때 경기지역 각급 학교에서 80여 개 캠프를 열어 1700여 명을 교육했다. 장애아동 학교와 도서벽지 학교 등도 찾았다. 2학기에는 다문화가정 자녀 등으로 교육 기회를 늘릴 방침이다. 교사들은 디싹 캠프 가운데 한경과 KT가 함께 진행한 AI 교육 프로그램이 가장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양기정 배곧해솔초 교사는 “한경 AI 교육은 AI를 활용하는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아이들이 상상해볼 기회를 줬다”며 “AI 교실을 지금보다 더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상진 한빛초 교사는 “한경의 초등생용 경제·논술 신문인 ‘주니어 생글생글’ 기사를 이용한 AI 학습 프로그램도 유익했다”고 했다. 학생들이 AI 체험을 하면서 부족한 문해력과 독해력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유용한 수업이란 평가다. 가을학기 신청은 디싹 캠프 홈페이지(https://newsac.co.kr/)에서 할 수 있다.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

    2023.09.04 18:20
  • [대학 생글이 통신] 생기부 기록 안 되는 외부 활동…그래도 중요한 이유

    “생활기록부에 기록되지도 않는데 왜 하나요?” ‘외부 활동’을 하라고 하면 늘 이런 반응이 돌아옵니다. 맞습니다. 고입·대입에는 외부 활동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외부 활동은 생각을 키워 줍니다. 학교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할 수 있는 경험은 한정적입니다. 직업이 교사인 사람들, 그리고 몇 살 차이 안나는 같은 지역 학생들과 국영수를 매일 공부할 뿐이죠. 다양한 생각을 가진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가치관을 형성하고 생각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했던 외부 활동들과 제가 얻은 것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먼저 어학연수입니다. 저는 5학년 때 방학 기간 두 달 간을 미국에서 보냈습니다. 영어를 배운 것도 좋았지만, 더 큰 수확은 한국 밖의 생활상에 대해 알게 된 점입니다. 지역 농산물 축제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장을 보러 가고, 근처 중학교에서 체육 캠프에 참여하는 경험은 여행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월마트에서 비닐봉지 하나에 물건을 오직 하나만 넣어 주는 것을 보고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경제학부에 진학하게 되었으니 돌이켜 보면 중요한 경험이었죠. 중학교 1학년 때엔 대학이 주최한 쓰기·말하기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쓰기 대회를 준비하며 나의 생각을 명료하고 간결하게 정리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이는 고입을 위한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말하기 대회 본선에도 진출해 수백 명 앞에서 발표를 해 보니 그 후로 면접을 보든 발표를 하든 떨리지 않았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영어로 진행하는 2박 3일간의 포럼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영

    2023.08.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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