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금리가 최근 한풀 꺾였음에도 입주를 앞둔 아파트 단지들은 여전히 높은 중도금 대출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지역에서도 단지마다 이자가 제각각인 탓에 일부에서는 아예 중도금을 미납하는 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중도금 이자 부담에 청약 신청이 줄자 미분양을 걱정한 시공사가 이자를 대신 부담하겠다는 단지도 생겨나고 있다.
“6~7%는 기본”…중도금 부담↑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충북 청주 흥덕구의 오송역 서한이다음 노블리스 입주 예정자들은 작년 말 연 7.34%에 달하는 중도금 대출 이자를 통보받았다. 앞서 대출받은 다른 단지들이 최저 4%대에 중도금 대출 이자를 통보받은 것과 비교하면 3%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셈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예상보다 높은 대출 이자에 불만을 나타냈지만, 은행 측은 “오히려 주변보다 낮게 책정했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협상 당시 다른 시중은행은 가산금리를 4% 이상 요구했는데, 그나마 3%대 가산금리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한 입주 예정자는 “처음에는 7%대 이자 통보에 화가 났는데, 협상 내용을 살펴보니 다른 은행들은 가산금리가 더 높았다”고 말했다.
중도금 대출 이자는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은행이 단지의 사업성과 입주 예정자들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정하는 가산금리가 합산돼 결정된다. 매월 공시되는 코픽스와 달리 가산금리는 판단 기준이 은행마다 제각각인 탓에 같은 지역에서도 단지마다 이자가 다르게 책정될 수 있다.
수도권 한 입주 예정 단지는 최근 중도금 대출 이자가 6% 중반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인근 단지가 최근 은행과 4%대로 중도금 대출 이자를 조정하는 안을 협상 중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입주 예정자들은 “불공평하다”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조합 관계자는 “은행마다 가산금리가 다르니 전문지식이 부족한 조합 입장에서는 대응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중도금 대출은 다른 대출 상품과 달리 입주 예정자들이 금리 인하를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 집단 대출상품인 탓에 대출 조건 변경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 용인의 한 신축 단지는 중도금 대출 이자가 5.6%까지 오르자 은행 측에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그러나 은행 측은 “기존 조건을 변경해야 할 법적 이유가 없다”며 거절했다.
미납 사례 늘어 골치…미납률 20%대
중도금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단지는 아예 미납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경기 안양의 한 재개발 아파트 단지는 최근 중도금 미납률이 20%대로 치솟았다. 중도금 대출 이자가 8%를 넘어서자 아예 납부를 거부한 입주 예정자가 늘어난 것이다.
저금리였던 분양 당시에 정한 연체 이율이 5~6%인 경우 연체하는 편이 6~7%의 중도금 대출 이자보다 낫다고 보는 것이다. 중도금을 3회 연체하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지만, 실제 해지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지역 분양시장에서는 고금리 부담에 청약률이 떨어지자 아예 중도금 대출 이자를 대신 부담하겠다는 단지도 늘었다. 경기 평택의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과 인천 미추홀구 ‘더샵 아르테’는 중도금 대출 무이자 조건을 내걸었다. 서울 강동구의 오피스텔인 ‘강동역 SK리더스뷰’는 중도금 전액 무이자에 더해 계약금 정액제와 주방 가전 무상 제공까지 제시하며 미분양 리스크 해소에 나섰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중도금 대출 이자 부담보다 미분양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침체로 미분양 우려가 커지자 주택을 쪼개서 공급하는 ‘분할 분양’이 9년여 만에 재등장했다.17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경기 동탄2신도시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조감도)를 두 차례에 걸쳐 분할 분양 중이다. 총 800가구를 437가구, 363가구로 나누어 공급하는 식이다. 1회차 분양은 이달 마쳤고, 2회차 분양은 오는 8월 예정돼 있다.분할 분양이란 200가구 이상 단지를 최대 5회로 쪼개서 공급할 수 있는 제도다. 대규모 물량 공급 시 발생할 수 있는 미분양을 방지하기 위해 2011년 도입됐다. 이후 2014년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나서부터는 분할 분양 단지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하지만 최근 주택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분할 분양을 결정하는 단지가 등장한 것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경기 화성시 아파트값의 낙폭도 한몫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화성시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2021년 11월 6억3876만원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올 2월4억9087만원까지 1년 3개월새 23.1% 떨어졌다.분양 성적도 처참하다. 작년 12월 공급한 ‘동탄 어울림 파밀리에’와 ‘동탄 숨마데시앙’은 모두 전용면적 99㎡ 평형에서 미달 물량이 나왔다.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의 경우 1회차의 분양가를 2회차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다. 전용 99㎡ 기준 1회차 분양가는 5억5382만~5억9541만원, 2회차는 5억8227만~6억4310만원이다.DL이앤씨 관계자는 “먼저 1차에 공급받은 수요자들이 중도금을 먼저 치르기 때문에 2차 수요자보다 금융 비용이 더 든다”며 “통상 1회차 흥행 여부가 2회차의 성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차와 2차 분양가를 다르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이 같은 분할 분양 전략에도 미분양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이 단지의 1회차 물량은 지난 14~15일 1·2순위 청약을 받았지만 전용 99㎡ 8개 타입 중 3개 타입에서 114가구가 미달됐다.인근 D공인 관계자는 “이 단지는 동탄신도시 안에서도 수서고속철도(SRT) 동탄역과 가장 멀리 있는 데다 단지 인근에 편의시설이 없어 입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며 “다만 차량 20분대 거리에 첨단 시스템 반도체클러스터가 들어서는 만큼 무순위 청약 성적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전문가들은 향후 분할 분양에 나서는 단지가 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미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건설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그나마 존재하는 청약 수요도 서울 분양시장으로 몰리는 만큼 지방에서 공급되는 대규모 단지들은 분할 분양 등 다양한 공급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새총으로 쇠구슬을 쏴 유리창을 깬 범인은 옆 동에 사는 이웃 주민인 것으로 확인됐다.인천 연수경찰서는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60대 A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A씨는 지난 10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32층짜리 한 아파트에서 옆 동 이웃집 3곳을 향해 지름 8mm짜리 쇠구슬을 쏴 유리창을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당시 피해를 입은 세대 중 하나인 29층 집에서는 두게 3mm 유리 2장 중 바깥 유리에 3cm 가량 구멍이 났고 주변 유리도 깨졌다.애초 피해 세대가 29층 1가구로 알려졌으나 경찰이 관리사무소의 협조를 받아 탐문한 결과 모두 3가구의 유리창이 쇠구슬에 맞아 깨진 것으로 드러났다.피해 세대 3가구 모두 20층 이상이었고 이 가운데 2개 가구는 같은 동으로 파악됐다.이후 경찰은 아파트 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쇠구슬 판매 업체를 수소문했다.그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발사지점을 예측하는 등 감정 작업을 거쳐 옆 동 의심 세대를 특정한 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A씨를 자택에서 검거했다.A씨 집은 피해 세대와 마주보고 있는 옆 동에 있었으며 100m 안팎으로 두 아파트가 떨어져 있다.그의 집에서는 새총과 쇠구슬이 무더기로 발견됐고 고무밴드, 표적지, 표적 매트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추가 범행 여부와 범행 동기를 수사한 뒤 오는 18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경찰 관계자는 "위험한 물건인 쇠구슬을 함부로 쏴 재물을 파손하면 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는다"며 "A씨 집에서 나온 새총 등은 모두 압수했다"고 말했다.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층간소음을 이유로 윗집에 불을 지르려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청주 흥덕경찰서는 17일 60대 A씨를 현주건조물 방화예비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A씨는 전날 오후 4시 48분께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소재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으로 사이가 좋지 않던 윗집에 방화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불을 지르겠다며 경찰에 스스로 신고한 A씨는 아파트 공동현관문 앞에서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경찰은 A씨가 가지고 있던 휘발유 통과 흉기 등을 증거로 압수했다.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