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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 김일규 기자
    김일규 기자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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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금 금리 20배나 올렸는데…日, '예상 밖' 상황에 당혹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고,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한 지 19일로 한 달이다. 오랜 만에 ‘금리 있는 세상’을 만났지만, 기업과 개인은 별 움직임이 없다. 오히려 외환시장에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엔저가 진행되는 ‘예상 밖’ 전개가 나타나고 있다.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마이너스 금리 해제 후 금융기관들은 잇따라 예금 금리를 인상했다. 미쓰비시UFJ은행 등이 정기예금 금리를 0.001%에서 0.02%로 인상했다. 지방은행은 지난 17일까지 총 99곳이 일제히 정기예금 금리를 올렸다.상당수 은행이 지점 평가 항목에 ‘예금 증액’을 추가하는 등 그동안 소홀히 했던 예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예금 금리를 올려도 예금액이 크게 늘지 않는 모습이다.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는 만큼 빨리 갚으려는 움직임이 예상되지만, 역시 별 변화가 없다. 미즈호은행 담당자는 “금리 인상을 예상한 조기 상환 등 움직임은 현재로서 제한적”이라며 “향후 금리 부담을 걱정하는 콜센터 문의는 수십 건 정도에 그쳤다”고 말했다.금리 상승을 우려하는 기업들은 변동금리 차입금을 현재 금리 수준으로 고정하는 금리 스와프를 활용한다. 역시 눈에 띄게 이용이 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전언이다. 대형 은행 영업 담당자는 “금리 전망을 물어볼 줄 알았는데 오히려 환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수입 기업들은 금리 상승보다 엔저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마이너스 금리 해제 전날인 지난달 18일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9엔대였다. 마이너스 금리 해제 후 외환시장은 엔화 강

    2024.04.19 10:05
  • "100년 후 오사카는…" 日 경제학자 충격 예측 [김일규의 재팬워치]

    100년 후인 2120년 일본 인구가 에도시대(17~19세기) 수준으로 줄어들고, 도시 중에선 도쿄와 후쿠오카만 번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모리 토모야 일본 교토대 경제연구소 교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100년 후 일본의 도시 모습을 예측했다. 모리 교수는 우선 100년 후 일본에서 인구 10만 명 이상 도시 수가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전체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이다.일본 인구가 에도시대와 같은 3000만 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모리 교수는 전망했다. 현재 일본 인구는 1억2000만명 수준인데, 4분의 1로 축소되는 셈이다. 그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인구전략회의에서 8000만명으로 막자고 여러 제안을 하고 있지만, 지금 같은 감소 속도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에 따라 많은 지방 도시가 사라지고, 대도시 중 인구 점유율이 증가하는 곳은 도쿄와 후쿠오카뿐이라는 게 모리 교수의 예측이다. 도쿄는 일본의 수도지만, 후쿠오카는 의외라는 질문에 모리 교수는 “후쿠오카의 장점은 도쿄와 거리상 장벽이 있다는 점, 경제권이 되는 배후지가 넓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후쿠오카가 규슈&nbs

    2024.04.18 07:49
  • "언제 죽을지 미리 알 필요 없다"…사형수에 단호한 일본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에서 ‘사형 당일 사형수에게 집행 사실을 알리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형수 두 명이 ‘사형 집행 당일 알려주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낸 위헌 소송을 기각한 것이다.16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사카지방법원은 사형수 두 명이 ‘사형 집행 당일 고지는 받아들일 의무가 없다’며 낸 위헌 소송을 지난 15일 기각했다.앞서 사형수 측은 약 70년 전 사형 집행 이틀 전에 고지받은 한 사형수가 언니들과 주고받은 음성 녹음테이프를 제출하며 과거엔 사전에 고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족과 마지막 면회 기회도 주지 않고, 불복을 통한 유예도 허락하지 않는 현행 제도는 ‘적정한 절차에 의하지 않으면 형벌을 부과받지 않는다’고 규정한 헌법 31조에 위배된다고 호소했다.또 유엔(UN) 인권기구가 ‘적절한 때 사형 일시를 알리지 않는 것은 학대’라고 한 점을 들어 ‘사전에 고지하는 것이 사형 존치국의 표준’이라고 강조했다. 당일 고지는 죽음을 받아들일 시간이 없어 헌법 13조가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이에 

    2024.04.16 07:44
  • [숫자로 읽는 교육·경제] TSMC "일본 2공장도 구마모토에 짓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규슈 구마모토 1공장을 찾았다. 최대 10조 원이 넘는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만큼 고용과 투자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목적에서다. TSMC는 1공장과 같은 구마모토 기쿠요마치 지역에 2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반도체 부활’ 움직임이 갈수록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일 TSMC 구마모토 1공장을 방문해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났다. 지난 2월에 개소한 이 공장은 시험 생산을 거쳐 올해 4분기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 12~28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 수준의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월 5만5000장 이상 제조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이 공장 투자비 1조3000억 엔(약 11조5000억 원)의 절반에 달하는 4760억 엔을 지원한다.기시다 총리는 TSMC 구마모토 1공장에 대해 “일본 전체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며 “현지 경제성장이나 임금인상, 고용 확대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공장의 현지 조달률이 2030년 6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규슈경제조사협회는 구마모토 지역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의 경제 효과가 2021년부터 10년간 10조5360억 엔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웨이 CEO는 기시다 총리에게 구마모토 2공장과 관련, “1공장이 있는 기쿠요마치에 건설한다”고 밝혔다. 2공장 건설 계획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입지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2공장은 연내 건설을 시작해 2027년 말에 가동할 계획이다. 일본 내에선 가장 첨단인 6nm 수준의 반도체를 생산한다. 일본 정부는 이 공장에도 7320억 엔을

    2024.04.15 10:00
  • 50세까지 총각이 3명 중 1명…日 독거노인 대란 온다 [김일규의 재팬워치]

    미혼자가 늘고, 독거노인도 늘어난다. 이미 5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는 남성이 3명 중 1명이다. 2050년에는 65세 이상 1인 가구 중 미혼 남성이 5명 중 3명에 달한다. ‘1인 가구화’와 ‘고령화’가 동시에 급격히 진행되는 일본 얘기다.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원(사인연)은 지난 12일 ‘가구 수 장래 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를 바탕으로 2050년까지 추계한 결과다.‘혼자 사는 노인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게 핵심이다. 우선 가구당 평균 가구원은 9년 후인 2033년 1.99명으로, 처음으로 2명을 밑돌게 된다. 2050년에는 65세 이상 독거노인이 1083만명에 달한다. 2020년 대비 47% 늘어난 숫자다.전체 가구 수는 2020년 5570만 가구에서 2030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전환해 2050년에는 5260만 가구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1인 가구 비율은 2020년 38%에서 계속 증가해 2050년에는 4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고령화에 따라 2050년에는 65세 이상 1인 가구가 전체의 21%로, 처음으로 20%를 넘어선다. 2050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중 혼자 사는 비율은 남성 26%, 여성 29%다.독거노인이 늘어나는 주요 요인은 미혼율 상승이다. 2020년 인구조사에서 5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는 사람의 비율은 남성 28%, 여성 18%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여성의 사회 진출은 늘어나지만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지원은 미비한 탓이라는 분석이다. 편의점 등 혼자서도 불편하지 않은 일상 인프라가 마련된 이유도 있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탓에 결혼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이에 따라 2050년 고령 1인 가구

    2024.04.14 09:40
  • "2조 쏟아부었는데 결국 망할 판"…日 '초비상' 걸린 이유 [김일규의 재팬워치]

    2025년 ‘오사카 엑스포’ 개최를 1년 앞둔 일본이 비상이다. 기대만큼 입장권이 팔리지 않아서다. 엑스포 운영비 대부분을 입장권 판매 수입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판매가 저조하면 적자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최 측은 더 많은 사람이 입장권을 살 수 있도록 편의점에서 파는 방안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1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사카 엑스포를 주최하는 일본국제박람회협회는 입장권을 편의점에서 파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입장권 가격은 7500엔(약 6만7000원)이다. 엑스포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마츠모토 마사요시 간사이경제연합회 회장(스미토모전기공업 회장)은 “(입장권) 판매 방식에 또 다른 검토가 없다면 (판매량을 늘리기가) 어렵다”며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입장권 판매는 개막 500일 전인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작됐다. 지난 3일까지 약 4개월 동안 122만 장이 팔렸다. 예매 목표인 1400만 장의 10%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최근인 2005년 열린 아이치 엑스포 땐 개막 1년 6개월 전부터 약 4개월 동안 346만 장이 팔렸다. 오사카 엑스포 입장권 판매가 더디다고 평가받는 이유다.입장권 판매가 저조한 것은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오사카시가 지난해 12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엑스포에 가고 싶다’는 응답은 33.8%에 불과했다. 1년 전 41.2%에서 크게 하락했다. 반면 ‘가고 싶지 않다’는 응답은 45.6%에 달했다.판매 방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입장권을 구매하려면 먼저 ‘엑스포 ID’를 등록해야 하는데, 스마트폰이나 PC로만 가능해 번거롭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이 구매

    2024.04.12 07:00
  • "못 참겠다"…갤S24 사려고 나고야서 도쿄까지 간 日 직장인 [김일규의 재팬워치]

    11일 도쿄 하라주쿠에 있는 삼성전자 직영점. 오전 11시 개점과 동시에 나고야에 사는 한 남성 직장인이 들어섰다. 도쿄에서 나고야는 서울과 부산 거리다. 이 직장인은 스마트폰 ‘갤럭시 S24’ 상위 기종을 약 19만 엔에 예약 구매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번역과 요약 기능이 매력적”이라며 “집에서 받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매장을 방문해 실물을 만져봤다”고 말했다.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 S24’를 일본에서 출시했다. 지난 1월 한국, 미국 등에서 먼저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로, 처음으로 생성 AI에 본격 대응했다. 일본 언론들은 “침체한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갤럭시 S24에 대해 “전파가 닿지 않는 지역에서도 자동 번역 등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며 “단말기에 탑재한 고성능 반도체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엣지 AI’라는 기술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일본 언론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역시 ‘실시간 통역’이다. 닛케이는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태국어 등 13개 언어에 대응한다”며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면 일본어를 영어로 번역한 음성이 흘러나오고, 상대방 대답도 일본어로 번역돼 들려온다”고 설명했다.‘챗 GPT’ 등 생성 AI는 스마트폰 앱으로도 제공되지만, 대량의 계산이 필요해 클라우드 서버에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의 엣지 AI 기술은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단말기에 탑재된 반도체에서 데이터를 처리한다.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의 최신 중앙처리장치(CPU)를 채

    2024.04.11 15:20
  • 파벌 '떡값 지원' 끊기더니…지하철 타는 日자민당 의원들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 집권 자민당의 최대 파벌 ‘아베파’ 한 의원은 최근 지역구 비서 두 명이 그만뒀지만 새로 고용할 여력이 없다. 또 다른 의원은 기름값과 주차비를 아끼기 위해 전철 이동을 늘렸다. “자금이 바닥나 다음 선거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최대 월 1만엔이 넘는 회비를 내야 하는 의원연맹에서 탈퇴하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탈퇴자 중에는 아베파 의원이 많다는 전언이다. 1회 회비가 많다고 하긴 힘들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쌓이면 수입이 줄어 힘들다는 게 의원들의 얘기다.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파벌의 자금 지원이 끊기면서 자민당 의원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졌다. 앞서 자민당은 일부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에 따라 파벌별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를 금지했다. 각 파벌은 파티 수입으로 소속 의원들에게 여름과 겨울에 지급하는 ‘떡값’, ‘얼음값’ 등 보너스도 중단했다.자민당 일부 파벌은 그동안 파티를 주최하면서 티켓인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 소속 의원들에게 초과분의 돈을 다시 넘겨주는 관행이 있었다. 그러나 이를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아베파, 니카이파 의원 등에 ‘뒷돈’ 의혹이 불거졌다. 자민당은 지난 4일 아베파 중진 두 명에 대한 ‘탈당 권고’를 포함, 총 39명의 징계를 결정했다.일본에서 정치가가 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연고, 지명도, 자금이다. 이 가운데 자금은 파벌 정치와 깊게 관련돼 있다. 파벌 보스가 얼마나 많은 자금을 확보해 파벌 멤버를 챙겨주느

    2024.04.11 09:55
  • "지진보다 무서워요"…日 젊은 부부들 '도쿄 탈출' 러시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는 ‘육아 세대’가 도쿄를 탈출, 수도권 근교로 이사하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집값 급등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면 여성 취업률을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우려다.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일본 경제 과제를 정리한 ‘2023년 미니 백서’에 육아 세대의 ‘도쿄 탈출’ 문제를 담았다. 내각부는 총무성의 인구 이동 자료를 바탕으로 도쿄도와 인근 사이타마, 지바, 가나가와현의 인구를 분석했다.사이타마는 도쿄의 서북쪽, 지바와 가나가와는 각각 남동과 남서쪽에 붙어 있는 현이다. 조사 대상은 25~44세의 부모 세대, 0~14세의 자녀 세대다.조사 결과 2022년 도쿄를 떠나 인근 3개 현으로 전출한 부모 세대는 반대로 전입한 세대보다 약 1만5000명 더 많았다. 마찬가지로 도쿄에서 인근 3개 현으로 전출한 자녀 세대도 전입보다 8000명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육아 세대의 도쿄 탈출은 2019년 이후 계속되고 있다. 2021년은 전출이 전입보다 2만5000명 이상 많았다. 도쿄 집값이 비싸지면서 물건 가격이나 임대료가 낮은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문제를 아이를 키우는 데 따른 시간 제약이다. 내각부는 교외로 이사해 출퇴근 시간이 늘어난 여성들의 취업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백서는 20대 후반~40대 초반인 기혼 여성의 경우 출퇴근 시간이 15분 길어지면 취업 비율이 5%포인트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담았다.도쿄에 남을 경우 집값 부담으로 보다 좁은 집에 사는 경향이 강해지는 모습이다. 일본

    2024.04.09 14:36
  • "혹시 민주당?"…총선 앞두고 일본 위기감 고조 [김일규의 재팬워치]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져도 대일(對日) 정책은 흔들리지 않는다.”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내린 평가다. 닛케이는 윤 대통령이 오랜만에 만난 고교 시절 친구에게 ‘한 번 동창이면 영원히 동창’이라고 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흔들리지 않는 대일 정책과 같은 모습”이라고 전했다.일본에선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모시토라’라는 말이 유행했다. ‘혹시’라는 뜻의 일본어 ’모시’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토람프’를 합친 신조어다. 혹시 트럼프가 다시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일본의 대미 외교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담긴 말이다.최근엔 ‘혹시 민주당’이라는 의미를 담은 ‘모시민’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의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이 과반을 유지하면 윤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닛케이는 민주당에 대해 “징용, 원자력발전 처리수 등에 대해 일본을 강하게 비판하는 최대 야당”이라고 전했다.닛케이는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한일 관계가 안정으로 가는 열쇠를 쥐고 있다”며 “윤 정권과 신뢰를 두텁게 하지만, 민주당 인맥도 넓혀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기에 대한 처방은 ‘모시토라’나 ‘모시민’이나 마찬가지는 분석이다.요미우리신문은 “미국과 일본, 한국의 연계를 강화해 온 윤 정권의 앞길에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며 최근 야당에 훈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윤 정권은 취임 2년여 동안 야당으로부터 대일 굴욕외교 등 비난

    2024.04.09 10:35
  • "기업이 현금 많으면 ROE만 낮아져…돈 쌓지 말고 설비·인재·투자에 써야"

    “기업이 여분의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아집니다. 현금을 설비, 인재, 포트폴리오 투자로 돌려야 합니다.”이와나가 모리유키 도쿄증권거래소 사장(사진)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건전한 ROE 실현을 위해선 현금을 보유하는 대신 투자에 써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도쿄증권거래소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개혁’ 등 파격적인 조치로 닛케이지수가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한국 금융당국은 도쿄증권거래소의 개혁 정책을 벤치마킹해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짜고 있다.이와나가 사장은 일본 상장기업들에 지배구조를 개선할 것을 20년 전부터 강력하게 촉구해왔다고 했다. 건전한 의사 결정을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이는 2015년 기업지배구조 코드 도입으로 이어졌다.PBR 개혁은 2022년 도쿄증시를 대기업 중심의 프라임 등 세 가지 시장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프라임 상장사 중 절반에 가까운 회사가 PBR 1을 밑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개선책을 촉구하게 된 것이다. 이와나가 사장은 “1년가량 지난 현재 프라임 상장사의 60% 정도가 ‘주가를 의식한 경영’에 나섰다”고 소개했다.그는 구체적으로 “그동안 일본 기업은 결산 발표를 담당 임원이 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사장이 직접 발표하기 시작했다”며 “PBR 1 미만인 회사가 ROE 목표를 높여 잡고 이를 위해 새로운 경영계획을 발표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주가 부양은 기업이 실적을 올리는 것밖에 없다는 게 이와나가 사장의 생각이다. 상당수 일본 기업이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2024.04.08 18:59
  • TSMC "日 2공장도 구마모토에 짓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규슈 구마모토 1공장을 찾았다. 최대 10조원이 넘는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만큼 고용과 투자의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목적에서다. TSMC는 1공장과 같은 구마모토 기쿠요마치 지역에 2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반도체 부활’ 움직임이 갈수록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TSMC 1공장 찾은 기시다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일 TSMC 구마모토 1공장을 방문해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났다. 지난 2월 개소한 이 공장은 시험생산을 거쳐 올해 4분기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12~2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수준의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월 5만5000장 이상 제조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이 공장 투자비 1조3000억엔(약 11조5000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4760억엔을 지원한다.기시다 총리는 TSMC 구마모토 1공장에 대해 “일본 전체에 큰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며 “현지 경제 성장이나 임금 인상, 고용 확대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공장의 현지 조달률이 2030년 6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규슈경제조사협회는 구마모토 지역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의 경제 효과가 2021년부터 10년간 10조5360억엔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웨이 CEO는 기시다 총리에게 구마모토 2공장과 관련, “1공장이 있는 기쿠요마치에 건설한다”고 밝혔다. 2공장 건설 계획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입지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2공장은 연내 건설을 시작해 2027년 말 가동할 계획이다. 일본 내에선 가장 첨단인 6㎚ 수준의 반도체를 생산한다. 일본 정부는

    2024.04.07 18:12
  • 버핏이 각성시킨 日 5대 상사…배당·자사주 매입 경쟁 [김일규의 재팬워치]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미국의 저명한 투자자 워런 버핏이 일본 대형 상사(株)주 추가 매입 의사를 밝힌 지 약 1년이 지났다. 그 뒤 상사주는 ‘일본 재발견’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주가가 급등했다. 닛케이지수가 2%가량 하락한 지난 5일에도 일본 5대 상사 주가는 보합세를 유지하며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투자의 신’을 의식한 일본 상사들의 자기 연마는 올해도 이어진다. 일본의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가 시작되자마자 이토추상사가 포문을 열었다. 이토추는 지난 3일 올해 공격적인 경영 계획을 발표했다.순이익 목표치를 전년 대비 10% 증가한 8800억엔(약 7조8000억원)으로 잡았다. 배당금 하한선은 200엔으로, 전년 대비 40엔 인상했다. 자사주 매입은 사상 최대인 1500억엔 규모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토추상사 주가는 지난 4일 6811엔을 기록,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앞서 2월엔 미쓰비시상사가 5000억엔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대규모 주주 환원은 주가 급등의 동력이 됐다. 이토추상사가 이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일본의 대형 상사들이 버핏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버핏은 지난 2월 ‘주주 서한’에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일본 상사 주식 보유량이 약 9%라고 밝혔다. 버핏이 상한선으로 설정한 9.9%를 눈앞에 두고 있다.이런 가운데 일본 상사업계에선 ‘우리 회사 주식만 팔리면 부끄러울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버핏의 매도 대상에 먼저 오르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미다. 노무라자산운용의 미야자키 요시히로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감시받고 있다’는

    2024.04.06 06:00
  • "日 물가 목표치 달성 가능…연내 추가 금리인상 검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물가 상승률 목표치 2%를 달성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면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우에다 총재는 5일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춘투(봄철 임금 협상) 결과가 물가에도 반영돼 가는 가운데 목표 달성 가능성이 점점 커져 간다”고 밝혔다.‘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실현되면 연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데이터에 달려 있다”며 “목표가 (소비자물가 상승률) 2%의 지속적·안정적 달성이므로 목표치와의 거리(달성 수준)에 따라 금리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우에다 총재는 엔저에 따른 수입 비용 상승분을 제거하면 아직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은 2%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한 대규모 금융 완화를 해제하면서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이 좀 더 높아지면 단기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과도한 엔저가 물가에 영향을 주면 이 역시 추가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밝혔다. 최근 달러당 151엔대인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고, 수입 물가가 급등하면 금리 인상 정책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우에다 총재는 대규모 금융 완화로 사들인 국채와 상장지수펀드(ETF) 처분에 대한 기본적인 방침도 밝혔다. 그는 “장래에 보유 잔액을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언제, 어떤 속도로 잔액을 줄일지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도쿄=김일규 특파원

    2024.04.05 18:18
  • "흔치 않은 기회" 한국인들 1조 베팅…1년 내내 쓸어 담았다 [김일규의 재팬워치]

    해외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가 가속하고 있다. 지난해 순매수액은 약 7조7000억엔(약 68조원)으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았다.견인차는 영국, 중국, 한국 투자자들이다. 영국을 거쳐 중동에서 ‘오일 머니’도 가세했다. 세계 각국의 투자자가 엔저를 지렛대로 저렴한 일본 주식을 사들이는 모습이다.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 4일 발표한 투자부문별 매매동향에 따르면 2023년 해외투자자의 순매수액은 7조6906억엔으로 집계됐다. 3년 만의 순매수다.순매수액은 금융 완화, 재정 확대, 성장 전략을 담은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2013년(9조5387억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일본 주식의 ‘큰손’은 유럽 투자자다. 일본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은 2023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유럽의 일본주(펀드 포함) 순매수액은 8조7038억엔으로, 해외 투자자 전체 순매수액의 90%를 차지했다.눈에 띄는 것은 영국이다. 같은 기간 월평균 순매수액은 8231억엔으로, 2018년 4월~2023년 3월 월평균 순매수액이 74억엔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영국 자금의 배후에는 오일 머니가 있다. 런던은 1970년대부터 중동 각국의 자금을 세계에 분산 투자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런던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쿠웨이트 투자청(KIA) 등이 거점을 두고 있다.오일 머니는 중국의 경기 불안에 따라 중국 주식 투자금 일부를 일본 주식으로 돌리는 모습이다. 환율도 한몫하고 있다. 파운드화 대비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영국 투자자 눈에 일본 주식은 싸게 보일 수밖에 없다.영국 다음은 홍콩이다. 월평균

    2024.04.05 06:01
  • 日, 연내 액티브 ETF 상장 기준 완화 추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연내 액티브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 기준이나 정보 공개 기준 완화를 추진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닛케이지수 등 지수와 연동하는 패시브형 ETF와 달리 액티브형 ETF는 운용사가 편입하는 종목을 자유롭게 선택, 지수를 웃도는 성적을 노린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해 9월 액티브형 ETF의 상장을 허용했지만, 규제 탓에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도쿄증시의 액티브형 ETF는 총 11개, 잔액은 450억엔(약 4000억원) 수준이다.도쿄증권거래소는 액티브형 ETF의 종목 관련 정보 공개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일본 운용사는 현재 선택한 모든 종목의 정보를 매일 공개해야 한다.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운용 노하우를 공개하는 것은 부담으로 지적됐다.도쿄=김일규 특파원

    2024.04.04 18:35
  • 초엔저에 일본 '비상'…"개입으론 막을 수가 없다"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5일 발표될 미국 노동부의 3월 고용 지표가 호조세를 보일 경우 엔화 가치가 더욱 하락, 달러당 152엔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2엔을 넘은 것은 1990년이 마지막이다.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 거시 지표 등으로 ‘엔화의 실력’을 따지면 달러당 130~140엔대가 합리적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그러나 엔화를 둘러싼 자금 흐름 변화와 투기 세력의 움직임이 이론치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지난 3일 밤 미국의 민간 고용이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엔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앞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달러당 152엔을 ‘방어 라인’으로 설정, 이를 넘을 경우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서 힘을 얻었다.‘적정 환율’을 추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는 금리 차이다. 2022년 이후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확대되면서 이에 비례해 엔화 약세가 이어졌는데, 현재 두 나라의 2년물 국채 금리 차이(약 4.5%)를 적용하면 달러당 142엔 정도가 적정하다는 게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분석이다.교역 조건, 대외 채무 등 거시 지표로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니혼게이자이연구센터가 추정한 2023년 7~9월 적정 환율은 달러당 133엔이었다. 같은 기간 실제 환율은 145엔으로, 12엔 정도 괴리가 있었다.이론치와 실제치가 크게 괴리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본 국내에선 실수요, 해외에선 투기 세력의 움직임이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분석한다.일본 국내에선 기업, 개인의 실수요에 따른 엔화 매도 압력이 강하다.

    2024.04.04 06:00
  • 도쿄증시 시총 증가 1위는 도요타…반도체·상사株도 급증 [김일규의 재팬워치]

    지난해 일본 도쿄증시 상장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도요타자동차인 것으로 나타났다.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시총 증가액 순위를 집계한 결과 도요타가 1년 만에 31.19조엔(약 275조원) 늘면서 1위에 올랐다. 도요타의 시총은 61.86조엔을 기록, 일본 기업 사상 처음으로 60조엔을 돌파했다.다이하쓰 등 계열사의 품질 인증 부정 이슈가 있었지만 실적 자체는 호조세다. 차량 가격 인상에다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차종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도요타는 올해 들어서도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1~3월 미국에서만 작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약 56만5000대를 판매했다. 미국에서 전기차(EV) 판매가 줄어드는 가운데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세계적인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일본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이 시총 증가액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도쿄일렉트론 시총은 작년 한 해 11.09조엔 증가해 18.66조엔으로 늘었다. 도쿄일렉트론은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에 막을 입히는 성막장치와 세정장치 등 8개 품목에서 세계 점유율 1~2위를 고수하고 있다.반도체 웨이퍼 절단 장비업체 디스코도 8위에 들었다. 디스코 시총은 4.54조엔 증가해 6.19조엔으로 늘었다. 9위는 실리콘 웨이퍼 소재를 만드는 신에츠화학이다. 신에츠화학 역시 4.52조엔 늘어 13.17조엔을 기록했다.3위의 미쓰비시상사(7.64조→14.57조엔)나 10위의 미쓰이물산(4.39조→10.75조엔) 등 주주 환원에 힘을 쓰는 상사 대기업도 시총이 크게 늘었다. 미국의 저명한 투자가 워런 버

    2024.04.03 15:16
  • "손정의 회장도 제쳤다"…일본 최고 부자 오른 '이 사람'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 최고의 부자는 누구일까.미국 포브스가 2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년 세계 부자 순위에서 1위는 프랑스 LVMH의 최고경영자(CEO) 베르나르 아르노(75)가 차지했다. 2년 연속 1위다. LVMH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티파니 등을 거느리고 있다. 아르노의 자산은 2330억달러(약 35조엔, 311조원)로 전년보다 10% 늘었다.2위는 미국 전기차(EV) 기업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52·1950억달러)다. 이어 미국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60·1940억달러)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3위 모두 작년과 동일하다.일본인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인물은 의류 체인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 회장 겸 사장(75)이다. 야나이의 자산은 428억달러(약 58조원)로 29위를 차지했다. 작년보다 102억달러 늘었다. 순위도 작년(39위) 대비 10계단 올랐다. 패스트리테일링 주가는 올 들어서만 31%가량 뛰었다.일본인 중 야나이의 뒤를 잇는 사람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겸 사장(66)이다. 그는 327억달러(약 44조원)로 51위를 차지했다. 손 회장 역시 작년 대비 자산은 103억달러 늘었고, 순위는 18계단 뛰었다. 소프트뱅크 주가도 올해 들어 44%가량 상승했다.반도체 장비 등 수출주가 주도하던 일본 증시의 상승 동력은 최근 내수주로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증시에서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주당순이익(EPS)이 가장 큰 폭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섹터는 소매업종이다. 이 업종의 이 기간 EPS 전망치는 전년보다 107.5%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일본 내수주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은 가

    2024.04.03 13:39
  • 5조원 더…日, 라피더스에 또 반도체 보조금

    반도체 산업 부활을 노리는 일본 정부가 자국 반도체 업체 라피더스의 첨단 반도체 개발에 최대 5900억엔(약 5조27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고 2일 발표했다.사이토 겐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런 계획을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오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등 일본 대표 대기업 8곳이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최첨단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제품을 2025년 시험 생산하고,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다.일본 정부는 이미 라피더스에 3300억엔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지원금은 총 9200억엔(약 8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추가 보조금 5900억엔 중 500억엔 이상이 후공정 기술 연구개발(R&D)에 사용된다고 보도했다.일본 정부가 후공정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 이하 초미세 공정부터는 미세화를 통한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어 반도체 업체들은 후공정인 패키징 기술을 통해 성능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하고 4조엔 규모의 지원 예산을 확보했다. 지난 2월 가동한 대만 TSMC의 규슈 구마모토현 1공장에는 최대 4760억엔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도쿄=김일규 특파원

    2024.04.02 18:49
  • "5조 또 쏜다" 반도체에 미친 日…한국선 꿈도 못 꿀 일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 경제산업성이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목표로 하는 라피더스에 연내 추가로 5900억엔(약 5조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처음으로 후공정 기술 개발에 500억엔 이상을 보조한다. ‘사무라이 반도체’의 부활에 사활을 걸었다는 분석이다.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금명간 라피더스 추가 지원책을 발표한다. 경제산업성이 지금까지 밝힌 보조금만 3300억엔에 이른다. 이번에 추가 지원하는 5900억엔을 합치면 총 1조엔에 가까운 규모가 된다. 도요타자동차, NTT 등이 출자한 라피더스는 2020년대 후반 2㎚(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 차세대 반도체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5900억엔 중 500억엔 이상은 후공정 기술 연구개발(R&D)에 사용한다. 후공정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회로 미세화가 한계에 이르면서 여러 반도체를 같은 기판 위에 쌓아 성능을 높이는 3차원 장치나 서로 다른 여러 반도체를 조합한 칩렛 등 후공정 기술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경제산업성은 지난달 29일에도 도요타, 닛산 등의 차량용 반도체 R&D에 10억엔을 보조한다고 발표했다. 자율주행 등에 쓰이는 첨단 제품으로, 2030년 이후 상용화가 목표다. 이 반도체 역시 라피더스에서 양산하겠다는 구상이다.앞서 대일본인쇄는 라피더스 전용으로 회로 형성에 사용하는 포토마스크를 2027년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내에서 최첨단 반도체의 공급망 구축까지 본격화한 것이다.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 등 해외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역시 홋카이도에 라피더스 지원 거점을 설치할 예정이다.홋카이도에 라피더스가 있다면 규슈 구마모토에선 지난 2월 세

    2024.04.02 06:00
  • "내로라하는 기업 다 제쳐"…명문대생 취업 희망 1위 '반전'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도쿄대. 도쿄대 졸업생의 진로는 매년 주목 대상이다. 공무원 지망생이 줄어드는 것은 한국과 비슷하다. 최근엔 취직 기업 랭킹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대학신문 집계 결과 도쿄대 학부(문과) 졸업생의 취업 희망 기업 1위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일본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이 차지했다.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켰던 금융, 상사 등 대기업을 밀어냈다. 2~5위는 미쓰비시UFJ은행, 액센추어,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쓰비시상사다.라쿠텐은 왜 도쿄대 졸업생에게 가장 인기가 있을까. 지난해 도쿄대를 졸업하고 라쿠텐에 입사한 엔지니어직 남성 직원은 영어가 공용어인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그는 “70~80%의 팀에 외국인이 배치돼 있다”며 “대만인 상사나 러시아인 상사와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영어로 대화하면서 글로벌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쿠텐이 영어를 공용어로 선언한 것은 벌써 10년 전이다.승진 제도도 매력적이다. 지난해 도쿄대를 졸업한 법인 영업 직원은 “4~5년 차에 과장 등 관리직이 될 수 있다”며 “야근을 해서라도 성장하

    2024.04.01 06:00
  • "日투자 줄일 때 韓은 늘리더니"…日반도체 기업 사장의 고백 [김일규의 재팬워치]

    디지털 사회를 지탱하는 ‘21세기 석유’ 반도체. 세계 각국이 첨단 제품의 국산화를 위해 뛰고 있다. 일본 역시 반도체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2030년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22년 대비 70% 늘어난 1조달러(약 135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일본의 ‘대표 선수’는 반도체 제조장치 대기업 도쿄일렉트론이다.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일본 기업이기도 하다. 이 회사를 이끄는 가와이 도시키 사장은 지난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라의 지원에 완전히 의지하지 않고 기업이 스스로 버는 힘을 키워 성장을 위한 투자를 계속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 투자 줄일 때 한국은 늘려”가와이 사장은 최근 반도체 투자 열풍에 대해 ‘붐’이 아니라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나 뇌의 신경세포를 본뜬 양자컴퓨팅이 기폭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1990년대 PC와 인터넷, 2000년대 스마트폰에 이은 흐름이라는 것이다.일본은 1980년대까지 세계 반도체 1위였지만 이후 힘을 잃었다. 가와이 사장은 이에 대해 “반도체는 기술 혁신이 빠르고 시장 변화가 심하다”며 “과거 반도체 시장이 크게 침체된 시기에 일본 기업들은 투자를 줄였다”고 지적했다.반면 해외, 특히 아시아 기업들은 오히려 투자를 강화했는데 그 차이가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가와이 사장은 당시 영업 담당이었다고 한다. 그는 “대만과 한국 고객사에서 여러 수주를 받았다”며 “일본 기업이 투자하지 못했을 때 아시아 고객들은 계

    2024.03.31 06:00
  • 주가도 월급도 오르는데…"희망이 없다" 日 서민들 '곡소리' [김일규의 재팬워치]

    주가는 천장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기업들이 알아서 월급도 올려준다. 그런데 정권 지지율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일본 얘기다.주가도, 월급도 대부분 일본 서민과는 상관이 없다. 수십 년째 꿈쩍 않던 물가가 오르면서 오히려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내각 지지율이 정권 퇴진 수준까지 떨어진 이유다.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현지 민간 데이터 업체 조사 결과 주요 식품 메이커 195개 회사가 4월에 2806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한다. 작년 10월 이후 6개월 만에 가격 인상 품목이 2000개를 넘어선다. 원재료 가격 급등에 물류비까지 늘어난 탓이다.4월 가격 인상 품목은 햄, 소시지 등 가공식품이 2077개로 가장 많다. 니혼햄 등 대기업이 일제히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5월에는 식용유 대기업이 올리브 오일을 최대 80% 인상한다. 기상 이변에 따른 세계적인 농작물 흉작 때문이다.일본의 물가 상승은 상당수 대기업이 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분을 판매 가격에 전가한 영향도 크다. 앞서 도요타 등 일본 대기업들은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도요타는 최대 월 2만8440엔(약 25만원)을 올리기

    2024.03.30 06:00
  • 자율주행 속도내는 日…고속도로에 우선 차로 뚫는다

    일본 정부가 2033년까지 혼슈 동북부 도호쿠에서 서남부 규슈에 이르는 고속도로에 자율주행차 우선 차로를 도입한다. 자율주행차 보급을 늘리고, 물류업계 운전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서다.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날 발표한 ‘디지털 라이프 라인 전국 종합 정비 계획’에 이런 방안을 포함했다. 고속도로 차로 중 하나를 자율주행차가 다닐 수 있도록 비우는 식이다. 자율주행차 우선 도로에는 센서와 카메라를 설치해 차량 운행을 뒷받침하기로 했다.일본 정부는 우선 연내 수도권과 나고야 지역을 잇는 신토메이고속도로의 하마마쓰 휴게소와 스루가완누마즈 휴게소 사이 약 115㎞ 구간에 자율주행 차로를 마련한다. 편도 3차로인 이 구간은 곧게 뻗은 길이 많고, 차량 정체가 거의 없어 자율주행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일본 정부와 기업은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이날 도요타, 닛산 등 완성차 업체의 차량용 반도체 연구개발(R&D)에 10억엔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자율주행차 등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로, 2030년 이후 상용화가 목표다. 개발한 반도체 양산은 일본의 민관 합작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가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일본 정부는 드론에 대한 디지털 관리 계획도 제시했다. 10년 내 국가가 관리하는 총길이 1만㎞의 전국 하천 상공과 4만㎞의 송전망 상공을 ‘드론 항로’로 정돈한다는 목표다. 이 항로에 드론을 날려 물자 운반이나 송전선 점검 등도 실시할 계획이다.지하 수도관과 가스관에 대해서도 2033년까지 전국 50개 도시의 인프라를 원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규모 재해로 수도관이 파열

    2024.03.29 18:49
  • 기시다 "디플레 탈출할 천재일우 기회 맞았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8일 2024년도 정부 예산안이 참의원 본회의를 통과한 뒤 기자회견에서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탈피하는 천재일우의 역사적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의 잇따른 임금 인상, 주가 상승 등에 따른 발언이다.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일본 정부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의 방위비(7조9496억엔) 등을 담아 112조5717억엔(약 1000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기시다 총리는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을 실현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6월에는 1인당 4만엔씩 소득세와 주민세를 감세해 가처분소득을 늘리겠다고 덧붙였다.일본 경제가 ‘새로운 경제 스테이지’로 이행하는 데 최대 열쇠는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물가 상승을 웃도는 소득을, 내년 이후에는 물가 상승을 웃도는 임금 인상을 반드시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2030년대 중반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1500엔으로 높인다는 목표에 대해선 “더 빨리 달성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변경과 관련해선 “완화적 금융환경이 유지되는 것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기시다 총리는 “북한과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한다”며 북일 정상회담 추진 노력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정상회담을 위한 일본과의 접촉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북일 정상회담이 ‘납북자를 한 번에 귀국시키기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상대가 있는 문제”라며 답변을 피했다. 4

    2024.03.29 01:39
  • "비싸도 갈래요"…한국 관광객 돈 쓸어 담는 '도쿄 명물' [김일규의 재팬워치]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도쿄디즈니랜드가 수백억 원을 투자해 처음으로 미국 마블스튜디오의 캐릭터로 마블관을 마련한다. 지난해 티켓값을 16%나 올렸음에도 방문객이 증가함에 따라 돈을 쓸어 담으면서 새로운 투자에 나선 것이다.도쿄디즈니랜드를 운영하는 일본 오리엔탈랜드의 시가총액은 9조엔(약 80조원)으로, 현대자동차(약 51조원)의 1.5배에 달한다. 제조업 위주의 한국 증시와 달리 다양한 업종이 이끄는 도쿄 증시의 상징적 종목 중 하나다.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오리엔탈랜드는 놀이공원 내 판타지랜드의 어트랙션 ‘잇츠 어 스몰월드’에 내년 1부터 약 6개월간 마블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발표했다. 도쿄디즈니랜드 어트랙션을 마블 캐릭터로 꾸미는 것은 처음이다. 기존 판타지랜드 어트랙션은 백설공주, 신데렐라, 피터팬, 미녀와 야수, 피노키오 등 캐릭터가 차지하고 있었다.오리엔탈랜드는 올해 가을부터 잇츠 어 스몰월드의 문을 닫고 공사를 시작한다. 마블의 슈퍼히어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 ‘그루트’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내년 1~3월 첫 공개가 목표다. ‘아이 엠 그루트’라는 대사로 유명한 이 캐릭터는 특히 어린이에게 인기가 많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도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도쿄디즈니랜드의 끊임없는 투자는 ‘돈 버는 힘’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월 결산하는 오리엔탈랜드는 작년 4~12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6% 급증한 998억엔(약 9000억원)에 달했다. 5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3월 결산 기준 사상 최대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개업

    2024.03.28 06:18
  • '하루 2조 손실' 日 괴롭히는 '이것' 또…한국인 관광객 '비상'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인의 약 절반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꽃가루 알레르기’ 시즌이 돌아왔다. 이 알레르기 탓에 노동생산성이 하락, 하루 2340억엔(약 2조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분석도 있을 만큼 일본에선 치명적이다. 한국인 관광객 역시 준비 없이 방문했다간 관광 내내 눈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꽃가루에 노출되는 기간이 긴 ‘고위험 지역’에 사는 인구가 갈수록 늘면서 꽃가루 알레르기에 괴로워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봄철 꽃가루를 흩날리는 삼나무와 편백나무 등 인공림이 들어선 지역이 대거 수도권 베드타운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국토 면적의 20%가 삼나무와 편백나무 인공림이다.최근 도쿄에선 코로나 앤데믹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있다. ‘철이 드니 꽃가루 알레르기를 앓고 있더라’는 얘기마저 나올 정도로 환자가 많다. 한 20대 학생은 “마스크와 항알레르기제로 견디고 있지만 더 이상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한국인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최근 도쿄를 찾은 직장인 신모 씨는 “눈이 계속 따가워 주변에 물어보니 알레르기라고 했다”며 “눈을 씻는 안약으로 버텼다”고 전했다. 안경을 쓰는 사람의 경우 아예 고글처럼 눈을 보호하는 테까지 쓰기도 한다.도쿄 하치오지 지역은 풍부한 녹지와 도심 접근성 덕분에 인기 있는 주택지다. 현지 부동산 정보지 ‘살고 싶은 거리’ 랭킹에서도 상위권이다. 문제는 삼나무나 편백나무가 많다는 것. 기상 회사 웨더뉴스의 꽃가루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이

    2024.03.27 06:01
  • "현대차, 일본서 뒤통수 맞았다"…발칵 뒤집힌 車 업계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 정부가 현대자동차의 전기차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30%가량 대폭 삭감했다. 전기차 전환에 한발 늦은 도요타 등 자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더 높였다. 12년 만에 일본에 재진출한 현대차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26일 업계, 외신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올해 전기차(EV) 차종별 보조금을 최근 공표했다. 가솔린차보다 가격이 비싼 전기차의 구입 금액을 일부 보조해 소비를 촉진하는 정책이다. 전체 예산은 1291억엔(약 1조1500억원)에 달한다.올해 일본의 전기차 한 대당 보조금 상한액은 최대 85만엔(약 750만원)이다. 최저액은 12만엔으로, 최대액과 73만엔이나 차이가 난다.일본 정부는 올해 보조금 책정 때 충전 거점의 정비 상황 등을 새로운 평가 항목으로 넣었다. 지난해까지는 한 번 충전했을 때 최대한 달릴 수 있는 거리 등 차량 성능이 핵심이었지만, 제조사가 충전기 설치를 늘리도록 유도한 것이다.차종별로 보면 닛산 리프와 도요타 렉서스, 테슬라 모델 3가 최고액인 85만엔을 받게 됐다. 마쓰다 MX-30과 메르세데스벤츠 EQA는 보조금이 65만엔으로 책정됐다. 현대차 코나는 45만엔, 비야디(BYD) 돌핀은 35만엔으로 각각 결정됐다.닛산 도요타 등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보조금을 받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지난해 대비 20만엔 깎였다. BYD는 30만엔 덜 받게 됐다.일본 현지에 충전 정비 거점을 설치하기 어려운 한국, 중국 등 해외 메이커에 불리하게 제도를 설계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자사 정비망이 없어도 다른 회사와 제휴하면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 완성차 업체가 경쟁 관계인 현대차에 손을 내밀 가능성은 없다는 분석이다.2009년 일본에서 철수

    2024.03.26 06:00
  • 일본서 제작한 한류드라마 열풍…'日 여심' 사로잡은 韓 문화

    “그동안 접한 전형적인 ‘일본 드라마’답지 않아 재밌습니다. 저도 한국 남자 마음을 알고 싶어요.”지난 20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 있는 히카리에빌딩. 20·30대 여성 1000여 명이 선 줄이 100m를 넘었다. 일본 TBS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의 팬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TBS는 이 드라마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굿즈 판매, 주연 배우와의 만남 프로그램 등으로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팬페스티벌에 참가한 하라다 아오이(30)는 “어렸을 때 엄마가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고 했다.‘아이 러브 유’는 일본인 여주인공과 한국인 남주인공이 출연하는 ‘일본이 만든 한류 드라마’다. 눈을 보면 상대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여주인공이 한국어를 모르는 까닭에 처음으로 속마음이 읽히지 않는 남주인공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지난 1월 첫 방영 이후 일본 TV 다시보기 사이트 티버에서 줄곧 드라마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지 넷플릭스에서도 10위 내를 유지하고 있다.이날 행사 역시 드라마의 인기를 반영, 티켓값이 1만2000엔(약 11만원)에 달했지만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마감됐다. 오후 3시 행사 시작 세 시간 전부터는 입장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문화콘텐츠 전문가들은 이번 드라마가 과거 한류와는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이 제작해 일본에서 열풍을 일으킨 ‘겨울연가’ 같은 드라마나 방탄소년단(BTS) 등 K팝과 달리 일본에서 자생적으로 한류 콘텐츠를 내놨다는 점에서다. 한류 콘텐츠 전문가인 황선혜 일본 조사이국제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일본 내 한류 팬이 10~30대로 확장되면서 드라마, 음식, 한국

    2024.03.2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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