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불티나게 팔립니다"…마피 매물 뜨자 투자자 몰린 곳
올해 들어 177건 거래
"문의 많아…마피 매물 없어"
24일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부산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단지는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 '힐스테이트사하역'이다. 약 두 달간 117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 단지는 2019년 분양한 단지로 1314가구 모두 특별공급(541가구)과 일반공급(773가구)을 통해 분양됐다.
2021년 전용 84㎡의 경우 7억7692만원에 분양권이 거래되면서 최고가 기준 분양가인 4억8401만원보다 2억9291만원가량 웃돈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금리 급등과 시작된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거품은 빠르게 꺼지기 시작했다. 이 면적대 분양권은 지난해 4억5896만원까지 거래되면서 분양가를 밑돌기도 했다. 반전은 지난해 9월부터 일어났다. 부산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비규제지역이 되면서다.
괴정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한때 분양권에 웃돈 수억원이 붙었던 단지”라면서 “분양권에 끼어있던 거품이 사라지면서 무피, 마피 매물이 나오자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은 물론 경남, 경북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투자자들이 몰려왔다"고 했다. 현재는 분양권 거래가 거의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입주 지정기간이 이달 말로 다가와서다. 괴정동 일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현재 전용 84㎡ 최선호 타입에 붙은 웃돈은 5000만~6000만원 수준이다. 전용 100㎡의 경우 1억5000만원부터, 전용 114㎡는 2억원부터 웃돈이 붙어있다. 일부 저층 매물의 경우엔 여전히 무피 매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괴정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현재는 대부분 웃돈이 붙어 있는 상황"이라면서 일부 저층이나 선호하지 않는 동에 있는 매물 가운데는 무피인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하구에서 분양권 거래가 활발한 것은 일단 가격 영향이 크다. 이 단지 분양권은 전용 84㎡ 기준 3.3㎡당 1392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인근에서 분양한 단지들을 살펴보면 강서구 강동동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린’의 경우 3.3㎡당 분양가는 1519만원,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센터파크’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420만원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음에도 가격이 높다.
일대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점도 수요를 자극했단 설명이다.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사하구에서 공급된 아파트 물량은 2283가구다. 하지만 올해는 공급 예정 물량이 단 가구도 없다. 통계청 KOS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사하구(30만2000명)는 해운대구(38만7000명)와 부산진구(35만6000명)에 이어 세 번째로 인구가 많다.
괴정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사하구 일대는 아파트 대부분이 구축이라 신축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라면서 "가격 경쟁력과 함께 공급 부족이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전매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지금 투자하게 되면 일정 기간 보유할 계획을 가지고 진입해야 한다. 괴정동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작년 12월부터 입주가 시작돼 오는 28일 입주 지정기간이 끝난다"며 "원칙상으론 이달 말 잔금을 내고 등기를 접수해야 하지만 명의변경 기간이 내달 17일이라 연체 이자를 물더라도 분양권 상태에서 거래하려는 실수요자, 투자자들이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외지 투자자들은 집값 급등기 웃돈이 많이 올랐을 때 대부분 빠져나갔고 60~70%는 실수요자들"이라면서 "분양권인 상태에서 전매를 해야 세금 등 측면에서 유리한 게 사실이지만 지금 진입하게 되면 최소 2년은 보유한다과 생각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부산 사하구 집값은 올해 들어 1.86% 하락했다. 부산 중구(-1.01%) 서구(-1.49%) 동구(-1.51%)에 이어 네 번째로 집값 하락률이 낮다. 전셋값은 2.15% 내렸다. 역시 중구(-0.69%) 영도구(-1.88%) 서구(-2.05%)에 이어 네 번째로 하락률이 낮았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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