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이왕이면 우리집 쪽에"…노선 갈등 '폭발'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이 경기 김포시와 인천 서구의 업무협약으로 급물살을 타게 됐지만, 인천 검단신도시 주민단체 사이에 노선을 두고 이견이 나오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민단체 검단신도시총연합회(검신총연)는 최근 성명을 내고 이성해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검신총연은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대광위 수장이 편파적인 시각을 공식적으로 드러냈다"며 "대광위 본연의 역할 수행에 있어 매우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이 위원장이 "인천시는 5호선 노선이 인천에 깊게 들어오길 기대하는데 그런 우를 범하면 안 된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 의견"이라고 언급한데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이 같은 발언과 관련해 검단의 또 다른 주민단체인 검단신도시연합(검신연합)은 이 위원장을 옹호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검신연합 관계자는 "이 위원장 발언은 개인 생각이 아니라 '(검단의) 남쪽을 거치는 노선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사실을 짚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부는 김포골드라인 혼잡 해소를 위한 근본 대책 중 하나로 5호선 연장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언급했다"며 "남쪽으로 돌아가는 노선은 사업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검단 주민들이 서울 5호선 연장사업을 둘러싼 소식에 촉각을 세우며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기존에 알려진 김포시 요구안과 인천시 요구안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 방화역∼인천 검단신도시∼김포 한강신도시를 잇는 신설 구간에 대해 인천시는 검단 남쪽을 'U'자 형태로 경유하는 노선을, 김포시는 검단 북쪽을 지나는 노선을 각각 제시한 바 있다.

검신총연을 비롯해 검단 남부권을 중심으로 한 주민단체들은 인천시 노선안을 지지하고 있으나, 북부권 주민이나 입주 예정자들은 인천시가 무리한 요구를 접고 김포시와 원만한 노선 합의를 이루길 바라는 입장이다.

5호선 유치가 걸려 있는 사안인 만큼 검단 주민 간 신경전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주민단체 검신총연과 검신연합은 지난 3월에도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신총연은 대광위와 인천시 등에 요청서를 보내 "검단 주민과 입주 예정자 70% 이상의 의견"이라며 "검단과 김포에 대등한 거리로 역사 수를 설치하고 인천시 노선안을 반영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검신연합은 "검신총연이 주장한 '70% 이상의 의견'은 개발을 마친 검단 1단계 구역 내 의견으로 향후 입주를 앞둔 검단 주민 전체의 의견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해당 단체의 반쪽짜리 동의율은 장래 교통 수요까지 예측해 반영하는 철도 계획의 근거로 적합하지 않다"며 "철저하게 경제성을 토대로 노선 선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오는 9월까지 서울 5호선 연장사업에 대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마무리하고 최적의 노선을 도출해 국토부·서울시·김포시 등 관계기관과 노선 계획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사진=인천시)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