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기기 쓰고 낙상체험…'안전교육' 받은 롯데건설 경영진
‘안전고리에 의지해 공중에서 매달려 있기, 가상현실(VR)로 공사장 고층 철골 위에서 추락.’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사진)는 지난달 3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경기 오산시 롯데인재개발원 내 ‘안전 체험관 세이프티 온’을 방문해 50여 명의 경영진과 안전사고 체험을 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뒤 업무보고 등 ‘집안 다지기’에 집중한 박 대표가 대외 행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현장을 방문해 “안전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고 예방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 롯데건설이 국내 건설안전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 체험관은 롯데건설이 직영하는 시설이다. 지난해 2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시기에 맞춰 개관했다. 1164㎡(약 350평) 규모로 국내 안전 체험관 중 가장 많은 8대의 VR 기기를 설치했다. 롯데정보통신, 롯데물산 등 시설관리 업무가 주력인 롯데 계열사가 먼저 교육받았다. 입소문이 나면서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에서도 요청이 들어와 14개 단체 임직원이 이곳을 다녀갔다. 1년간 총 112곳 건설 현장에서 2525명이 교육을 이수했다.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을 맡고 있던 박 대표는 지난해 롯데건설의 ‘구원투수’로 선임됐다. 부동산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올해는 양적 확장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건설기업으로서 금융 리스크 못지않게 중요한 안전 이슈를 새해부터 들고나온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이 지나면서 처벌 대상에 오른 건설 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안전 체험관 경험을 시공 현장 각 팀장 등 현장 최상위 관리감독자들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건설 현장에 대거 도입해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오산=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